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태 효 괴산꽃차연구원장
정 태 효 괴산꽃차연구원장
  • 신도성
  • 승인 2014.06.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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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차(茶)의 매력에 흠뻑 젖은 귀농인

괴산군 대표해 국제차문화대전 참가
“꽃차 지역 상품으로 개발하고 싶어”



▲ “꽃차는 맛을 음미하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강조하는 정태효 원장
▲ “꽃차는 맛을 음미하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고 강조하는 정태효 원장
“꽃잎이 펴진다. 그리고 찻물은 붉은 색으로 물든다.”

잘 말린 꽃잎을 찻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붓는 순간, 꽃잎이 활짝 펴지면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시 피어나는 꽃.

물 맑고 공기 좋은 화양동으로 귀농해 꽃차의 매력에 푹 빠진 사람이 있다. 괴산꽃차연구원장 정태효(55·여) 씨다.

직접 만든 꽃차 120가지

그는 몇 년 전 귀촌하기 위해 주말마다 괴산에 오면서 꽃차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서울에서 녹차연구가로 활동했던 그는 지천에 널린 꽃이 아까운 생각이 들어 꽃차를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꽃을 원래 좋아했어요. 그리고 제가 다도강사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접목시킬 수 있었어요.”

그가 지금까지 만든 꽃차 종류는 120여 가지. 그 많은 차 종류를 외우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괴산군 최초의 꽃차 전문가다. 이달 초순에는 1주일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12회 국제차문화대전에 괴산군을 대표해 참가하기도 했다.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 대만, 영국, 스리랑카, 베트남 등의 차 문화를 비교 체험할 수 있는 장소에 당당히 괴산꽃차를 들고 참가한 것이다.

미각과 시각 동시에 만족

오감으로 즐기는 꽃차에 매력을 느끼면서 지인들에게 선물로 주기도 하고, 꽃차를 함께 즐기다보니 가르쳐달라는 요청이 많아지더라고. 그러던 중 괴산야생화연구회에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꽃차 강좌를 맡게 됐다고 한다.

그로 인해 괴산군농업기술센터 친환경농업대학 여성 수강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실시하게 되었다.

“찻잔 속에서 활짝 핀 꽃은 보기만 해도 마음을 맑게 해주고 그윽한 향을 맡으면 스트레스도 저절로 풀리지요.”

수강생들은 무엇보다 꽃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그 매력의 첫 번째로 꼽는 것은 힐링 효과.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꽃을 대하고 오감을 자극하는 꽃향기에 취하다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입을 모은다.
꽃차는 기능성 차라기보다는 오감, 특히 시각을 즐길 수 있는 차다. 감각의 87%를 시각이 차지한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꽃차는 여성에게 어울리는 차다. 미각을 즐기는 재미도 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하고 행복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괴산군 1호 '꽃차소믈리에'

그는 소위 말하는 꽃차소믈리에(Sommelier)다. 차의 재료가 되는 식물의 이름과 특성을 알고 꽃차의 색과 맛을 분별할 수 있는 꽃차전문가. 꽃차를 추천하고 만드는 일뿐 아니라 관리, 저장 등 다양한 일을 도맡는다.

꽃차는 비비는 과정 없이 건조만으로 완성되므로 차의 맑은 맛과 꽃의 미묘한 향기, 눈으로 즐기는 꽃 색에서 나오는 치유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역설했다.

꽃차 전문가 양성이 목표

화양동 연구원에서 꽃차 만들기를 배우고 있는 주민 오연숙(53) 씨는 꽃차 만들기를 배우며 시골생활의 단조로움과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꽃향기를 맡으면서 배우다 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아름다운 빛깔이 우러나는 것을 보면 복잡했던 고민들은 어느새 사라지고 행복해져요.”

꽃은 청정지역에서 나는 오염 안 된 꽃만 채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꽃잎은 살짝 덖어서 말리면 2년까지 보존할 수 있다”고 했다.

매화나 진달래처럼 꽃잎이 얇은 것은 그늘에서 며칠간 말렸다가 서늘한 곳에 보관하면 두고 쓸 수 있다. 장미나 모란처럼 꽃잎이 두꺼운 것은 그늘에서 말린 뒤 수증기에 살짝 쪘다가 다시 말려야 빛깔이 쉬 변하지 않는다.

꽃차 만들면서 '마음수련'

그는 “덖을 때 타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며 “바닥이 얇은 것은 온도조절이 어려워 자칫 탈 염려가 있기 때문에 3중바닥 스테인레스 팬을 쓰면 좋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꽃차의 백미는 백화차라고 강조한다.

“꽃차의 백미는 백화차입니다. 사계절을 상징하는 색과 맛의 조화를 담고 있거든요. 백 사람의 손길로 백번 이상 갈무리해야 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것이죠.”

백화차는 서로 다른 꽃잎이 찻잔에 들어가더라도 균일한 맛과 향, 색을 낸다는 것이 또 하나의 매력이다. 백화차는 일명 '사랑의 차'로, 가족 간의 화목, 연인과의 사랑, 동료와의 따뜻한 나눔 등을 생각하며 백화차를 즐기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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