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천 이용사기능장
이재천 이용사기능장
  • 이승훈
  • 승인 2014.07.26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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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장 꿈꾸는 40여 년 외길 인생

충청도 최초 '이용사기능장' 획득
'현대한국인물사'에 등재된 증평인

▲ '이재천 헤어샵' 이재천 대표가 단골손님의 머리를 깎으며 즐거워 하고 있다.
충청도 최초의 이용사 기능장이며, 의용소방대장으로 활동하며 국민훈장목련장을 수상해 지난 6월 발행된 '현대한국인물사'에 당당히 이름 석 자를 올린 이재천(57) 이용장.

대(代) 이어 이용사의 길

증평읍 교동리에 자리한 '이재천 헤어샵'. 그가 면허를 취득하면서부터 40여 년간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이 이용장이 처음으로 가위를 잡은 것은 열여섯 살이 되던 해였다. 이용실을 운영하던 부친이 갑자기 작고하면서 가장이 돼야했다. 그는 다니던 중학교를 중퇴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가위를 잡았다. 2대에 걸쳐 이용사의 길을 걷게 된 그는 보조생활 3년을 마치고 열아홉 나이에 당당히 이용사 면허를 취득했다.

그는 “지금이야 학원만 다니면 이용사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보건증에 3년 동안 도장이 찍혀야 했다. 한마디로 실무경력 3년이 돼야 비로소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며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우며 가게 문 닫으면 혼자 연습하고, 욕도 많이 먹었다”고 회고했다.

면허를 취득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이 부친이 운영하던 이용실을 인계 받은 것이다. 어린 나이에 이용실을 운영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어머니의 도움을 받으며 기반을 다져나갔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선천적인 손재주 덕분일까. 그의 솜씨가 입소문을 타면서 손님이 늘어갔다.

33년 만에 기능장 획득

이 이용장이 실무경력 11년 이상이 돼야 시험자격이 주어지는 기능장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부터다. 이용사를 천직으로 여기던 그였고, 기술 또한 인정받고 있었지만 기능장이란 타이틀은 쉽게 얻어지지 않았다.

매일 오전 8시에 가게 문을 열고, 쉴 새 없이 몰려드는 손님을 상대하다보면 기능장 도전을 위한 수련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가게 문을 닫고 밤늦은 시간까지 연습하고, 매주 화요일 정기휴일에는 거의 하루 종일 연습을 했다.

그는 “힘은 들었지만 내가 이루고 싶은 꿈에 도전한다는 것에 즐거웠다”고 했다.

이 이용장이 기능장 도전에 성공한 것은 지난 2004년. 내리 2번을 실패하고 3번째 도전에 필기와 실기시험에 잇따라 합격했다. 공교롭게도 이용사 면허를 따려고 보조생활을 하던 것도 3년, 기능장이 되는 것도 3년이 걸렸다. 열여섯 살에 처음으로 가위를 잡은 지 33년 만이다.

그의 이용사기능장 획득은 당시 충청도에서 처음인데다가 전국에서 21번째였기 때문에 대단한 화제가 됐다. 신문에 기사가 실렸고, TV에도 출연하는 등 하루 아침에 유명인사가 된 것이다.

“3년 만에 기능장이 된 것도 대단히 빠른 것이라서 대단하다고 칭찬도 많이 받았고, 충청도에선 첫 이용사기능장이라 사람들의 관심도 많이 받았죠. 벌써 10년 전 이야기네요. 하하”

끝없는 노력과 봉사

이 이용장은 그동안 못 배운 설움도 해결했다. 최종학력이 중학교 중퇴였던 그는 야간에 청주로 검정고시학원을 다니며 고등학교 졸업장을 땄다.

그는 오래전부터 재능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매월 1회씩 정기휴일에 충북재활원을 찾아 봉사를 꾸준하게 해오고 있다. 이밖에도 증평지역에 사는 거동불편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을 찾아 이발을 해 주며 정을 나누고 있다. 또한, 교도소를 방문해 이용기술을 가르치며 바른 길을 가도록 인도하고 있다.

그에게 가장 큰 보람으로 남은 일은 자신이 가르친 수형자가 사회에 나와 새 삶을 살아가면서 고맙다고 전화해 준 일이라고 한다.

국민훈장 목련장 받아

이 이용장은 지난 2011년 제49주년 소방의 날 기념행사에서 의용소방대원 자격으로 국민훈장목련장을 받았다.

그는 젊은 나이에 증평읍의용소방대에 입대해 33년 동안 재난현장에 510여회 출동해 70여 명의 생명을 구조하는 일과 500여억 원의 재산을 지키는 일을 지원하고 재난수습과 복구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받았다. 이제는 추억이 된 의용소방대 활동이지만 언제나 마음만은 의용소방대원으로 살아가길 그는 원하고 있다.

그는 이제 기술인으로 최고의 경지에 이른 사람에게 주어지는 '명장'의 꿈을 키우고 있다. 기능장으로 상당 기간을 근무해야하고, 그 분야에서의 능력과 사회공헌 등 인품까지 갖춰야 하는 등 모든 부문에서 인정받아야 하는 '명장'. 그는 명장이 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가겠노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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