김성은 여자마라론 국가대표
김성은 여자마라론 국가대표
  • 신도성
  • 승인 2013.09.2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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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이 낳은 한국 여자마라톤의 ‘희망’

▲ 한국 여자마라톤의 간판스타로 부상한 김성은 선수, 괴산군 장연면이 고향이다.
▲ 한국 여자마라톤의 간판스타로 부상한 김성은 선수, 괴산군 장연면이 고향이다.
괴산군은 전국 253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 13개로 가장 많은 축제를 치른다. 고추축제 행사 중의 하나가 산악마라톤대회다. 이 대회에 마라톤 국가대표가 참가했다. 장연면이 고향인 김성은(24) 선수다. 고향을 위해 기꺼이 행사에 참가한 그를 산악마라톤 현장에서 만났다.

고향 위해 기꺼이 참가
한국 여자마라톤은 1997년 권은주 선수가 세운 한국 최고기록을 15년 동안 깨지 못하고 있다. 김성은은 이런 여자 마라톤 기록 가뭄 속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선수다. 랭킹 1위인 그는 '기록 경신'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한국 여자 마라톤의 희망'이다. 그는 균형잡힌 탄탄한 몸매, 타고난 스피드, 성실한 자세 등 마라토너로서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보물 같은 존재'. '남자 선수 10명을 줘도 안 바꾼다'는 말을 들을 정도. 현재 삼성전자 육상단 소속이다.
여자 마라토너로서는 장신(167cm, 47kg)인 그는 나이보다 어려보이는 앳된 얼굴에 목소리도 조근조근하다. 인간의 체력과 정신력의 한계를 넘나들며 100여리를 달려야 하는 '악착같은' 모습은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다. 예의바른 여고생 느낌이다. 나이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침착하다는 인상과 함께….
마라톤에서 훈련을 통해 지구력은 키울 수 있어도 스피드를 높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 그만큼 타고난 스피드가 중요하다. 그는 '한국 여자마라톤의 기록을 갈아치울 기대주'로 불린다. 스피드와 유연성이 좋아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 중거리를 통해 다져진 스피드가 으뜸이고 신체 조건이 좋다. 그리고 정신력이 강하다.

'샛별'에서 '1인자' 등극
그는 괴산군 장연초등학교 4학년 때 단거리 선수로 육상에 입문했다.
“학교 운동회에서 달리기하면 무조건 1등이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중거리로 종목을 바꾸었다. 800m, 1500m를 주종목으로 했다. 학교에서 집까지 등하교를 매일 같이 달려서 했다. 그는 실력을 인정받아 충북체육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본격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할 수가 있었다. 훈련 범위를 장거리 종목인 1만m까지 확대했다. 그는 재학시절 전국체전 중장거리를 석권하며,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 2007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삼성전자 육상단 소속이 됐다. 그는 육상단 입단 후 마라톤에 입문했다. 당시 임상규 감독이 그의 스피드를 보고 '물건'이다 싶어 마라토너로 조련하기 시작한 것. 처음에는 하프 마라톤을 주종목으로 삼았다. 2년간의 훈련을 거친 후 풀코스 마라톤으로 주종목을 바꿨다.
그는 지난 2009년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했다. 처녀 출전인 대구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시간 37분 5초(28위)를 기록했다. 처음 풀코스를 뛴 기록치고는 양호한 성적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두번째 풀코스 도전인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29분 27초를 기록, 여자 국내부문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자신의 종전 기록을 무려 8분여를 앞당긴 믿기 어려운 페이스였다. 그는 주목대상이 됐다. 마라톤 '샛별'에서 '1인자'로 등극한 것이다.
“정말 포기하고 싶을 때 고통을 이겨내고 완주하면 희열을 느껴요”

“올림픽 메달이 목표”
그렇지만 그 이후 골반을 비롯한 잔부상이 이어져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성장통을 겪었다.
2012년 기대를 모으며 런던올림픽에 출전했지만, 2시간 46분 38초의 저조한 기록을 남겼다.
그는 충격으로 한동안 운동을 쉬다가 다시 마음을 잡고 훈련을 소화해 올 봄에 열린 서울국제마라톤대회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새로 썼다. 2시간 27분 20초. 이 기록은 한국 최고기록(2시간 26분 12초)에 1분 8초 차다.
그러나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더위와 큰 무대의 중압감으로 인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그는 힘들 때마다 종교의 힘을 통해 극복해 왔다. 선수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절대 안 한다. 먹는 것도 노는 것도….
희생에 버금가는 자기관리를 완벽하게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김성은 선수는 해 낼 것이다. 그는 마라톤에 대해 남다른 애착과 뚜렷한 목표를 갖고 있다. 그리고 침착하고 성실하다.
“신기록을 세우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습니다. 최종 목표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겁니다.”
그가 우리나라 여자마라톤 기록을 깨는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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