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 민화 증평 목화회
한국전통 민화 증평 목화회
  • 나영순
  • 승인 2011.03.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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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에 민족 해학 담아내는 작은 동아리

▲ 증평여성회관 3층에서 목화회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 증평여성회관 3층에서 목화회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한국적인 정서가 짙게 배어 있고 아름답고 화려한 색채를 잘 드러낸 민화는 과거에 실용(생활공간의 장식이나 민속적인 관습에 따름)을 목적으로 무명인에 의하여 그려졌던 대중적인 그림이다. 조선 후기 서민층에 유행했다고 한다. 산수, 화조 따위의 정통 회화를 모방한 것으로 소박하고 파격적이며 익살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증평에도 이런 민화의 매력에 빠져 붓질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화에 빠진 사람들이 만든 모임이 증평 목화회다.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증평군 여성회관 3층에서 목화회 회원들을 만나 볼 수 있다.
김길자(회장)·신정관(사무국장)·조경애(민화강사) 씨 등이 지난 2008년 5월 10일 민화 강좌 개설을 위해 증평도서관장실에 모였다. 그리고 같은해 6월 3일부터 증평도서관 3층에서 민화강좌를 개강했다.
그 후 2008년부터 김길자 회장을 비롯해 김회석·신정관·이정순·이향순·주현홍·최천숙·한상혜·황송희·이은정·박수정 회원이 민화에 정진했다.
그 해 신정관 총무는 민화충청대전에 입상했다. 2009년 1월부터는 증평여성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강좌를 열었고, 회원들의 활동도 꾸준하다. 2009년에는 신정관 사무국장이 민화충청대전 특선을 받기도 했다. 2009년 9월 18일에는 회원들이 힘을 합쳐 증평문화원 2층에서 민화 목화회 창립 전을 열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 민족문화 모습 폭넓게 묘사
민화를 내용상으로 보면 무속(巫俗)ㆍ도교(道敎)·불교·유교계통과 장식용 민화로 크게 나뉜다.
무속과 도교계통의 그림은 장생도(長生圖) 종류로 십장생도(十長生圖)·송학도(松鶴圖)·군학도(郡鶴圖)·해학반도도(海鶴蟠桃圖)·군록도(群鹿圖)·천리반송도(千里盤松圖)·오봉일월도(五峯日月圖) 등이 있다. 방위신(方位神)으로는 청룡(靑龍)·백호(白虎)·주작(朱雀)·현무(玄武)·황제(黃帝) 등이 있다.
더불어 12지신상(십이지신상 개념은 중국의 은대(殷代)에서 비롯되었으나, 이를 방위(方位)나 시간에 대응시킨 것은 대체로 한대(漢代) 중기의 일로 추정된다.
다시 이것을 쥐[子]·소[丑]·범[寅]·토끼[卯]·용[辰]·뱀[巳]·말[午]·양[未]·원숭이[申]·닭[酉]·개[戌]·돼지[亥] 등 열두 동물과 대응시킨 것은 훨씬 후대의 일로, 불교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상(支神像)의 민화는 벽사진경을 위한 민속에 얽힌 작품이다. 호랑이 그림으로는 작호도(鵲虎圖)·호피도(虎皮圖) 등과 산신도(山神圖)에 호랑이를 거느리고 있다.
우리 민화는 민족문화의 다양한 모습을 폭넓게 묘사했으며, 그 중에도 생활철학과 생활감정을 그림 속에서 구체화시키면서 민중의 생활 속에 정착하고 존속해 왔다. 이 속에는 기원(祈願)과 위안 또는 보는 즐거움을 담고 있다. 따라서 민화는 민족의 창의성과 시대상을 엿볼 수 있고, 생활감정과 미의식(美意識)을 느낄 수 있는 민족의 문화유산이다.
민화의 독특한 시각과 채색 기법은 현대인에게 무한한 예술적 영감을 안겨준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최근에는 민화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 벽에 걸리는 액자나 병풍, 가리개만이 아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어 비단에 민화로 그려진 의상이나 벽지, 도자기까지 생활 요소마다 아름다움을 더욱 차원 높이 돋보이게 하고 민화 그림이 새로운 패턴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 우리 민족 특유 해학·재치 표현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표하는 그림인 민화는 색이 곱고 그림이 정교해 전통 예술로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민족 특유의 해학과 재치가 표현되는 전통적인 그림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꽃, 새, 나무, 물고기 등 각양각색의 자연물이 소재가 된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민화를 그리면 정서적으로도 좋다. 단순히 시각적 형상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핏속에 면면히 흐르는 서민들의 소망 등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리면 그릴수록 성취감이 생긴다.
또한 그림이 정교하고 색이 화려해 많이 접하면 우울증 예방 효과도 높다고 한다.
선조들 삶의 방식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민화를 좋아 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목화회는 지역에서 민화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조경애 한국민화작가회 이사는 증평에서는 4년 째 민화 강사로 활동 중이다. 조 강사는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최소 1개월이고, 3개월 이상 걸려 작품을 완성하는 경우도 많다”며 “작품을 완성하기까지는 산고의 진통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 올해 4번째 작품전시회 개최
회원들은 1년에 2~3번 야외 스케치 활동을 하면서 폭넓은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적은 인원이지만 결집력과 자긍심이 대단하다. 전시회도 1년에 1회씩 세 번 열었다. 올해 6월엔 네 번째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해가 거듭 될수록 작품이 승화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실력이 향상돼 만족할 만한 수준급의 작품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민화는 우리 조상들의 소박한 삶속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정통회화의 범주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잡화나 속화로 불리며 천시 받아왔다.
수천 년 전부터 인간의 삶을 위한 조형적 표현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누구나 이해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멋의 대상이었다.
따라서 민화란 민중 속에서 태어났고, 민중을 위해 그려졌으며, 민중에 의해 계승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미/니/인/터/뷰/

김 길 자 회장
김 길 자 회장
“지역 젊은이들 동참 간절”

김 회장은 “회원들이 민화에 정진하고 있어 보기가 좋다”며 “회원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 훌륭한 민화 작가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민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회원으로 환영한다”며 “지역의 젊은이들이 많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했다.
그는 한국문인협회 증평문학회 3대·4대 회장, 여백문학회 초대~3대 회장, 증평예총초대회장 등을 역임했고 청원문학회 창립 고문도 맡았었다.
그래서 지역에선 글과 민화를 섭렵한 여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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