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읍 송산리 ‘장이 익어가는 마을’
증평읍 송산리 ‘장이 익어가는 마을’
  • 신도성
  • 승인 2013.05.16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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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토종된장 만들어 유명해진 '모범공동체'

마을 앞 한옥단지 우수한 인프라 갖춰
기능성 토종된장 제조·브랜드화 목표

뒤에는 두타산이 병풍처럼 둘러 쌓여 있고 앞에는 실개천이 흐르는 아름다운 증평읍 송산리 길목마을. 입구엔 한옥으로 지어진 단지가 있다. 이곳이 정보화마을 '장이 익어가는 마을' 체험장이다.

'장이 익어가는 마을' 체험장. 지역주민 '대동계'에서 기증한 요지에 한옥으로 지어졌다.
대문 옆에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일제 강점기 마을 주민들이 조직적인 저항하기 위해 대동계를 조직해 활동한 것. 곗돈을 모아 땅도 샀다. 후손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던 이 땅이 마을 발전을 위해 정보화마을 부지로 기증됐다. 130명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다.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지는 마을이어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체험활동을 위해 방문한 어린이들에게 유용한 스토리텔링 소재가 될 듯하다.

◆ 지난 2007년 정보화마을 지정
이 마을은 지난 2007년 행정안전부 선정 정보화마을로 지정돼 지난 2008년 가을 오픈됐다. 전국적으로 지난 2001년 1차 25개 마을 구축을 시작으로 현재 8차에 이르기 까지 370개 마을이 선정됐다.

정보화마을 조성 사업은 인터넷 새마을운동의 일환으로 도시와 농어촌지역 간의 정보격차를 줄여 교류를 활성화하고, 농어민 소득 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에서 추진는 사업이다. 마을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정보이용 환경을 향상하고 주민의 정보활용 능력을 증대시키는 IT활용한 농어촌 개발 모델이다. 도농간 자매결연, 체험사업 등 마을별 수익모델 개발을 통해 소득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겨울 방문한 홍콩관광객들이 장독대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겨울 방문한 홍콩관광객들이 장독대를 살펴보고 있다.
'장이 익어가는 마을'은 지원금 3억 원으로 한옥을 짓고 체험시설을 갖췄다. 한옥에는 장작을 때서 구들을 덥히는 온돌방 숙소 (50명 수용)와 메주를 쑬 때 사용하는 가마솥, 황토로 지어진 메주 발효실, 컴퓨터 18대를 갖춘 정보화교육장, 다문화가족 화상 통화시설, 300여 개의 장단지가 놓여있는 대규모 장독대, 된장 간장 고추장 인삼 등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판매장 등이 갖춰져 있다. 특임장관실과 자매결연을 맺은 기념으로 세운 정자 '장관정'도 있다.

◆토종된장 담그기 체험 열어
이 마을의 주요사업은 농산물 전자상거래와 체험관광이다. 계절별로 체험상품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봄에는 냉이 캐기, 옥수수 심기, 고구마 심기, 감자 심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여름에는 감자 캐기, 옥수수 따기 등의 체험이 있다. 가을에는 메뚜기 잡기, 고구마 캐기, 배추 심기 등의 체험활동이 준비된다.

연중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손두부 만들기, 청국장 만들기, 인삼 삼계탕 만들기 등이다.
인삼 삼계탕 만들기 체험에는 외국인들도 참여하고 있다. 여행사와 계약을 체결해 중국 관광객 등도 유치하고 있다. 다음 달 초에는 홍콩 여행객들이 증평인삼을 이용한 삼계탕 만들기 체험에 참여할 계획이다.

대형 가마솥. 장작불로 콩을 삶는다.
대형 가마솥. 장작불로 콩을 삶는다.
이곳에서는 다문화가정 주부들이 참여하는 토종된장 담그기 체험행사가 매년 열리고, 외국인을 초청해 우리나라의 전통음식문화를 소개하기도 한다. 체험 참가비는 한 사람당 1만 5000∼2만 5000원이다.

◆감자 경작…오리온에 납품
마을주민들이 뜻을 모아 정보화마을을 활용한 소득증대 사업에 나섰다. 작년 여름에 운영위원장에 선출된 민상기 씨 등 16가구 주민 30여명이 중심이 돼 영농조합법인 '장이 익어가는 인삼마을'을 설립해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1만 여㎡의 밭을 공동경작해 (주)오리온과 포테이토칩 원재료로 사용할 감자 계약재배를 하고 있다. 개인들이 재배하는 면적은 7만여 ㎡에 이른다. 회원은 120명이다.

이 마을은 지금까지의 기반을 토대로 앞으로 주민소득 증대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콩을 구매, 전통방식으로 만든 메주를 사용해 만든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공급하고 있다. 마을 주민 박연자(59) 씨 등 4명의 장 담그기 달인이 전담하고 있다. 작년에는 2500kg의 콩을 수매해 메주를 쑤엇다. 올해는 4000kg를 소비할 예정다. 장 담그기는 전통방식 그대로 진행된다.

