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택 증평 향토문화연구회장
유병택 증평 향토문화연구회장
  • 나영순
  • 승인 2011.02.2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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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문화 창달 앞장 서는 향토사학자

▲ 유병택 증평향토문화연구회장이 자신의 서고에서 문학관련 책을 펼쳐 보이고 있다.
▲ 유병택 증평향토문화연구회장이 자신의 서고에서 문학관련 책을 펼쳐 보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에 대한 의미를 삶의 질 향상에 두고 있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보람을 찾는 것도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 중에 하나다. 삶의 참된 행복은 결코 멀리 있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유병택(70) 증평 향토문화연구회장이다.
출생지는 보은이지만 증평에 정착하면서 증평의 역사·문화를 탐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향토사학자를 만나기 위해 증평읍 남하2리 '증평민속체험박물관'을 찾았다. 유 회장은 이곳에서 문화유산해설사로 일하고 있다. 관람객들에게 증평의 역사와 문화를 자세하게 알려준다. 문화재, 고서, 출토유물, 민예품 등에 대한 설명은 물론, 지역의 농경문화와 증평군의 개청 과정까지도 훤히 꿰뚫고 있다. 말끝에 또박 또박 힘을 주는 그의 말솜씨에서 '향토사학자'의 남다른 내공이 묻어났다.

■ 증평에서 생활터전 마련
유 회장은 보은군 탄부면 상장리(주초배기)에서 태어나 탄부초등학교를 거쳐 보덕중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경복고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는 경복고등학교를 1년 반 다녔다. 그러나 혼자 서울 생활을 하기가 너무 힘들어 보은농고 임학과 2학년으로 전학해 나머지 고교생활을 마무리했다.
현재 서경대학교로 바뀐 국제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갑종 간부 후보생 소위로 임관해 최전방인 인제군 원통면 송학동에서 복무했다. 그는 백마부대 장병으로 월남에 파병됐다. 파병 기간 동안 수훈을 세워 화랑훈장 2개와 구엔반티우 베트남 대통령으로부터 금성무공훈장을 받았다.
그가 고향인 보은이 아닌 증평(증평군 도안면 화성 2리)에 정착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직업군인의 길을 걷던 그는 제대 후 서울에서 10년의 회사 생활을 하다 체신부 관할 별정 도안 우체국장을 맡게 되면서부터다.
그는 1991년부터 현재까지 20여년의 세월을 증평에서 생활하고 있다. 보은에는 3남 4녀 중 2남인 바로 위의 형 유병국(73·전 보은군의회 의장) 씨가 살고 있으면서 고향을 지키고 있기에 가능한일이기도 하다. 유 회장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유 회장이 맡고 있던 도안우체국장은 사위 몫이 됐고, 장녀는 차석으로 근무하고 있다. 장남은 중국 곤명에서 선교회 활동을 하고 있고, 차남은 서울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유 회장 가정은 자녀 삼남매로부터 모두 3명씩의 손자 손녀를 두고 있어 다복한 집안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그는 다복함이 깃든 집안을 만들기 위해 셋째를 낳은 며느리들에게 시상금을 걸었다고 한다.
부인 이옥규(69) 씨는 유 회장의 든든한 내조자다. 도안우체국 앞에는 '시사랑'이라는 사랑방이 있다. 향토문화연구회와 증평문학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이곳은 유 회장의 작은 문고나 다름없다. 이 사랑방엔 부인 이 씨의 정성이 듬뿍 담겨 있다.
이 씨는 이곳에 유 회장이 살아온 일대기가 잘 정리돼 있다. 유 회장의 어린 시절, 군대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성적표, 상장 및 각종 신문 스크랩 등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고스란히 정리해 놓았다. 이 씨는 직업군인 시절 20여 차례의 이사에도 불구하고 늘 유 회장과 관련된 물건을 빨간 보따리에 싸 장롱 밑에 먼저 보관할 정도로 소중히 여긴다.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실천을 함께 하고 있는 이 씨는 증평 YWCA 회장을 6년간 역임하고 도안적십자 봉사회장을 5년간 맡아 올 정도다. 그녀는 장녀와 함께 장애인협회에 3년째 배추 500포기를 지원해 주고 있는 숨은 일꾼이기도 하다.

