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복 증평 제일종묘농산 대표
박동복 증평 제일종묘농산 대표
  • 이재근
  • 승인 2011.07.2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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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항암 배추’ 개발한 종자 명장

▲ 박동복 대표가 직접 재배한 수퍼오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 박동복 대표가 직접 재배한 수퍼오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평일 낮인데도 그는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우직한 모습에서 10년여의 노력 끝에 항암 배추를 개발했을 만큼 강한 의지와 도전 정신이 물씬 풍겼다. 그는 “내년부터 항암 배추를 수출할 계획인데, 조만간 전 세계인이 항암 배추를 먹을 것으로 본다”며 “외국인들도 김치가 좋은 식품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능성이 있는 배추로 만든 김치를 먹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 항암 배추 육성…전국이 주목
증평군 도안면 제일종묘농산 박동복(58) 대표는 암 억제 성분인 '베타카로틴'이 일반 배추보다 30배 이상 많이 함유된 기능성 배추인 항암 배추를 육성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종자 전문가다.
항암 배추는 종자 명장인 박 대표가 1998년 5월부터 개발에 나서 12년여 만에 이뤄낸 획기적인 성과물이다. 이 배추는 일반 배추보다 20% 이상 크고, 맛이 좋은데다 병충해에도 강한 특장이 있다. 그는 순무에 항암 성분인 베타카로틴이 많이 함유된 점에 착안해 배추와 순무 교잡에 착수해 실패를 거듭한 끝에 급기야 2005년 항암 쌈배추를 개발했고, 이어 6년간 연구를 거듭해 항암 배추 개발에도 성공했다. 그는 “네델란드에서 발견한 항암성분이 많은 순무에 우리배추를 교잡했다”며“육종학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 것을 결국 성공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 '임꺽정 고추' 괴산군에 기증
괴산 감물면 출신인 그는 지역 농·특산물인 괴산 시골절임배추의 명품화를 위해 지난 4월 13일 괴산군과 '항암배추 종자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군내 11개 읍·면 100여 농가 20ha에서 항암배추를 재배하도록 종자를 공급했다. 농가들은 올해 항암배추로 5만 상자의 절임배추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그는 자신이 육성한 '임꺽정 고추'를 고향인 괴산군에 기증함으로써 고추브랜드화 사업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그는 “미래는 기능성 제품들이 주를 이룰 것이기 때문에 괴산군민은 절임배추로 부자가 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괴산군을 항암배추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또 “괴산군 청안면에 첨단육묘장 건립을 위해 현재 건축허가 신청을 한 상태”라며 “공사를 서두르면 오는 10월 말이면 준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종자부문 자격증 그랜드슬램
그는 20여 년 동안 300여 가지 종자를 개발·보급해 2009년 8월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됐다. 대한민국 명장은 산업현장에서 20년 이상 장기근속하고 해당 분야 최고 수준의 기능을 보유한 기능인에게 주어지는 칭호다. 그는 한국 최초로 종자부문 자격증 그랜드슬램(종자기능사, 종자산업기사, 종자기사, 종자기술사, 종자관리사)을 달성한 종자 명장이기도 하다.
그는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물질 'AGI'가 들어 있는 '당조 고추'를 만들어 한국 육종기술의 우수성을 알린 공로로 지난 2008년 9월에 농림부가 주관한 대한민국농업과학기술대전 대상인 산업포장을 받았다. 2004년 12월엔 국립종자관리소 우량품종 경연대회에서 제일애호박으로 대상을 수상했고, 2003년 12월엔 종자산업 육성을 통한 농촌·농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농림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에 앞서 2002년과 2003년 8월에는 육질이 치밀해 맛과 저장력이 좋은 제일태광무와 제일봄배추가 국립종자관리소 좋은맛 품종상을 수상했다.
아울러 2002년엔 색상이 선명하고 육질이 단단한 반백다다기오이를 개발해 종자협회장상을 수상했고, 앞서 2000년엔 육질이 아삭아삭하고 당도가 높은 금덩어리참외를 개발해 농촌진흥청장 상을 수상하는 등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제일종묘, 한국종자업계 견인
1000억 원 규모의 국내 종묘시장 가운데 800억 원 정도는 외국계 종묘회사가 점유할 정도로 우리나라 종묘산업은 취약하다. 더구나 종묘사업은 고도의 전문지식과 많은 비용이 투자되기 때문에 쉽게 뛰어들지도 못하는 분야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5년여 대기업에 몸담았던 박 대표는 1986년 서울종묘에서 종묘개발을 하며 장차 종묘전쟁이 현실화될 것을 예견하고 1991년 증평군 도안면에 농장을 마련해 본격적인 종묘 육성에 돌입했다.
그가 20여년 종묘 연구 개발로 일궈낸 제일종묘농산은 항상 연구하는 회사, 신용 있는 회사, 알찬 회사로 성장해 한국종자업계를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또 한국의 경우 겨울이 있어 종묘 연구에 한계가 있는데다 각 나라에 맞는 종묘를 육성하기 위해 현재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탈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미국, 중국, 몽골 등 14개국에 종묘연구 기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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