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 농축산순환자원화시설 가동 차질
증평 농축산순환자원화시설 가동 차질
  • 이승훈
  • 승인 2015.02.10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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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증기 발생 과다…설비고장 빈번·안전사고 발생
밀폐형 건물 개방 놓고 증평군·영농조합 '대립각'

▲ 농축산순환자원화시설 반입구 옆에 수증기 과다발생으로 잦은 고장을 일으켰던 이송 설비가 방치돼 있다. 개방형으로 돼 있던 건물 외벽을 추가로 막은 흔적이 있고, 일부는 최근 제거돼 환기구로 이용되고 있다.
▲ 농축산순환자원화시설 반입구 옆에 수증기 과다발생으로 잦은 고장을 일으켰던 이송 설비가 방치돼 있다. 개방형으로 돼 있던 건물 외벽을 추가로 막은 흔적이 있고, 일부는 최근 제거돼 환기구로 이용되고 있다.


증평광역친환경농업단지의 핵심인 농축산순환자원화시설(이하 자원화시설)이 가동을 시작한지 4개월여 만에 각종 문제가 발생돼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자원화 시설은 악취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유기질 비료 생산시설이 설치된 건물을 밀폐형으로 건립하다보니 내부 수증기 과다 발생으로 습도가 높아져 잦은 기계고장, 안전사고, 종사자 건강 위협 등이 발생되고 있어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증평군과 증평광역친환경영농조합법인(이하 영농조합)은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 사업 일환으로 사업비 40억 원을 들여 도안면 도당2리 일원(사곡로 306) 7785㎡에 건축면적 3136㎡ 규모의 자원화시설을 완공해 지난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가동에 앞서 영농조합은 악취 발생을 차단해야 한다는 군의 요구에 따라 설계변경을 통해 개방형 건물을 밀폐형으로 바꿨다. 문제는 공장 전체 외벽에 걸쳐 처마 아래로 폭 1.5m 정도 크기로 통풍을 위해 개방됐던 벽체를 전부 막은 탓에 동절기에 접어들면서 건물 내외의 온도차에 의해 대량의 수증기가 발생되면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전기로 가동되는 유기질비료 생산 설비가 잦은 고장을 일으켜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빈번하게 발생됐다.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되자 영농조합은 지난달 막았던 외벽 일부를 철거하고 시설을 가동했으나 과다하게 발생되는 수증기를 잡지 못해 부심하고 있다.

영농조합에 따르면 AS나 개인비용으로 처리된 고장을 제외하고도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모두 12차례에 걸쳐 기계설비 고장이 발생됐다. 모터가 고장이 제일 많았고, 전선 훼손, 기타 부품 고장 등이 발생돼 1070만 원의 수리비가 소요됐다. 또한, 설비 고장이 발생될 때마다 2~3일 간 가동이 중단되는 바람에 적지 않은 손해가 발생되기도 했다. 또한, 공장 내부에 과다한 습기로 인한 결로현상으로 천장이나 벽체 등에서 비 오는 듯 물이 떨어지면서 발효돼야할 분뇨에도 악영향이 초래돼 유기질 비료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영농조합은 현재 30만 포대를 주문받았으나 지난 10월부터 현재까지 13만 포대 밖에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공장 내부에 시야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수증기가 많이 발생돼 안전사고가 발생될 뿐만 아니라 작업자들도 호흡곤란을 느끼는 등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달 작업인부 임 모(54) 씨와 이 모(48) 씨 등이 장비 점검을 위해 계단을 오르다 수증기 과다발생으로 시야를 가리는 바람에 미끄러지면서 5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영농조합 측은 군에 건물 개방을 요구하고 있지만 군이 인근 주민들의 악취 피해를 우려해 건물 개방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등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영농조합은 당초 개방형 건물로 신축했으나 군이 임의로 설계를 변경했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공장 가동이 제대로 되도록 한 다음 다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순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군은 문제의 심각성은 이해하지만 악취 발생을 차단하는 것이 주민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무조건 건물을 개방할 수 없고, 탈취시설을 최대한 이용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물을 개방하더라도 악취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 주민들과의 협의를 거친 후에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농조합 관계자는 “오는 3월까지가 유기질비료 수요가 많은 성수기인데 이 시기를 놓치면 적자 폭이 너무 커질 뿐만 아니라 소비자와의 신뢰도에도 큰 타격을 입는다”며 “주문 받은 물량조차 생산을 못하고 있는 만큼 하루속히 문제를 해결하고 정상적으로 공장을 가동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장비가 움직이는 현장에 수증기가 과다하게 발생돼 시야확보조차 안 돼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를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우리가 문제해결을 위해 제시한 방안은 무시하고 무조건 건물 개방을 주장하는 것을 이치에 맞지 않다”며 “우리는 최대한 영농조합에서 원하는 대로 사업 추진을 도운 만큼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을 묵과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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