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불정면 하문리
괴산군 불정면 하문리
  • 나영순
  • 승인 2010.12.2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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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봉을 등지고 달래천이 감도는 명당마을


불정면 하문리는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하소'와 '지문이'가 합쳐진 동네다. 그래서 마을이름도 하소의'하'자와 지문이의'문'자를 따서'하문리'라 불리게 되었다. 마을 뒤쪽엔 연하봉(蓮荷奉)이 우뚝 솟아 있고, 마을 앞 삼면으로는 한강의 지류인 달래천이 감도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명당마을이다.
하소는 옛날에 언덕 밑으로 강이 흘렀고 점차 옮겨져 지금의 달래천이 되었다. 옛 강 자리에 늪이 생기고 연꽃이 자라나'하소'라는 이름이 생겼다. 하소의 동북쪽에 위치한'지문이'는 옛날에 문종이를 생산하던 마을이다.

◆ 순흥 안씨 집성촌… 14차례 범죄 없는 마을

순흥 안 씨들이 모여 사는 하문리는 35가구 7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농촌마을이다. 주민가운데 70세 이상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혼자 사는 분도 많다. 여자가 2/3 이상을 차지해 남자는 15명 정도에 불과하다. 주민들의 대부분은 벼와 담배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 마을은 젊은이들이 오래 전에 타지로 나가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어 본 지 오래다. 마을을 지키는 사람들은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마을회관에 모이는 어르신들은 윷놀이와 옛날이야기를 나누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화기애애하다. 마을 원로회를 중심으로 주민 모두가 남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에 울타리 없이 살아오고 있다. 따라서 14차례나 범죄 없는 마을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소마을은 순흥 안씨가 90%가 되는 집성촌으로 조선 선종 때(1531년) 훈(燻)자 되시는 분이 낙향해 정착하면서 자손이 번창 했다. 현재 이 마을은 안 씨 27가구를 비롯해 박 씨, 신 씨 각 1호가 일가친척이나 다름없이 오순도순 살고 있다.

▲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이신 동네 어르신들의 기념촬영모습이다.
▲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모이신 동네 어르신들의 기념촬영모습이다.
◆ 계담서원(桂潭書院) 추향제

초헌관에는 임각수 괴산군수, 아헌관에는 안영홍 순흥안씨 2파 회장, 종헌관에는 김영수씨가 하였으며 순흥안씨 3파 안숙준 문숙공종회장, 안상윤 문화원장, 총무이사가 참석하였다.
계담서원(桂潭書院)은 충북 괴산군 감물면 이담리에 있다.
을사(乙巳) 명신(名臣) 안명세(安名世) 선생의 춘추정필(春秋正筆)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계담 중원향교유림(中原鄕校儒林)에서 건원통문(建院通文)을 발의(發議) 계담사를 건수세사(建竪歲祀)를 모셨으나 1865년 대원군(大院君)에 의해서 훼철(毁撤)되였다. 1993년 괴산군 향교유도회(鄕校儒道會) 회장으로부터 계담서원 복원(復元)에 관한 발의문(發議文)을 성균관(成均館)에서 접수 문성공(안향), 문의공(안문개), 문정공(안축), 문간공(안종원), 문숙공(안숭선), 문민공(주세붕), 문순공(이황), 문강공(이석형), 문민공(김일손), 문강공(이지함), 한림공(안명세), 문성공(이이), 사촌공(안덕린), 세마공(안술), 최익현, 홍범식, 김구, 연병호 등 18명현(名賢)을 배향하고 있다.

◆ 경로효친과 예의범절 철저히 지키는 전통마을
이 마을 주민들은 예로부터 경로효친과 어른에 대한 예의범절을 올바르게 지켜왔다. 이장 안광조(59)씨와 부인 윤미숙(54) 씨 부부는 순흥 안 씨의 집성촌에 막내로 살아오면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동네의 여러 가지 일을 도맡아 처리하면서도 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봉양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윤 씨는 17년간 병석에 누워계신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셔 효부 상을 두 번이나 탔다. 마을 주민들은'보기 드문 귀감의 주인공'이라고 칭찬을 하지만 정작 그는'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손사래를 친다. 윤 씨는 동네 어르신들의 생활도 알뜰살뜰 살피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어 칭찬이 자자하다.
농사철에는 식사할 시간도 없이 바쁘게 움직이던 주민들도 요즘은 농한기라 마을회관에 모여 지난 일을 회상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지난 16일, 기자가 마을회관을 찾았을 때도 어르신 몇 명이 정다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이들은 어린 시절 초등학교 동창생들을 만난 것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 부녀자가 아직 회관에 오지 않은 남편에게 전화를 한다. 집에 있는 염소에게 밥을 주고 오란다.

