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식 늘푸른농원 대표
김범식 늘푸른농원 대표
  • 신도성
  • 승인 2014.08.2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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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란스 대량 재배에 성공한 농업인

'농업도 연구 · 개발하면 성공한다'는 것 증명
'신이 내린 곡물' 아마란스, 소득작물 '주목'



▲ 김범식 늘푸른농원 대표가 아마란스 작황을 살피고 있다.
▲ 김범식 늘푸른농원 대표가 아마란스 작황을 살피고 있다.
빨강 노랑 주황색 이삭이 탐스럽게 달려있다. 들판이 알록달록한 '꽃 아닌 꽃'들로 뒤덮여 있다. 산들바람에 오색물결을 이루는 건 바로 '아마란스'. 멀리서 보면 관상용으로 조성한 꽃밭을 연상시킨다. 괴산군 문광면 신기리 '아마란스' 농장 풍경이다.

완전식품 '아마란스'

'아마란스'는 '영원히 지지 않는 꽃'이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말이다. 이 작물은 남미 안데스산맥 고산지대에서 5000여 년 전부터 재배된 곡물이다. 마야시대부터 시리얼로 먹어왔다고 한다. 비름과에 속하는 1년생 작물로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고 파종 후 120일 후면 수확이 가능하다.

아마란스 씨앗은 불포화도가 높은 양질의 지방산과 칼슘, 철, 마그네슘 등 다량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다. 게다가 라이신, 타우린 성분까지 함유하고 '신이 내린 곡물'로 불린다. 단백질 함량이 15.7%로 매우 높고 라이신·타우린 등 균형 잡힌 아미노산 구성으로 영양학적 관점에서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알려져 있다.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면역력도 높일 수 있는 만능 곡물이다. 선명한 색깔의 이삭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재배되기도 한다.

어린 잎은 새싹 채소로 활용할 수 있고, 잎으로는 차를 우려 마실 수도 있다. 건강뿐 아니라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씨앗은 잡곡처럼 쌀과 혼합해서 먹으면 좋고, 선식 환자식 등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시리얼로도 안성맞춤이다. 국수나 과자 재료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고품질 사과 생산 '주목'

안데스 작물인 아마란스를 도내에서 최초로 대규모로 재배하는데 성공한 인물이 있다. 주인공은 문광면 신기리 이장이며 늘푸른농원 대표인 김범식(57) 씨다. 그는 수년 전 농협 새농민상을 수상했고, 경종대상도 수상한 '앞서가는 농부'다.

새농민상은 우수농산물을 생산하고 농업기술 수준을 향상시킨 농업인에게 주어지는 영예로운 상이다. 경종대상도 쉽게 받을 수 있는 상은 아니다. 연구하고 도전의식이 강한 농업인만이 받을 수 있는 상이다. 김 대표의 집 거실 진열장엔 상패가 수두룩하다.

그는 배, 사과, 절임배추 등으로 연간 억대의 순수익을 올리는 부농이기도 하다. 괴산지역에 과수 개념이 희박하던 30년 전 배밭을 만들어 성공했고, 최근에는 사과밭을 가꿔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생산한 사과는 일반적인 사과보다 두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고품질 사과 생산 비결을 묻자 별거아니라는 듯 “적과를 제대로 했고, 액비를 충분히 살포해 지력을 살린 덕분”이라고 했다.

“괴산 재배 적지 작황 양호”

그는 올해 괴산군농업기술센터와 충북농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1ha의 밭에 아마란스 3종과 퀴노아를 재배했다. 지난 3월 20일 파종했고, 5월 2일 환경의 제한을 받지 않는 노지에 정식했다.

김 대표는 “현재 작황은 기대 이상”이라며 “강원도 고랭지농업연구소 관계자가 보고는 깜짝 놀라더라”고 말했다.

괴산군농업기술센터는 8월 중순쯤 씨앗의 수확량과 마케팅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농가 보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앞으로 일반농가에도 보급,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 4곳에서 이들 작물 재배가 시도되고 있다”며 “괴산은 준고냉지로 기후가 서늘하고 물 빠짐이 좋아 재배 적지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란스는 파종기에 적당량의 퇴비만 주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농약이나 비료를 살포하지 않아도 돼 친환경재배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꽃을 피워 관광농업에도 활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작물이라는 것이다.

강원도에서는 아마란스를 집단적으로 재배하는 영농조합을 결성, 화려한 꽃을 이용한 관광농업과 함께 씨앗을 수확, 학교급식으로 납품하는 등 농가소득 증대를 꾀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하는 농업인의 표본

그는 “이 작물은 거의 수입되는 작물로 시중 판매가격은 500g에 2만원 선으로 쌀보다 20배 이상 높다”며 “고소득 작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기 괴산군농업기술센터 주무관은 “아마란스는 다양한 식·의약 소재로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아 새로운 소득 작물로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포화상태에 이른 대학찰옥수수 후속타를 개발하기 위해 아마란스와 퀴노아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농업기술센터는 이번 시험재배를 통해 괴산지역 중산간지대에서의 재배 가능성을 검토하고, 수입 대체 효과와 농가 예상 소득 등을 분석할 계획이다.

생각하며 뛰는 스트라이커가 골을 넣듯, 연구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는 농부가 성공 가능성이 높다. 김범식 대표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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