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극 동아리 ‘수수팥떡’
동극 동아리 ‘수수팥떡’
  • 이승훈
  • 승인 2015.03.16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재미있는 동화세상 선보이는 엄마들


평생학습 통해 배운 재능 지역사회에 기부
극본각색·공연기획·소품제작 스스로 해결

▲ 동극동아리 수수팥떡 회원들이 전래동극 '토끼의 재판'을 선보이고 있다.
▲ 동극동아리 수수팥떡 회원들이 전래동극

▲ 회원들이 전래동극 '홍부리 영감' 공연을 마치고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 회원들이 전래동극

동극은 어린이 스스로가 연기하는 극, 어린이 관객을 위해 어른이 연기하는 극, 어린이가 주인공이거나 주제가 되는 극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동극은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도 한다. 그만큼 교육적 효과가 뛰어나다. 증평에도 어린이들을 재미있는 동화 속 세상으로 이끌어주는 엄마들의 모임인 동극동아리 '수수팥떡'이 있다.

재능기부 일환으로 시작

이 동아리는 증평도서관에서 운영한 평생학습프로그램 구연동화 지도자양성과정을 수료자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허정남(42) 씨와 연정숙(39) 총무 등을 주축으로 6명이 뜻을 합쳐 만들었다. 이들은 평생학습으로 배운 재능을 아이들에게 베풀겠다는 재능기부 일환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동아리 명칭도 '수수팥떡'이라고 지었다. 수수팥떡은 백일이나 생일에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이웃과 돌려먹던 음식이다.

허 회장은 “내 아이만이 아니라 내 이웃의 아이도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다.

매년 한 작품씩 공연

동아리는 1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모두 30~40대의 주부이기도하고 다른 생업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평생학습프로그램에서 취득한 자격증으로 구연동화 지도사, 독서 지도사 등으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 이들은 매주 금요일마다 증평도서관 3층 평생학습실에서 오전 10시에 모여 2시간 정도 연습을 하며 공연을 이어간다.

'수수팥떡'은 지난 2012년 친구들과의 문제를 다룬 '무지개물고기'를 시작으로 전래동화 '혹부리영감', '토끼의 재판' 등 모두 세 작품을 공연 무대에 올렸다. 거의 매년 한 작품씩을 소화한 것이다.

이들은 단순히 책으로 읽는 동화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동극을 선보였다. 최신 유행어와 음악도 넣고, 코믹도 섞고, 반전도 만들었다. 아이들에게 유익한 동화를 선정해 직접 각색했다. 그 기간만도 거의 2~3개월이 걸린다. 각색된 극본으로 동화구연을 연구하고 동극의 동선을 구성한다. 극본에 맞춰 의상과 소품, 음향 등을 하나하나 손수 준비하며 연습을 한다. 그러다보니 한 작품이 공연되려면 거의 6개월여가 소요된다. 고생한 만큼 긴 시간동안 준비한 작품이 끝나면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그 마음은 다음 공연의 발판으로 돌린다.

열정 있는 배우 모집

이들에겐 무대에 설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 아이들이 관객이라고 쉽게 생각하기도 했는데 막상 무대에 오르려하니 아이들 눈에서 광선이 나오는 줄 알았다고 너스레를 떠는 회원도 있다. 첫 무대에 오를 때 대사를 잊을까봐 진땀 꽤나 흘리기도 했다. 이제 3년차가 되다보니 아이들의 반응에 따라 애드리브를 치기도 하는 여유도 생겼다.

의외인 것은 노년계층을 대상으로 공연했을 때 어르신들의 반응이다. 호응이 뜨거웠다. 공연 예약까지 하는 곳도 생겼을 정도다.

동아리가 이 정도까지 오는 데는 증평도서관의 도움이 컸다. 증평군의 우수동아리에 2년 연속 선정돼 지원을 받으면서 소품들도 화려해졌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어려움은 있다. 자비를 들이며 공연을 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보니 경제적인 부담감 해결은 난제라고 할 수 있다. 또 하나가 배우문제다. 무대의 크기는 상관없지만 많지 않은 회원이기에 다양한 작품을 하는 것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연 총무는 “우리 동아리는 회원을 수시로 모집하고 있다”며 “열정을 가지고 본인의 삶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픈 많은 주부들을 위한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 / 니 / 인 / 터 / 뷰


허 정 남 회장
허 정 남 회장
“작품 무대에 올릴 때 보람 느껴”

허정남 회장은 동극동아리 '수수팥떡'의 창립회원으로 지금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극본 각색도 하고, 음향도 그의 담당이다. 배우 대타도 그의 역할이다.

그는 “나나 연 총무나 동극에 대해 배운 적은 없지만 직접 연극을 보기도 하고 스스로 공부도 하며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했다”며 “그렇게 작품 하나하나를 무대에 올릴 때마다 보람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많은 주부들이 자신의 능력이나 재능을 살리지 못 하는 것이 가장 아쉽다”며 “도서관마다 좋은 강좌가 있으니 많은 주부들이 참여해 본인들의 잠재된 재능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유롭지 못한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며 “힘들겠지만 아이들의 웃음을 보며 더욱 힘을 내게된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