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구곡 암각자 탁본 전시회 주도한 향토사학자
화양구곡 암각자 탁본 전시회 주도한 향토사학자
  • 신도성
  • 승인 2015.09.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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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 주 중원대학교 교수
화양구곡 바위에 새겨진 모든 글씨 탁본
'양아록' 발견 … 문화재 지정받게 해

▲ 이상주 교수가 탁본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중원대 특별전시관 앞에서 구곡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상주 교수가 탁본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중원대 특별전시관 앞에서 구곡문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요즘 괴산에서는 국제행사인 유기농엑스포가 구름 관중을 몰아오고 있다. 이와 관련 중원대 특별전시관에서는 의미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유기농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여 열리고 있는 '화양구곡에 새긴 조선·명나라 임금 암각 글씨 탁본 특별전'이다.

10년 전부터 구곡문화 연구

전시회에서 선을 보인 탁본은 전국 구곡 가운데 최초로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을 받은 괴산군 청천면 화양구곡의 바위에 새겨진 조선과 명나라 임금의 글씨다. 이와 더불어 송시열을 비롯한 선비들이 쓴 글씨도 선보이고 있다.

조선 선조의 '만절필동(萬折必東)'과 숙종의 '화양서원(華陽書院)' 그리고 명나라 태조의 '충효절의(忠孝節義)', 임진왜란 때 조선을 도와준 신종의 '옥조빙호(玉藻氷壺)', 명나라 마지막 황제인 의종의 '비례부동(非禮不動)' 등 좀처럼 보기 어려운 '왕의 글씨'가 전시돼 있다. 여기에는 글씨를 쓴 사람, 글씨 크기, 서체, 위치, 품평, 뜻풀이 등이 적혀 있다.

이외에도 송시열이 썼다는 '화양동문', 송시열의 제자 민진원이 쓴 '금사담' '첨성대', 송시열이 쓴 '창오운단 무이산공' '대명천지 숭정일월'. 송시열 제자 권상하가 새긴 우암의 시, 김종수가 쓴 만동묘편액, 만동묘비 탁본과 일본인들이 쫀 만동묘비 탁본 등 20점이 전시돼 있다.
당시의 유학사상과 서예의 아름다움을 살펴 볼 수 있는 전시회로 유기농엑스포를 성공적인 개최에 한몫을 하고 있다. 이 전시회는 10월 1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홀로 탁본전시회 이뤄 내

이 작업을 홀로 완수한 이가 중원대 이상주 교수다. 이 대학 향토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이기도 한 그는 이번 탁본전시회의 조사·연구·탁본·집필을 도맡았다.

그는 10여년 전부터 향토문화에 관심을 갖고 화양구곡 바위에 새겨진 글씨에 대해 연구해 왔다. 4km에 이르는 계곡을 오르내리기를 수십번, 바위에 새겨진 글씨를 일일이 찾았고, 이층사다리를 메고 다니며 일일이 탁본을 떴다. 이번 탁본전시회도 그의 노력 덕분에 이루어진 것이다.

“지금하라면 못할 것 같습니다. 연구에 심취했고 40대의 열정이 있었으니 가능했지요. 이제라도 그 연구를 널리 아릴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그는 이번 탁본전시회에 대해 '중국인들은 관심을 가질만 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중국과의 문화교류라는 측면에서는 이만한 소재가 없다“고 강조했다.

3개 국어로 도록 만들어

외국인들에게 편의를 재공하기 위해 전시회 도록은 한글, 한문, 영문 등 3개국어로 제작됐다.

일종의 사명감에서 스스로 탁본을 뜨고 연구해왔던 작업이 이번 유기농엑스포 기간에 전시회를 열어 외국인들에게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 뿌듯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사대주의의 상징으로 폄하되는 만동묘에 대한 다른 시각도 제시했다.

“만동묘는 맥아더동상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움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고 의리의 상징입니다”

그는 “일본인들은 이곳을 항일거점으로 보고 만동묘를 철거하고 만동묘비의 비문을 정으로 쪼아버렸다“며 “그런 치욕을 당하지 않도록 우리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화양구곡은 한국 제일의 구곡이요 문화산수”라며 “화양구곡에 새겨 놓은 명나라 임금의 글씨 탁본을 통해 돈독했던 중국과의 유대관계를 재조명해 앞으로도 더욱 긴밀한 외교관계가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최고 육아일기'양아록'발견

그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육아일기인 '양아록(養兒錄)'을 발견, 조명을 받게 한 장본인이다. 양아록은 tv 프로그램에 방영됐고, 서울시 문화재로 등록되기도 했다.

양아록은 500년전 조선시대의 가정교육은 물론 생활풍속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역사자료다.

조선 중기 문신인 묵재 이문건이 유배 시절 손자의 성장과정을 기록한 쓴 일기형식의 글로 거의 전해지지 않는 조선시대의 육아와 자녀교육, 출산풍속 등 사대부의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로 독보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교수는 문중의 협조를 받아 괴산군 문광면 유평리에 이문건의 신도비를 세우기도 했다.

이 교수는 괴산군 사리면 화산리가 고향으로 청주대에서 학사 석사 과정을 밟았고, 성균관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화양구곡의 '옥조빙호' 탁본을 발굴했고, 충북의 구곡에 새겨진 시를 다수 발견한 향토사학자다. 중원대 한국학과 교수이며 향토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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