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예쁜손마사지봉사회
증평 예쁜손마사지봉사회
  • 괴산증평자치신문
  • 승인 2013.06.1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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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까지 치유하는 ‘사랑의 손’

회원들이 증평읍 미암리 4구 경노당에서 어르신들에게 손 마사지를 해드리고 있다.
회원들이 증평읍 미암리 4구 경노당에서 어르신들에게 손 마사지를 해드리고 있다.
손을 잡는다는 것은 친밀감의 표현이고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남녀 간의 연애에서 처음 시작하는 스킨십도 손을 잡는 것부터다. 스킨십에 심신건강에 도움을 주는 마사지까지 겸한다면 금상첨화이다. 그 대상자가 외로운 어르신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남모르게 소리 없이 이런 일을 하는 모임이 있다. 이름 하여 '예쁜손마사지봉사회'.

◆자원봉사센터 강습회 수강생이 회원
증평군자원봉사종합센터는 지난해 초 '손 마사지 강습회를 갖는다'는 공고를 냈다. 20여 명이 보름동안 교육을 받았다, 이 가운데 봉사활동에 뜻을 둔 10명의 수강생이 한마음이 돼 같은 해 3월 '예쁜손마사지봉사회'를 탄생시켰다.

“손 마사지 교육을 받고 보니, 심신 건강에 아주 좋은 건강실천법인 거예요. 내 노력만 들이면 어르신들께 큰 도움을 드릴 수 있겠더라고요. 손에는 폐, 대장, 심장 등과 연관된 경락이 지나므로 손 마사지로 혈액의 순환을 좋게 해 효과를 얻는 것이에요.” 총무를 맡고 있는 허흥희 씨의 설명이다.

초대회장은 이한재 씨가 맡았다. 회원들은 주로 가정주부다. 이들은 한 달에 두 번 들꽃마을요양원이나 마을 경로당 등을 찾아 어르신들과 함께 한다. 이들은 증평자원봉사센터에서 매월 월례회를 갖고 더 효과적인 봉사활동 방안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고 회원 간의 친목을 도모한다. 아울러 현장에서 부족하였던 마사지 기술을 늘리기 위해 보수교육을 받고 있다. 어르신들의 마음과 몸을 풀어줄 수 있는 예쁜 손이 되기 위해 회원들은 모일 때마다 고심하고 연구한다.

◆포근한 정 담아 노인들과 스킨십
마사지는 가장 간편하게 피로를 풀고 건강을 유지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안마기, 안마의자 등 마사지용 상품을 광고할 때 "손 안마에 가장 가까운…"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정도로 손 마사지는 효과적이다. 손 마사지는 누르기, 주무르기, 두드리기, 문지르기, 비비기, 당기기, 돌리기, 비틀기 등 다양한 자극과 적당한 세기 조절이 가능하다. 여기에 사랑까지 담겨있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닫혀 있는 마음을 위로하고 어루만져 주며,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까지 보듬어 드리면 눈물까지 흘리는 어르신도 있다. 회원들은 2시간동안 딸이 되고, 손녀가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해드리거나 노인들이 하시는 말씀을 잘 들어주는 말벗이 되어 손 마사지하는 시간은 곧 소통의 시간이기도하다. 단순한 말벗이 아니라 힐링 역할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언제 또 오나 기다려지는 걸…”
소외된 어르신들에게 회원들의 다정한 눈빛과 따뜻한 손길은 복음이다. 어르신들이 기다리는 것은 당연지사. 처음에는 서로 어색해하지만, 봉사시간을 마칠 무렵에는 어머니와 딸처럼 가까운 사이가 돼 헤어지기를 아쉬워한다.

예쁜손마사지봉사회 회원들이 들꽃마을요양원에서 손 마사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예쁜손마사지봉사회 회원들이 들꽃마을요양원에서 손 마사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들꽃마을요양원의 한 어르신은 “언제 또 오나 기다려지는 걸…. 손도 자근자근 주물러서 시원하게 해주고, 재미있는 얘기도 해주고, 내 얘기도 잘 들어 주고, 손 마사지 받는 날이 너무 좋아”라며 고마워했다.

이모(48) 회원은 “나를 이토록 필요로 하는 분들이 있다는 생각하면 코끝이 찡할 때가 있어요. 봉사활동을 통해 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 했다고 할까요. 아무튼 보람 있는 일임에는 틀림없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서 구체적인 사례도 들려주었다. “어르신들 중에는 말투가 어눌하고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분들도 있어요. 이런 분들에게 저희가 손 마사지해 드리고 난 후 많이 좋아지셨어요.”

어르신들 중에는 치매 초기 증상이나 노인성 우울증 증상을 가진 분들이 많다. 특히 노인성 우울증 증상은 외로움과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조금 전문적인 표현을 빌자면 '인식된 짐스러움'과 '좌절된 소속감'이 원인이다. 즉 정신적 문제인 것. 불면, 초조함, 식욕 저하 등 우울증 증상이 먼저 나타난 후에 인지기능 저하가 따라온다. 이런 경우 다정하게 대화하며 손 마사지해드리면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들노래축제 때 '찾아가는 서비스'
회원들은 현재 들꽃마을요양원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여기에 머물지 않겠다고 한다. 더 많은 노인요양시설과 경로당을 찾아가 아름다운 마음과 포근한 정을 담아 외로운 어르신들과 소통하고 스킨십 할 계획이다.

이들은 증평에서 열리는 각종 대규모 행사에 부스를 만들어 적극적인 홍보와 아름다운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15~16일 증평민속체험박물관 일원에서 열린 들노래축제에도 회원 전원이 나서 어르신들이 모여 쉬는 곳을 찾아가 말벗이 되어드리고 안내역할도 했다. 물론 손 마사지도 빠뜨리지 않았다. 손잡고 걸으면서도 마사지를 해드렸다. 가을에 열릴 인삼골축제 때는 준비를 더 충실하게 해 제대로 '예쁜손맛사지봉사회'를 알릴 계획이다. 다른 지역에도 손마사지봉사회가 생길 것을 기대하면서.

윤인숙 증평군자원봉사종합센터 운영팀장은 “손 마사지 봉사는 양로원이나 요양병원에서 홀로 지내는 어르신들께 꼭 필요한 활동”이라며 “회원 수를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근한 마음과 따뜻한 체온을 전하는, 거기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손 마사지 봉사활동, 외롭게 사는 어르신들에게는 힐링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어르신들에겐 어떤 봉사보다도 더 값진 보람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미/니/인/터/뷰

“물질적인 것보다 손 마사지 봉사가 더 값져”

이한재(50) 회장
이한재(50) 회장
이한재 회장은 “겨우 걸음마 단계지만, 어르신들께 꼭 필요한 봉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회원으로 참여해 더 많은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드러내거나 공치사하는 것을 싫어한다”며 “현재 절실히 필요한 것은 내일의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며, 겸손하고 진실하게 그러나 결코 요란하지 않게 봉사에 임하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손 마사지 봉사에 대한 생각이 남다르다. “증평 말고 다른 지역에서도 손 마사지 봉사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어르신들이 원하시고 좋아하시거든요. 저는 물질적인 것 보다 더 값지다고 생각해요.”

그는 웃는 모습으로 “봉사활동은 자신의 존재 이유를 확대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가정주부인 그는 지난 17년 동안 증평에서 '섬김이' 역할을 해왔다. 대한주부클럽 증평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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