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정 웅 괴산군유림회장
김 정 웅 괴산군유림회장
  • 신도성
  • 승인 2016.10.2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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궂은일 마다하지 않는 ‘화합의 아이콘’

열린 마음, 베푸는 자세로 존경 받아
7개 유림단체 통합 괴산군유림회 발족

▲ 괴산향교 추게제향에서 김정웅 전교가 포즈를 취했다.
▲ 괴산향교 추게제향에서 김정웅 전교가 포즈를 취했다.

괴산군은 유학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말하자면 선비의 고장.

괴산·청안·연풍향교 등 3곳의 향교와 계담·화암·화양서원 등 3곳의 서원이 유학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유향이다.

30년 남모르게 봉사활동
김정웅(74) 한국이용사회 괴산군지부장은 초대 괴산군유림회장에 추대된 유림이다.

이웃집 아저씨 같은 수더분한 인상이지만, 그가 걸어온 발자취를 더듬어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우선 한가지 직업을 50년 이상 한우물을 판 것에, 남모르게 30년을 꾸준히 봉사활동을 벌인 것에, 한 모임의 총무를 누가 알아주든 말든 개의치 않고 20년을 한 것에 놀라게 된다.

이런 것들이 상대적으로 '젊은이'에 속하는 그가 원로들이 즐비한 괴산지역에서 초대 유림회장에 추대된 원동력일 것이다.

그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외톨이로 떠돌다 인척이 운영하는 이발관에서 심부름을 하다 헤어스타일이 멋지게 만들어지는 것에 매료돼 이용사가 평생 직업이 돼버렸다.

“어린 나이에 고데기로 머리스타일을 멋지게 만드는 것이 신기하고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 길로 기술을 열심히 배웠지요.”

괴산에서 이용원 55년 운영
지금이야 사양길에 접어들었지만, 그의 이용원은 한 때는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호황을 누릴 때는 돈도 꽤 벌었다. 그때부터 어려운 이웃에 눈을 돌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마음가짐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왔다.

“어느 날 문득 어려웠던 젊은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남모르게 조금씩 남을 돕게 됐어요”
개안수술지원 반찬나누기 연탄나누기 유니세프후원 다문화가정 후원 등 꾸준히 베풀었다. 지난 추석에는 사비를 들여 다문화가정의 명절상차림을 차려주기도 했다.

그는 1997년 지인의 권유로 괴산향교와 인연을 맺었고, 그 후로 20년간 향교행사에 꼬박꼬박 참여했다.

술 담배를 하지 않으나 낙천적 성격에 어울리기 좋아하고 솔선수범하니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었다.

“모든 걸 열어놓고 토의하고 소통합니다. 화합이 우선이지요. 욕심과 아집을 버리면 됩니다.”

그는 성실성과 봉사정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기록을 갖고 있다.

의용소방대 최장수 총무
그는 괴산군의용소방대 최장수 총무 경력을 지니고 있다. 1991년부터 2010년까지 총무로만 20년을 봉사한 것. 괴산군 서도협회 사무국장으로도 13년을 일했다. 빛나는 자리도 아니고 돈이 되는 일도 아니지만, 조직을 굴러가게 하는 '쉽지 않은 을'을 도맡아 한 것.
“아무런 조건 없이 봉사했던 거지요. 별명이 '총무'였으니까요. 지금 생각하면 보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는 현재 괴산향교 31대 전교로 활동을 하고 있다. 오랫동안 수석장의 등을 거쳤다.

괴산향교는 괴산군 8개읍면의 초등학교를 돌며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은 충효교육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는 인성은 위아래를 구분할 줄 알고 고마움을 알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유림회 초대회장 추대
그는 최근 괴산군유림회 초대회장에 추대되었다.

괴산군유림회는 지난 9월초 괴산·청안·연풍향교, 계담·화암·화양서원, 충민사 등 일곱 곳에서 3명씩 21명이 참여해 정관을 정하고 창립총회를 열어 화합의 장을 열었다. 부회장에 김한수 박성순 씨, 감사에 최면국 씨, 사무국장에 류병한 씨를 선임했다.

김 회장은 “유교문화 맥이 끊길 위기에 놓여 있다”며 “향교 행사 참석자는 대부분 70대 노년층일 뿐 젊은 후계자는 한 명도 없다“고 걱정했다.

'자랑스러운 직업인' 수상
일흔이 넘은 나이지만 지금도 괴산읍에서 본정이용원을 운영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새벽 6시에 출근합니다. 새벽에 하루 할 일을 준비하지요”

그는 55년째 이용사 일을 하고 있다. 천직으로 알고 고마운 마음으로 일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충청북도 선정 '자랑스러운 직업인'상을 받았다.

자랑스러운 직업인은 한 직업에 20년 이상 종사한 도민을 대상으로 자신의 일에 자긍심을 갖고 지역사회에 헌신 봉사한 도민으로 선발한다.

“나이 들어 일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큰 축복입니까? 손님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주변 사람들과 진심을 나누며 사는, 그래서 존경받는 삶을 사는 김정웅 전교에게서 삶의 향기가 묻어났다. 갈등과 탐욕으로 얼룩진 사람에게서는 절대로 느낄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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