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태희 증평단군봉찬회장
연태희 증평단군봉찬회장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9.08.2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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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너끈히 극복한 ‘의지의 증평인’

주변 신임 얻어 만장일치로 추대
“사리사욕 멀리하고 정도를 걷다”

연회장이 증평단군전 단군상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연회장이 증평단군전 단군상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연태희(73) 씨는 증평단군봉찬회장이자 증평읍주민자치위원장이다. 중량감 있는 감투(?)를 2개나 갖고 있다. 그것도 만장일치 추대로 말이다. 그 비결이 궁금해서 그를 단군전에서 만났다. 

‘양보의 미덕’ 발휘

그는 올 연초에 증평읍주민자치위원회 4기 위원장에 선출됐다. 위원장들과 주민들의 신뢰를 얻어 만장일치 추대로 위원장에 취임했다.
그에 대한 비결을 물었다.
봉사의 마음가짐과 사리사욕을 멀리한 덕분인 것 같다고 했다. 공동체가 추구하는 목표가 무엇인지에 중심에 두고, 원칙적으로 판단하면서도 효율적 업무추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그는 ‘증평이장협의회 기반을 닦은 사람'이란 주변 평가가 무색할 만큼 자신을 내세우지도, 어른 대접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는 취임식도 열지 않았다.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고, 겉치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성격 탓이다.
2017년 3기를 맞은 증평읍주민자치위원회가 신임 위원장을 위원 만장일치로 합의 추대해 지역 사회단체의 본보기가 됐다. 이 사건(?)의 주인공은 연태희 씨다. 당초 대결 양상을 보였으나 새롭게 출범하는 위원회가 지역발전에 밀알이 되자며 그가 양보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역사회 봉사를 위해 결성된 단체인 만큼, 자리를 놓고 다투는 모습은 누가 봐도 좋지 않은 것 같아 출마를 고사했다"고 말했다.
2013년 발족한 증평읍주민자치위원회는 22명 4개 분과로 구성돼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기획 운영, 교육문화 사업 추진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주차질서 확립, 생활환경정비, 쓰레기 줄이기 운동 등 각종 봉사활동을 비롯 주민자치활동 강화, 지역공동체 형성 등을 수행하고 있다.
증평읍주민자치위원회는 생산적 일손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에 힘을 보탠다. 증평읍 남하3리와 1사1촌 협약을 맺기도 했다.
그는 주민자치 활동 강화의 일환으로 일손봉사, 소외이웃 돕기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군전봉찬회장 ‘자긍심’

단군전은 증평읍에 있는 단군 제향을 위한 사당이다.
단군전은 1948년 5월 27일 김기석 씨 등 지역유지들이 홍익인간 이념을 전파. 민족정기를 빛내기 위해 건립됐다. 2004년 증평군 향토유적 제1호로 지정되었다.
일본은 한국을 강제 병합하면서 종교시설인 신사를 우리나라 곳곳에 세우고 참배를 강요했다.
증평지역에도 1929년 신사를 세웠다. 그러나 증평신사는 1945년 광복과 함께 지역주민들이 불태웠고, 대신 단군성조를 모신 단군전을 세웠다. 해방 이튿날 지역청년들에 의해 불타 없어진 것.
연 회장은 그 민조정신에 주목하고 싶다고 했다. 
단군전에서는 해마다 개천절과 어천절에 단군전봉찬회 주관으로 제향을 지내고 있다.
이 행사에는 군수, 군의장, 문화원장 등 지역 유지 200여명이 참석한다.
증평단군봉찬회는 ‘홍익인간’ 정신을 고양시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청소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태백산단군전을 탐방한다. 군민을 대상으로 단군사상강좌를 열고 인삼골축제에서 홍보활동도 벌인다. 인터넷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개천대제와 어천대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이 계승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장 25년, 연합회장 역임

연 회장은 그동안 증평라이온스클럽회장, 바르게살기운동 증평협의회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는 마을이장을 25년간 맡아 봉사했으며, 증평군이장연합회장을 지냈다. 그 당시 그의 노력 덕분에 증평군 이장들은 자동으로 보험에 가입된다. 충북도에서 유일하다.
2012년부터는 증평군민장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장학기금 조성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며 매년 100만원씩의 장학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사실 그는 장애인이다. 어렸을 적에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를 다쳐 장애3급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불굴의 의지로 극복했다. 5명의 자녀를 훌륭하게 키웠고, 30년을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왔다. 일흔이 넘은 지금도 단군전봉찬회장으로, 증평읍주민자치위원장으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의지의 한국인. 아니, 의지의 증평인으로 불려도 무방하다.
“누군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것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겨나는 ‘봉사’야 말로 삶의 에너지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는 임기가 끝나면 평범한 주민으로서 증평군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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