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구조 활동 12년 경력의 베테랑
야생동물 구조 활동 12년 경력의 베테랑
  • 이재근
  • 승인 2015.10.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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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정 석 한국멸종위기 야생동식물보호협회 증평군지회장
▲ 신정석  한국멸종위기 야생동식물보호협회 증평군지회장이 밀렵감시단 차량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 신정석 한국멸종위기 야생동식물보호협회 증평군지회장이 밀렵감시단 차량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동물구조요청 전화 받으면 곧바로 출동
1년 동안 야생동물 구조 건수 60여 건

우리 주위에는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생태계 보전과 야생동식물 보호를 위해 열심인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나름의 생명존중 소신과 봉사의 기쁨 때문일 것이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야생동물 구조를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니고 있는 신정석(47) 한국멸종위기 야생동식물보호협회 증평군지회장을 만나봤다.

영업시간에도 동물구조 나서
신 회장은 증평읍 교동리에서 부인 김민자(46) 씨와 함께 덕우영농한우직판장을 운영하고 있다. 16년 동안 꾸준히 영업을 해온 덕에 손님이 많은 데다 저녁시간에는 단체손님이 찾아 아르바이트생까지 둬야할 정도로 바쁘다. 하지만 그는 동물구조요청 전화만 받으면 득달같이 달려 나간다. 때문에 직판장과 음식점에서 고기를 손질하는 일까지 부인 몫이 된지 오래다. 부인 김 씨의 불만이 없을 리 만무하다.

부인은 “동물구조요청 전화가 음식점이 한창 바쁜 오후 9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주로 접수된다”며 “고기 손질하랴 손님 주문 받으랴 정신없이 바쁘지만 남편은 구조요청 전화만 받으면 언제 나갔는지도 모르게 달려 나간다”고 하소연했다.

그렇지만 부인도 남편의 행동을 그리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부인은 남편이 다친 동물들을 치료를 위해 잠시 집으로 데려올 때면 극진히 보살피고 애정을 듬뿍 주는 걸 봐서 그렇다.


방범대에서 봉사활동 시작
그는 증평읍 덕상리의 평범한 한우 사육 농가에서 태어나 죽리초, 형석중, 형석고를 졸업한 지역 토박이다. 어린 시절부터 요리하는 것이 취미였던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청주에 있는 레스토랑에 취직해 5년간 근무하며 양식을 배웠다. 이후에는 한식당 등에서 일을 하며 한식과 고기 다루는 법도 배웠다.

그러다 지난 1997년 귀향해 아버지와 지인 등 10명이 영농법인을 만들어 운영하던 현재의 덕우영농한우직판장의 식당 주방을 맡아 실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1999년 후반에 인수하게 됐다.

직판장 운영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2001년에 증평역전자율방범대에 입대한 것이 봉사활동의 시발점이다.


구조와 후송 도맡아 처리
방범대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봉사활동 뒤의 즐거움과 뿌듯함을 느낀 그였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야생동물을 구조한 것이 인연이 돼 12년 동안 활동하고 있다. 말 못하는 동물을 위험에서 구조하는 일에 마음이 끌려 고단하지만 고군분투하고 있다. 어린 시절 강아지를 키우고 아버지의 소 사육을 도우며 생활한 것이 동물에 대한 애착심이 생기게 된 연유일 것이다.

“1년 동안 동물 구조 건수가 60여 건에 달해요. 시간을 가리지 않고 구조 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 힘든 점이지요.”

그는 새벽이라도 구조요청 전화를 받으면 회원들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한다. 구조 후 상처가 경미한 것은 계류장에서 며칠 동안 치료한 다음 사고 현장 인근으로 돌려보내고, 다친 상태가 심각한 동물은 늦은 시간이더라도 오창 충북야생동물센터로 후송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을 땐 그를 도와주고 있는 회원이자 친구들에게 맡기지만 웬만한 일은 직접 처리한다. 그는 또 충북장애인연합회와 돋움별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등 지역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학생회원 영입 위해 노력
그는 협회의 단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매월 28일 실시되는 월례회 가운데 여름과 가을에는 회원을 가족 단위로 모이도록 해 계류장 둔치 제초작업을 벌인다. 작업을 마친 뒤에는 모두 둘러앉아 준비해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회원 자녀들에게도 자연보호의 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그의 노력이다.

적은 인원끼리 모여 대화 시간을 자주 갖는 등 회원과도 친목을 돈독히 하고 있다. 회원들의 단합뿐 아니라, 신규 회원 영입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형석고 환경보호동아리 학생들을 학생회원으로 영입했다. 학생들과 함께 겨울철 산속에서 동물 먹이주기 행사를 벌인다. 환경 정화활동과 동물보호 캠페인 등에도 참여시켜 자연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마을공터나 도로 위에서 죽음을 맞는 동물을 처리할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아 산속에 묻어주었지만, 환경오염 소지가 있어 군청과 협의해 완전 소각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는 “사무실이 없어 상당히 불편하고, 보조금도 줄어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며 “차량유지비와 보호 장비구입비 등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시간이 허락되는 한 동식물보호를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부을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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