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의 명소 산막이옛길로 가는 칠성면 소재지 삼거리에 있는 '향촌식당'은 지역에서 알아주는 음식점이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메뉴로 십수년 동안 전통을 자랑하는 집이다.
이집의 메뉴는 버섯찌게와 생태찌개. 가장 큰 특징은 육류와 생선을 제외한 모든 음식재료를 자체 조달하는 것이다. 향촌식당 주인 이경순(여) 씨 남편 이한수 씨 덕분에 가능하다.
부지런한 농부이자 베테랑 산사람인 이 씨는 식당 운영에 필요한 식자재를 산속에서 직접 채취하가나 재배한다. 그는 속리산 자락 쌍곡계곡에서 꽤 넓은 면적의 밭농사를 짓는다. 마늘, 고추, 파, 배추, 무, 감자 등 모든 부재료를 친환경적으로 재배한다. “버섯철인 초가을 3개월은 산에서 살다시피 합니다. 제가 채취하는 버섯만해도 연간 1500kg은 될 듯 싶습니다. 송이버섯, 능이버섯, 싸리버섯, 먹버섯, 칡버섯, 가지버섯 등인데, 이 지역 특산물이지요”
이 씨는 직접 조리를 하니 힘들 법도 하건만,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늘 가족이 먹을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그와 똑같이 조리를 해요. 원가 계산을 해 본 적이 없어요. 모든 양념과 식재료를 자급하니까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도 못해요”
'음식 맛의 정점은 손맛'이라고 하는데, 주인의 말에서 언뜻 스치는 것이 있었다. '좋은 재료에 양념을 아까운 줄 모르고 듬뿍듬뿍 집어넣는 것이 손맛 아닐까?'하는 아마추어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게 전부는 아니다. 진정한 손맛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듯 순수한 그 마음에서 우러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향촌식당에서 개발한 버섯찌게는 맛이 일품이다. 감자를 들기름에 볶다가 버섯을 넣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버섯 향을 살릴 수 있고 감칠맛도 낼 수 있다고 한다.
산골마을에서 경험하기 힘든 생태찌개의 담백하고 달콤하며 시원한 국물 맛을 내는 비결아닌 비결도 있다. “무를 볶다가 물을 부어 육수로 사용하지요.”
문을 나서는데 친절한 주인의 미안한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토끼볶음탕도 맛 있어요. 집에서 직접 토끼를 기르거든요.” 향촌식당은 기분 좋게 식사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043-832-7710) /신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