◆숨 쉬는 장단지만 300여 개
“콩을 삶을 때는 센 불에서 40분 삶고 약한 불로 4시간 뜸을 들인다. 그리고 짚이 깔린 나무건조대에서 40일 말린다. 메주 두께는 2㎝정도가 좋다. 이 후 황토발효실에서 15일 발효시킨 다음 신안에서 직접 구입한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다. 60일 동안 '숨 쉬는 항아리'에 담아 숙성시킨다.”

박 씨는 토종된장 담그는 비법을 설명하며 '옛 맛'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곳에서는 가마솥에 소나무 장작불로 콩을 삶고, 천일염은 신안까지 가서 직접 구입해 온다. 물도 마당에 파 놓은 샘물을 사용한다. 지하 150m의 암반 지하수라고 한다. 심지어 장단지 소독도 세재를 쓰지 않고 옛 방식 그대로 단지 안에다 볏짚을 태워 소독한다. 정점은 300여 개의 장단지다. 옛 맛을 재현하기 위해 시골마을을 돌며 어렵사리 구입한 것들이다. 옛날 단지 구입에만 1억 원을 투자했다.

◆대기업 자매결연에 사활 걸어
민상기 대표는 “시설은 훌륭히 갖춰 놓았는데, 활용을 제대로 못했다”며 “대기업이나 도시의 단체 등과 자매결연을 맺어 전통장류를 판매해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고, 이를 연계해 체험사업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자매결연은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들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지자체나 지역 국회의원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민 대표는 모내기가 끝나면 회원들의 중지를 모아 건의서를 관계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런 뜻을 전하러 조합원들이 국회를 방문하겠다고 경대수 국회의원실에 전달했더니 "일정을 잡아 놓으면 마을을 방문해 의견을 듣겠다는 답변을 전해왔다"고 했다.

◆기능성 토종된장 개발 계속

300여개의 단지가 놓여있는 장독대. 오래된 숨쉬는 항아리다.
300여개의 단지가 놓여있는 장독대. 오래된 숨쉬는 항아리다.
정보화마을 사업이 시작된 지는 5년이 됐지만, 활성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민 대표가 취임한 작년 가을부터다. 어제보다는 내일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토종된장에다 기능성까지 더한 제품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대표적인 제품이인 '꾸지뽕된장'에 대한 연구를 게속하고 있습니다. 인삼된장과 더불어 대표 브랜드로 키워볼 생각입니다.”

이 마을은 지난해에 절임배추, 고구마, 옥수수 등 농산물 판매와 체험 활동으로 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중에서 온라인 매출이 70%를 차지한다. 금액은 미미하지만, 희망적이다.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의 재구매율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무려 75%를 기록했다. 상품의 우수성아 입증된 대목이다.

이미선 사무장은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매스컴 홍보도 강화하고, SNS를 적극 활용할 생각”이라며“좋은 상품과 합리적인 가격에 주민들의 정성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도랑 살리기' 공모사업 선정
길목마을은 지난달 환경부에서 실시한 '도랑 살리기' 공모사업에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주민과 환경단체는 국비 3000만 원을 지원받아 마을 앞 송산천에 수질정화식물 심고, 하천정화 활동을 벌여 환경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이던 하천 최상류 지역을 정화한다는데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군과 협의해서 오염 없는 지역으로 만들어 수생식물이 자라게 하고 물고기와 곤충이 노니는 어린이 생태교실로 만들 계획입니다."

민 대표는 이번 도랑 살리기 사업이 '장이 익어가는 마을' 체험관광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증평읍 송산리 장이익어가는마을이 대기업과 자매결연을 통한 농산물 판매와 체험활동 사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져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도 높아지고 새로운 일거리도 창출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기를 기대한다. /신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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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속 지원 필요"

민상기 장이익어가는마을 대표
민상기 장이익어가는마을 대표
-취임한지는 얼마나 되었는지요.
“작년 8월 입니다. 벌써 1년이 돼 갑니다. 해야 할 일은 많고 걱정이 큽니다. 생각하는 것은 많은데 실천에 제약이 따릅니다.”

-활성화를 위해 시급한 과제가 뭔지요.
“우선 급한 것이 대기업과의 자매결연입니다. 친환경농산물, 전통식품,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등 성공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어 요로에 도움을 청할 생각입니다.“

-구체적인 복안이라도 있는지요.
“자매결연을 체결한 회사의 직원과 그 가족들을 위한 휴양소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가족과 함께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장작불 때서 황토방에서 추억을 만들 수 있게 말이죠. 힐링캠프가 되도록 할 겁니다.”

-정보화마을 사업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정부에서 정보화마을을 계속 지정만 할 것이 아니라, 정보화를 활용한 소득증대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정보화 자체는 이제 그 의미가 덜 합니다. 경제적인 지원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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