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세 준꼬 괴산‘국경없는 아동교실’ 실장
나가세 준꼬 괴산‘국경없는 아동교실’ 실장
  • 신도성
  • 승인 2013.01.0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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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외국인 보육시설장



지난해 연말 괴산군 자원봉사자대회 수상자 명단 중에서 낯선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생소한 일본 이름 나가세 준꼬.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녀는 괴산읍에 있는 지역아동센터 '국경없는 아동교실'운영을 맡고 있다. 일본에서 이주해 온 여성이다.

“종교를 계기로 만나기는 했지만, 운명적인 만남이 돼 괴산 출신 남편과 결혼하게 되었습니다.”일본 후꾸시마 출신인 그녀는 이아기가꾸잉여자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하고 그 지역에서 8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일했다. 지난 1995년 최윤석 씨와 결혼을 했고, 그로부터 2년 후 괴산에 정착했다.

◆ 일본서 유야교육학 전공
그녀는 타국에서의 외로움을 달래고, 보람 있는 일을 찾기 위해 괴산군자원봉사회에 가입했다. 착하고 남 돕기를 좋아하는 성격에다 전공과 경력을 살려 '어린이 돌보미'로 활동했다. 자연스럽게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돌보게 되었다. 육아와 자원봉사을 병행하던 그녀는 첫딸 우진이가 유치원에 들어감과 동시에 딸을 포함한 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국경없는 동교실'을 열었다. 이주여성모임 모임에도 가입하고, 다문화가족센터 봉사활동도 적극적으로 임했다.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들은 아무래도 엄마의 도움이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사랑하는 마음이야 부족함이 없겠지만, 언어적으로, 문화적으로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습지원도 부족하게 되지요.”그녀는 그런 '단점 아닌 단점을 장점으로 바꿀 수 없을까' 고민하다'아이들에게 어머니의 모국어를 제대로 익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참가정실천운동본부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아 방과 후 다문화가족 어린이 보육시설인 '국경없는 아동교실'을 열었다. 지난 2003년부터'국경없는 아동교실'에서 일을 한 그녀는 작년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획득해 국내 최초의 외국인 보육시설장이 됐다.

현재 '국경없는 아동교실'은 다문화 가정 어린이 19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엄마 모국어를 일본어로 쓰는 어린이 6명과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어린이가 13명이다. 일본어 학습은 스미즈 준꼬 (일본인)가 맡고 있고, 영어 학습은 원어민 강사인 마리아(필리핀인)가 맡고 있다. 우리말 학습은 안태화씨가 담당한다.

◆ 다문화가정 어린이 돌봐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열등감을 극복하고,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으려면 어려서 가정에서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가정도 화목해야 하고 애정도 필요하지만, 엄마의 모국어 가르치기는 매우 유효한 방법일 수 있다는 소신을 갖고 있어요.”그는 그렇게 하면 국가적으로도 외국어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고, 외국어로 인한 사교육비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괴산같은 소도시에서는 더욱 좋은 외국어 교육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지난해 11월 자원봉사센터 이달의 봉사자로 선정됐고, 자원봉사자대회에서 자원봉사센터장 표창장도 받았다. 여성단체협의회 이주여성모임 회장도 맡고 있다. 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하는 '찾아가는 다문화 교실' 일본문화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본의 문화강의와 일본 고유음식, 일본 전통의상 등을 설명하고 이해시킨다.

'국경없는 아동교실'에서는 영어, 일본어 등의 외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한문도 가르친다. 또한 바둑, 태권도, 첼로, 플루트, 바이올린, 사물놀이 등을 병행하면서 사회적응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맞벌이 가정을 위해 오후 1시부터 7시까지 어린이들을 보살피기도 한다.
그녀는 교육시설장답게 다문화가정 어린이 교육에 대해 걱정했다. 그녀는“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테구요. 엄마 모국어의 종류도 베트남어, 몽골어, 중국어, 우즈베키스탄어, 우크라이나어 등으로 늘어날텐데, 사회 화합과 외국어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어린이들에게 엄마 모국어 배우기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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