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일곱색깔도자기’ 창조한 도예가
세계 유일의 ‘일곱색깔도자기’ 창조한 도예가
  • 신도성
  • 승인 2015.06.30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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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재 영 도예가


“자연물질 이용 전통적 방법으로 만든 창조물”
영국여왕, 전 미국대통령, 일본국왕 등도 소장


▲ 임재영 씨가 차를 마시며 도예와 에너지의 상관관계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다. 원안의 사진은 철채 도자기.
▲ 임재영 씨가 차를 마시며 도예와 에너지의 상관관계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있다. 원안의 사진은 철채 도자기.
중국에 당삼채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칠채도자기가 있다. 칠채도자기는 세가지 색깔이 아니라 일곱까지 색깔이다. 임재영 씨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칠채도자기를 창조한 사람이다.

부모로부터 '핏줄' 대물림

그의 인생역정은 기인이라 불릴만큼 독특하다. 지난 1948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난 그는 도공의 후손이었던 외가와 화가였던 할아버지의 핏줄을 고스란히 대물림했다. 동국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그는 도예가의 길로 들어섰다. 30대 후반에 각각 다른 5개 천연유약으로 빚은 오채도자기를 완성했고, 이를 한 점에 수천만 원을 받고 판매하기도 했다. 그 때 이미 명성을 얻었다.

그 후 그는 한 때 지인들로부터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다.

IMF는 그의 많은 재물을 앗아갔고, 정신마저 피폐하게 만들었다. 이를테면 '정상적인' 생활은 없었다. 직원들의 급여를 챙겨줄 수도 없었고, 가족은 물론 자신마저도 보살필 의지력도 잃었다.

평소 수행에 전념했던 그는 극단의 선택을 한다. 홀홀단신으로 실크로드를 한달 동안 걸었다. 중국 돈황을 거쳐 '돌아오기 힘들다'는 타클라마칸의 사막에서 고행을 자초했던 것. 그저 내면에서 울려오는 신의 음성만을 좇아갈 수밖에 없었다.

10년 간 수행

그림을 불태우고 도자기를 부수고, 사방으로 뻗어있던 모든 길이 다 막힌 다음에야 그 길이 신의 초대였음을 알게 된다.

10여 년의 수행은 그를 절망에서 구한 힘이 되었다. 어떤 스님은 '부처'라며 '은혜에 보답한다'고 친필휘호와 함께 거액의 돈을 건네기도 했고, 낯 모르는 사람이 길거리에서 대뜸 절을 하는 이해하지 못할 경험을 한 터.

그는 세속으로 돌아와 15년 전 전남 고흥으로 향했다. 한적한 마을 폐교, 그곳은 그에게 일생의 꿈을 실현시킨 태토가 된다.

그는 천대받던 조선의 막사발에서 조상의 예술혼을 찾았다. 생활 속에서 얻어야 할 예술을 읽고, 자신의 삶 속에서 창조적 영감을 얻는다.

그 힘으로 칠채도자기 제작에 도전, 성공했다. 그것은 녹유, 청자, 흑유, 철채, 황유, 철유, 백자 등 7가지 유약을 한 몸에 시유하고 뚜렷한 유약색조로 성공시킨 그이의 독창적 창조물이며 순수자연물질을 전통 방법으로 일궈낸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도자기이다.

“이 작품은 창조물입니다. 세계에서 최초의 일로 전통적 방법이고, 순수자연물질로 이루어진 것이지요”

그의 명성은 국내뿐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그리하여 그의 작품은 엘리자베스 영국여왕, 부시 전 미국대통령, 아키히토 일본국왕 등 명사의 소장품이 되었으며, 일본의 도쿄 도쿠리박물관, 독일의 함부르크예술박물관 등에도 전시돼 있다.

계시에 따라 괴산에 정착

고흥 생활을 접고 괴산으로 오게 된 것은 하늘의 계시였다.

“꿈 속에 나타난 노스님이 자신을 이끌고서는 풍광 좋은 곳을 보여주시고는 '이곳이 네 집이다'하고 사라진 곳이 바로 유창리입니다”달천을 굽어보는 야트막한 언덕배기가 삼면을 보듬고 앉은 곳. 그곳이 그의 갤러리이자 생활공간이다.

1층은 찌그러진 옹기, 백년 항아리 등 진기한 민속품 수백 점과 칠채도자기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찢겨지고 깨진 파격적인 도자기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심지어 도자기 파편도 전시해 놓았다. 진귀한 원석, 운석 등도 즐비하다. 일반인의 시각에서 보면 파격을 넘어 충격이다

2층은 회화작품 전시실이다. 무채색과 화려한 원색의 조화는 묵직하되 무겁지 않고, 현란한 듯하나 가볍지 않은 추상화다. 보통사람들의 시각으로는 평가하기 어려운 범주에 속한 듯하다.

갤러리를 돌아보고 차를 마시기 위해 거실로 발걸음을 옮길 때는 뭔지모를 충격이 가해졌다.

독일 박물관에 영구전시

그의 도예작품은 이미 독일의 함박물관에서 영구 임대 전시를 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추상화 전시회 초청을 받은 상태다.

함박물관은 '일곱 색깔 브랜드의 예술'이란 제목을 붙여 도자기 6점, 다완 2점, 다기세트 1벌을 전시해 놓았다. 특별하게도 독일의 세계적인 추상화가 '한스 카이저' 작품 옆에다 전시했다. 그리고 “이 도자기의 특별한 점은 색채 부여에 있다. 하나의 병에 7가지 색깔을 조화시킬 수 있다. 부서진 도자기 조각에서도 예술적 매력이 뿜어 나온다”고 소개했다.

“후년에 함박물관 그림전시회에 초대되었다”며 “세계적인 거장들만 참가할 수 있는 전시회에 참가하게 되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칠채도자기의 특별함은 색감뿐아니라 기(氣)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천혜의 땅' 감물 유창리에 가마와 미술관을 건립, 우리나라의 예술을 세계에 알리는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을, 아니 꿈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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