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에서 연매출 63억 회사 대표로 ‘인생역전’
노점상에서 연매출 63억 회사 대표로 ‘인생역전’
  • 신도성
  • 승인 2015.06.08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 향 희 한백식품 대표

김 구울 때 쓰는 소금 … 미국 FDA서 인증
'연기 안 나는 김 굽는 기계' 개발 '대박'

▲ 박 대표가 한백식품 본사 앞의 '세계로' 다리위에서 세계진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 박 대표가 한백식품 본사 앞의

괴산군 청안면에 구운 김을 생산하는 업체가 공장을 준공했다. 농업회사법인 한백식품이다.

이 회사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제품 퀄리티' 뿐만아니라 회사 대표의 남다르고 화려한 이력 때문이다.

육거리 시장서 김 구워 팔아

박향희(47) 씨는 지금은 연매출액 63억 원 기업의 대표지만, 10년 전만 하더라도 하루에 5만 원 버는 게 힘겨웠던 '노점상'이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3억 원의 빚을 지게 되면서 호구지책으로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김 구워 파는 일을 시작했다.

“절박한 심정으로 10만 원으로 장사를 시작했어요. 들기름을 발라 맥반석 위에서 5번 뒤집어 굽는 김을 팔았지요”

돌에서 직접 구워지는 김은 특유의 향과 바삭함이 살아 있어 곧바로 입소문을 탔다.

시댁에 맡겨 놓은 아이들과 함께 살아야한다는 일념 하나로 밤을 새워가며 일을 했다. 마음속에는 흔들리지 않는 종교적인 믿음이 있었다. 시장건물의 계단과 복도 청소를 하루도 빠짐없이 했다. 겨울에는 따끈한 녹차를, 여름에는 냉녹차를 오고가는 이들에게 무제한 공급했다.

덕분에 2006년도에 SBS '생활의 달인'에 김 굽기 분야의 달인으로 출연했다. 방송에 소개되면서 유명세 타니 그가 굽는 김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생산량이 늘면서 '김을 구울 때 나는 연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는 주변 상인들의 질시어린 항의에 시달려야 했고, 급기야 '연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나가달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따가운 눈초리를 견디다 못해 장사를 포기했을 법도 했지만, 박 대표는 포기 대신 문제해결에 매달렸다.

롯데마트 오디션 뽑혀

주변 지인들의 조언을 들어가며 연기 나지 않는 기기 개발에 몰두했다. 2년의 연구 끝에 개발을 했고, 특허등록까지 마쳤다.

그 기기의 개발은 장사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 그 후 매출이 3배 가까이 뛰었다.

경쟁 업체가 생겨나자 '박향희 김에는 화학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소금을 1000℃의 고온에서 끓여 불순물을 없앤 특별한 소금을 얻어내는 기술도 개발했다.

이 회사에서 김을 구울 때 쓰는 소금은 미국 FDA 인증을 받은 소금이다. 씨앗과 견과류가 혼합된 '오고소김자반' 특허 등 6건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재래시장 구석 맥반석 위에서 구워지던 김이 대형마트의 인기상품이 되기까지의 숱한 어려움을 남다른 방법으로 이겨냈다.

그것의 기본정신은 '나만 잘 돼서는 안 된다'였다. 상대방 입장이 먼저였다. 그 힘은 기대 이상이었다.

박 대표는 이를 밑천 삼아 2008년 '박향희 구이구이김'이란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2012년도에는 롯데마트 오디션에 합격, 중국에서 열린 한국우수상품전 참가해 김자반부문 판매 1위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군계일학이었다. 이로 인하여 각국에서 판권문의가 쇄도했다.

성공담 '성공다큐 최고'에 방송

그의 '인생역전' 성공담은 MBN '성공다큐 최고다'에 방송되기도 했다. 열정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 KBS1TV '강연 100℃'에도 출연했다. 청주시 여성상 신지식인부문에 뽑혔고, 모범여성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성공 비결을 묻자 피나는 노력과 신앙과 같은 긍정 그리고 이타심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했다. 아이디어와 집념의 산물이었다.

“사람들은 보통 '없어서 못 한다'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미 정말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없어도 해야' 했어요”

좌절을 딛고 당당하게 일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한 박향희 대표. 그의 모습은 부단한 노력으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일컫는 '달인'이란 호칭에 딱 어울린다. 더욱 놀라운 것은 달인의 기술에 마케팅을 접목, 성공시킨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다.

견과류 김자반 등 특허 6건

한백식품에서는 현재 카레김자반, 파래김자반, 오고소김자반, 손 구이 김, 크린소금, 참기름, 들기름, 주먹밥 등을 생산한다.

미국, 일본, 홍콩, 중국, 호주, 인도네시아 등 세계 7개국에 진출했다. 대형마트 등에 1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괴산에 공장과 본사를 짓게 된 이유를 묻자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 특성과 유기농업군과의 이미지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10% 가량인 수출비중을 50%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올해 매출액도 100억원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본사 앞에는 한반도 모양의 작은 연못이 있다. 그리고 그 위로 다리를 놓았다. 이름하여 '세계로'다. 그는 출퇴근 때 이 다리를 건너며 해외진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무에서 유를 창조한 기적 같은 성과를 감안하면, 그의 세계진출 꿈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