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희 증평우체국 주무관
성정희 증평우체국 주무관
  • 이재근
  • 승인 2015.03.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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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 발휘해 고객예금 4차례 지켜낸 인물

관심과 배려 바탕 … 전화사기 막아 '귀감'
노사협력증진 유공 등으로 8번 표창 받아

▲ 성정희 증평우체국 주무관이 사무실에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성정희 증평우체국 주무관이 사무실에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활개를 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4차례에 걸쳐 1억 3000여만 원 규모의 전화사기를 막은 우제국 직원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성정희(56) 증평우체국 주무관.
괴산군 칠성면 출신인 성 주무관은 지난 1979년 괴산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칠성우체국에서 별정직으로 근무를 시작해 지난 1984년 4월에 정식직원이 됐다.
“고객 행동보면 짐작돼”
그는 “현금인출기 앞에서 불안해하거나, 휴대전화로 통화를 오래하며, 은행원들을 피하는 등 고객의 행동만 보아도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하고 있다는 짐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의 예금을 지켜낸다는 사명감과 함께 고객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는 배려심 깊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나이 많은 어르신 고객들을 항상 내 부모처럼 생각해 주의 깊게 살핀다. 행동이 조금만 이상하다고 생각되면 즉시 달려가 상황을 파악한 후 민첩하게 대처한다.

고객예금 1억 피해 막아
성 주무관은 지난 2010년 2월 평소 안면이 있는 증평읍 주민 이모(69·여) 씨가 증평우체국을 찾아와 정기예금을 해약신청하면서 당황하는 표정으로 누군가와 계속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것을 보고 한눈에 보이스피싱 사기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는 이 씨가 정기예금 4000만 원을 해약하려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전화사기범과 통화를 해 피해를 막았다.
성 주무관은 “사기범은 자신을 경찰청 과장이라며 속였고, 우체국 정기예금과 적금을 모두 해약해 일반통장에 입금하라고도 했으며, 보안카드는 일회용 패스워드로 발급받는 수법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씨는 우체국을 방문 후 새마을 금고에서 6000만 원을 인출할 계획이었다”며 “자칫 잘못했으면 새마을금고 예금 6000만 원과 우체국 정기예금 4000만 원 등 모두 1억 원을 잃은 뻔 했다”고 회상했다.

70대 노인 재산도 보호
성 주무관은 지난 2012년 2월 청천면에 거주하는 70대 노인의 예금과 보험금 2300만 원 피해도 막았다. 그는 70대 노인이 우체국을 방문해 예금 700만 원과 보험 1600만 원을 중도 해약해 타 금융기관으로 송금하려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보이스피싱 사기사례를 설명하며 송금하지 말도록 했다.
성 주무관은 지난 2013년 2월 청천우체국 고객 이모(69) 씨가 “금일부터 전화가 끊기게 된다”는 연락을 받은 직후 사이버수사대 보안과장이라 사칭한 범인에게 속아 타 은행계좌로 1000만 원을 송금하려던 것을 끈질긴 설득 끝에 막았다.
성 주무관은 지난 6일 주민 강모(45) 씨가 전화사기를 당해 증평우체국에서 현금 130만 원을 타 은행계좌로 송금하려던 것을 막기도 했다. 하지만 강 씨는 우체국에 오기 전 이미 타금융기관에서 보이스피싱 사기로 710만 원을 잃은 상태여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성 주문관은 마지막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주민들이 사기범의 말보다 은행 직원의 설명에 귀를 기우려야 한다”며 “사기범의 말에 현혹돼 은행직원들의 설득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제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범죄사건과 연루됐다는 등을 이유로 전화로 계좌번호, 카드번호, 인터넷뱅킹 정보 등을 묻거나 인터넷 사이트에 입력을 요구하는 경우는 절대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또 그녀는 “만약 보이스피싱이라고 의심되면 해당은행에 문의하는 등 확인을 거친 후 송금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정사업발전, 노사협력 증진 등 공로로 장관· 충청지방우정청장, 괴산우체국장 등으로부터 8번의 표창을 받았다. 지난 2010년 9월에는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을 예방한 공을 인정받아 전국의 우체국을 빛낸 5명의 직원과 함께 호주로 선진지 교육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따뜻한 엄마의 마음을 지니고 있어 직원들로부터 칭송을 받는다. 날씨가 추운 날에는 집에서 인삼과 대추, 생강 등을 가져와 건강차를 끓여 직원들이 수시로 마실 수 있도록 한다.
이영미 증평우체국장은 “성 주무관은 업무는 물론, 모든 일을 세심하고 내일같이 처리하는 직원”이라며 “직원들에게 건강차를 제공해주고 많은 은행사기를 예방하는 것을 보면 봉사정신이 몸에 밴 것 같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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