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기 찬 통미마을 이장
연 기 찬 통미마을 이장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9.12.1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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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 그 놀라운 변화의 핵심인물
연기찬 이장이 마을의 상징인 ‘찰송정’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연기찬 이장이 마을의 상징인 ‘찰송정’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쇠똥 냄새 대신 꽃 향기 퍼지는 마을로 바꿔 놓아
창조적마을·종합개발사업 선정…예산 15억원 확보

 

축산분뇨 냄새가 진동하고 파리 떼가 들끓던 마을에 언제부턴가 반딧불이가 날고 꽃향기가 퍼지기 시작했다. 불과 5년 사이의 변화다. 도안면 송정2리 통미마을 이야기다.이 놀라운 변화의 핵심인물이 연기찬 이장이다.

 

축사 악취로 ‘골머리’
20년간 농촌지도자로 활동한 그는 미지막이라 생각하고 2012년 이장을 맡았다.
우선 열악한 마을 환경을 개선하기로 마음먹었다.
2013년부터 정부의 농촌 현장포럼에 참여하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자발적인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했고, 주변에 있는 작은 것부터 바꿔나갔다. 마을 입구부터 하천변을 따라 죽 들어서 있는 축사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그렇다고 축산농가에 생업을 포기하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힘을 합해 할 수 있는 것부터 고쳐나가기로 했다. 우선 마을 청소를 시작했고, 빈터에 꽃과 나무(해밀원예조경에서 공급)를 심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로변 축사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사료에 생균제를 섞어 축산분뇨 악취를 줄인 동시에 분뇨를 제때에 처리하도록 했다.

 

변화가 싹튼 농촌 현장포럼
변화의 시작은 농촌 현장포럼에서 비롯됐다. 통미마을은 2013년 이 사업에 지원해 대상지역으로 선정됐다. 마을사업을 해본 일이 없는 주민들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전체 주민의 절반가량이 참여하는 포럼 활동이 이어지면서 스스로 뭔가 해보자는 공감대가 생겼다. 혹시 있을지 모를 불이익을 걱정했던 축산농가도 마을 가꾸기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2015년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이 마을을 방문해 격려해 준 것도 마을사업 진행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연 이장은 “이젠 마을이 지저분하면 주민들이 먼저 청소할 때가 되지 않았냐고, 풀 뽑을 때가 되지 않았냐고 묻는다”면서 성공 요인으로 자발적인 참여의식을 꼽았다.

 

“정미소 카페 만들 계획”
증평군은 사업비 25억원을 들여 마을 특성에 맞는 마을 만들기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통미마을은 대상 마을로 선정되어 10억원을 지원 받는다.
통미마을은 칠송정, 청동기시대 고인돌, 옛 정미소, 구제 제단 등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마을이다.
통미마을은 2015년 농촌현장포럼 추진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고 2016년 행복마을 콘테스트에서 동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창조적마을 만들기사업 공모사업에 선정(예산5억 지원)됐고 올해는 서울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제1회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가꾸기 경진대회'에서 농촌 들녘 가꾸기 분야 금상(시상금 3000만원)을 받았다. 

 

“도랑에 반딧불이가 살아요”
“마을에 제단을 설치했습니다. 마을행사 때 돼지머리를 놓고 고사를 지내곤 했지요. 이게 공동체 형성에 도움이 됐습니다. 온고지신이라고 할까요.”
지난달에는 제1회 통미마을 칠송축제도 개최했다.
“개인적으로는 농촌지도자 대통령 표창도 받았지만, 그것보다 마을이 상을 받는 게 훨씬 더 보람있습니다.”
그는 제대하고서 귀향, 쭉 농업에 종사했다. 고추 시설재배도 하고 중장비사업도 하면서 부를 일구었다. 그의 리더십은 솔선수범과 자기희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였다.
“마을 이장 업무에 충실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내조 덕분입니다. 감사한 마음 간직하고 있지요“
그의 아내는 20여년 마을 부녀회장으로 봉사한 임춘순 씨다. 마을 행사 때 부녀회를 이끌고 130명의 식사를 준비할 만큼 적극적이고 봉사정신이 투철하다. 증평군여성단체협의회장을 역임, 리더십을 갖춘 인물로도 인정받고 있다.
“마을 하천에 다슬기가 살고 반딧불이가 산다”고 자랑하는 그의 얼굴에 자긍심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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