■ 지역 문화 창달 솔선수범
그는 각종 사회단체에서 자문위원, 홍보위원, 전문위원, 협회회원, 회장, 위원장, 강사 등 을 역임했거나 맡고 있다. 그의 다양한 활동이 그가 얼마나 연구하고 노력하는 사람인지를 대변하고 있다. 그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향군안보복지대학원 교수로 위촉 받아 4년간 활동했다. 2003년 1월부터 증평 향토문화연구회장을 맡아 9년째 맡고 있다. 2009년 5월부터 문화관광해설사와 한국국사편찬위원회 자료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제25대 한국문인협회 충북지회장까지 맡아 더욱 바쁘다.
그는 그동안 시 등 문학작품 230여점을 쓰고, 3년 동안 3권의 책을 냈다. 1995년부터 1997년까지는 '증평괴산신문'사마소 집필위원을 맡았었다. 숲 동우회 회원들과 시집'그대 앞에 온 사랑','새들 날아오르다Ⅰ,Ⅱ,Ⅲ,Ⅳ','숲은 터널을 이루다'를 공저하는 등 집필 활동을 하면서 증평의 문화 창달에도 힘쓰고 있다.
그의 역할은 다방면에서 발휘되고 있다. 그는'증평 향토문화원 10년사' 발간 회장,'증평군 문화유적 분포도'발간위원, '증평군의 땅 이름과 유래' 발행인,'증평군 현대 건축물' 집필위원장, '걸어서 유적답사' 집필위원장, '증평군지' 집필편집 상임부회장, '증평문화원 10년사' 발간 회장, '증평군 금석문' 집필위원장 등을 맡았었다. 그는 첫 번째 시집 '회귀', 두 번째 시집 '산다는 것', 고희(古稀)를 맞아 세 번째 시집 '그늘은 어둠이 아니라 빛을 만든다'를 펴내는 등 왕성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유 회장은 “처음엔 용기로 시집을 폈다면, 두 번째 시집은 정성을 모았고, 세 번째 시와 칼럼은 조심스럽고 떨리면서 펴냈다”며 “글을 쓴다는 것은 들어가면 들어 갈수록 어렵고 고통스러운 방정식”이라고 말했다.

■ 증평 역사·문화 미국에 알려
그는 고희에도 불구하고 가슴속에 뜨거운 열정이 아직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는 미국에 있는 대학 도서관에 8년째 증평을 소개하는 책자를 보내고 있다. 지난 2003년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한 학술정보사를 통해 미국에 도서를 보내주는 것을 보고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미국 등 세계에 알리고 재외 거주 한국인에게 고국을 접하고 생각하는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에 지역에서 펴낸 책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유 회장이 지금까지 보낸 향토 도서는 '증평문화', '증평의 뿌리를 찾아서', '증평문학'을 비롯해 '증평군 땅이름과 유래', '증평군의 금석문' 등 향토색 짙은 도서 14종 42권이다. 이들 도서는 미국 하버드대를 비롯해 콜롬비아대, 남가주대 도서관의 서고에 보관돼 학생들에게 읽히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동포가 미국의 한 도서관에서 유 회장이 보낸 책자를 읽고 고향의 향수를 느껴 감사의 뜻을 전해오기도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60대 재미교포가 증평 문학에 실린 시를 읽고 향수에 젖어 서신을 보내와 인연을 맺은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 증평을 알리는 역할을 한 공로로 재미동포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그는 도안우체국을 통해 증평인삼 등 지역 농·특산물 우편 판매를 실시하고, 도안 쌀, 절임배추, 고구마, 감자, 복숭아 등 농산물은 절기마다 홍보지를 서울로 보내는 등 대도시 직판에 앞장서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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