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임꺽정문학공원 머리 맞대야
[기자수첩] 임꺽정문학공원 머리 맞대야
  • 신도성
  • 승인 2014.10.2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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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성 기자(커뮤니케이션학 석사)

신도성 기자(커뮤니케이션학 석사)
신도성 기자(커뮤니케이션학 석사)
괴산군은 지난 4월에 열린 충북도 지역균형발전 정책 컨설팅에서 지역 보훈단체와 벽초문학공원 건립을 논의했다. 100억 원(국비 50억 원 포함)을 들여 벽초 생가 인근에 문학공원을 만들고, 트래킹 코스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보훈단체가 크게 반발하자 일단 백지화시켰다.

보훈단체가 진보성향의 인사들이 주도하는 홍명희문학제를 반대하는 것은 일견 이해할 수 있다. 작가가 공산주의자기 때문이다.

괴산군은 이미 임꺽정을 마케팅 도구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고추를 들고 있는 임꺽정 동상이 세워졌다. 임꺽정 선발대회도 열고, '임꺽정로'란 도로명도 있다. 그래서 임꺽정이 괴산의 공식 마스코트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문학공원 조성도 기존의 시각과 다른 눈으로 분석하면 긍정적일 수 있다. 홍명희를 기리는 기념관이 아니라 소설 임꺽정을 연구하고, 작품 가치를 재조명하는 공간으로 조성하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정치적 이념적 시각에서가 아니라 문학적 역사적 경제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가의 사상과 작품성은 구별돼야 한다. 작품의 문학적 성과와 역사적 가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명칭을 임꺽정 문학공원으로 바꾸고, 초점도 작품에 맞춰지면 되는 일이다.

요즘 6차 산업이 화두다. 핵심은 체험 관광 서비스다. 기념비적인 소설 '임꺽정'이라는 빛나는 콘텐츠를 지닌 문학서비스는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부족하지 않다. 소설 '임꺽정'은 한국 근대소설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세부 묘사가 정밀하고, 조선시대의 풍속을 탁월하게 재현하고 있다. 정치적 이념에 묶어 두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문화유산이다.

이제는 지역 주민과 괴산군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통일문학 운운할 필요는 없다. 이건 훗날 필요한 이야기다. 지역주민 전체의 이익이 우선돼야 한다. 모든 사회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이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보훈단체 회원들은 누구보다도 애향심 강한 괴산군민이다. 소설 '임꺽정'을 중심으로 한 세미나에 이들을 초청, 공감대를 형성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역사적인 판단에는 '타이밍'이란 게 있는 법이다. 오십년 후 쯤 후손들이 '임꺽정 문학공원 조성 반대' 행위를 어떻게 평가할지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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