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조경 대표 허봉환
진홍조경 대표 허봉환
  • 신도성
  • 승인 2014.05.09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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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6년생 미선나무 2만 그루 기증


미선나무 매력에 빠져 미련없이 공무원 퇴직
“괴산을 널리 알릴 수 있다면 아깝지 않아요”


▲ '가시 없는 엄나무' 를 살피고 있는 진흥조경 허봉환 대표
괴산군 청천면에서 진홍조경을 경영하는 허봉환(64) 대표. 그는 얼마 전 6년생 미선나무 2만 그루를 괴산군에 기증했다.

판매금액으로 따지면 1억원 어치가 넘는다. 2만 그루는 그의 농원에 있는 5년생 이상된 미선나무의 10%에 달하는 분량이다.

미선나무는 한국자생종으로 멸종위기식물로 지정됐고, 환경부에서 '보호양생식물'로 지정한 희귀식물이다.

그는 청천면 귀만리 가락골 청정지역 3ha 농장에서 미선나무, 매화나무, 가시 없는 엄나무 등을 재배하고 있다. 곰취, 어수리, 산도라지, 더덕, 만삼 등 30여종의 산야초도 재배한다.

“돈을 생각했다면 2만주를 기증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썬뜻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고향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 기증했다.




애향심에 1억원어치 기증


그가 고향에 억대의 '자식같은 미선나무'를 기증하게 된 것은 사회공헌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사심 없이 지역사회를 위해 공헌하는 개인은 많지 않다. 대부분 사업의 성공이나 정치적 목적을 염두에 두고 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면에서 그의 자발적인 기부는 귀감이 되고 있다.

낙영산 가락골 농장에서 만난 그는 무엇엔가 미친 사람들(사족 - 비리와 불법으로 치부하는 돈에 미친 인간은 빼고)이 공통적으로 보이는 행복감이 높은 삶을 영위하고 있음이 한눈에 보였다.

“괴산에 조성중인 성불산휴양림에 미선나무 2만 그루를 심으면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소가 될 것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나무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나무와 함께 한 일생이 행복했고, 충만한 삶이었다고 했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나무와 함께하는 시간 '행복'


그가 미선나무와 인연을 맺은 것은 괴산군농업기술센터 지도사로 근무하던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산림청 직원과 함께 미선나무 자생지를 조사하던 그는 미선나무 꽃의 향과 자태에 반했다. 흰색, 상아색, 분홍색 등 꽃 색깔 별로 대량 증식법까지 연구했다. 30여년간 근무했던 직장을 미련 없이 그만 두고 2000년부터 본격적인 나무 심고 가꾸기에 돌입했다.

그가 키우고 있는 미선나무는 수십만 그루에 이른다. 비닐하우스에서 꺾꽂이로 번식시키고 있는 것만도 20만 그루에 달한다.



'가시 없는 엄나무' 연구 몰두


7년 전 청천에 농장을 마련한 뒤에는 매화나무에도 많은 관심을 기우렸다. 그가 키우고 있는 매화의 종류는 원앙매 오색매 금매 수양청매 수양홍매 수양분홍매 수양녹양매 수양백매 등 25종에 이른다.

그는 살구나무에 접을 붙이는 변이삭아접을 스스로 개발했다. 봄에 접목하면 성공률이 80%에 이른다.

요즘은 '가시 없는 엄나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엄나무 순은 기능성 웰빙식품으로 두릅보다 향이 진하고 효능이 탁월하다. 더구나 이 나무는 가시가 없어 작업이 용이할 뿐아니라 수확량도 20% 가량 더 많다. 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어 산림이 전체 면적의 75%에 이르는 괴산의 특산품으로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그는 “작목반을 구성해 특화시킨다면 주민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산야초 체험농장 만들 것”


허 대표는 서울에서 국내 굴지의 기업에 근무하던 아들을 농장으로 불러 내렸다.

귀농한 아들(주영 30)은 미선나무를 활용한 전통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을 수시로 드나들며 히트작을 내기 위해 젊음을 불태우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역할분담을 하기로 한 것. 그는 '세계 유일의 나무를 활용한 세계 유일의 명품주가 탄생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처음 보는 매화나무 가지가 땅을 향해 뻗고 있는 곳, 지인들이 찾아와서 채취해 가라고 뿌려 놓았다는 취나물이 지천에 깔린 곳. 명경지수에 가는돌고기가 떼 지어 노는 곳 - '느티울 무릉도원'이라면 지나친 말일까?

'취나물에 싸서 먹는 삼겹살 맛이 일품'이라며 봄이 가기 전에 꼭 한번 오라고 당부하는 모습에서 인간미가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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