▲ 마을 회관에서 홍두깨로 칼국수 면을 쭉쭉 미는 중이다.
▲ 마을 회관에서 홍두깨로 칼국수 면을 쭉쭉 미는 중이다.
◆ 농한기 회관서 공동급식 하는 인심 좋은 곳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해거름을 재촉하는 시간. 그들은 저녁 식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커다란 국수 밀판을 두 곳으로 꺼내 놓으며 누가 뭐랄 것도 없이 밀가루 반죽을 치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커다란 홍두깨로 밀기 시작했다. 이장 부인 윤 씨와 하문리로 이사 온 최 씨는 경쟁이라도 하듯 밀가루 반죽을 쭉쭉 밀어낸다. 반죽이 금세 커다란 멍석 크기로 변하는 모습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피자와 햄버거 세대인 요즘 아이들이 보면 신기해 할 장면이다. 겨울에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에서 함께 어울려 정성과 사랑으로 빚어낸 칼국수 한 그릇을 먹으며 정을 나눈다. 겨울 김장김치에 칼국수 몇 젓가락 뜨는 어르신들의 표정이 참 좋다. 집성촌에서만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아닌가 싶다.
이 마을 어르신들은 아침을 빼고는 점심과 저녁식사를 마을회관에서 해결한다. 이런 풍습이 마을 주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다. 아직도 후한 시골 인심이 살아있는 곳이다.

우/리/동/네/사/람/들

“일손이 절대 부족합니다”

안광조 이장
안광조 이장
54세인 집사람이 막내일 정도로 70세 이상 어르신이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은 어르신들만 사는 농촌이라 일손의 100%를 충주 등 외지에서 구할 정도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인건비로 지출되는 비용이 너무 많아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젊은 층이 많이 이사 왔으면 좋겠습니다. 집성촌이라 일가친척들이 가족처럼 화목하게 살아가는 게 최고의 장점입니다.






“마을회관 공동급식 화합에 좋아”

안철모 노인회장
안철모 노인회장
괴산군청에서 공직생활을 하고 소수면장으로 퇴임한 후 농사지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3남 4녀 가운데 6명은 출가해 잘 살고 있어 다행입니다.
순흥 안 씨 종친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계담서원(桂潭書院) 관리와 운영을 담당하고 있어 바쁘지만 보람 있고 행복하다.
주민들이 마을회관 겸 노인회관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과 저녁을 함께 먹고 있어 화합이 잘 되어 고맙습니다.





“전체가 안 씨 집안이라 일하기 편해”

박오막 부녀회장
박오막 부녀회장
안 씨 집안들이 구 매점을 운영하여 한 집 씩 돌아가면서 장사를 했습니다.
집집마다 농사지은 수수, 황기, 율무, 감자와 특히 무말랭이 기계를 장만하여 무를 말려서 판매한 수익금 등을 한 달에 한 번씩 결산하여 부녀회 기금을 마련했습니다.
이처럼 부녀회가 중심이 돼 제방 둑까지도 놀리지 않고 곡식을 심어 수입을 올릴 정도로 부지런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기금으로 회원들에게 가스레인지 한 대씩을 놓아 주었고, 하문교를 놓을 때도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들 넓고 수리시설 양호해
농사짓기 편해”


안병철 새마을지도자
안병철 새마을지도자
우리 마을은 들이 연잎모양으로 넓은데다 수리시설도 잘 돼 있어 농사일을 하기가 편리합니다.
또한 마을 전체에 한마음 한 뜻으로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농가소득 증대에도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화합이 잘 돼 기쁜 일이나 슬픈 일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새마을지도자로 최선을 다하도록 도와주어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우/리/마/을/자/랑/거/리

◀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범죄 없는 마을 하문리의 자랑비가 반긴다.














◀ 안 씨의 집성촌에서 보여주듯 운동도 함께 한다.












◀ 하문리 문화생활관 벽에 걸린 현판은 14차례나 범죄 없는 마을임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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