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나들이 목욕봉사단
탕탕나들이 목욕봉사단
  • 신도성
  • 승인 2014.04.20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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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드립니다”

▲ 탕탕나들이 목욕봉사단 단원들이 봉사활동을 마치고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 탕탕나들이 목욕봉사단 단원들이 봉사활동을 마치고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오지서 모셔다 목욕 서비스·갈비탕 대접
차량 아닌 대중목욕탕 이용 충북도 최초


괴산군에서 자원봉사 활동이 시작된 것은 20년이 넘는다. 괴산군자원봉사센터 역시 20년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실제 자원봉사 활동인원이 4500여명에 이르는 우수 자원봉사센터다.
이곳에서는 사랑의 점심나누기, 가족봉사단 운영, 이·미용서비스, 목욕서비스, 발마사지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목욕봉사를 실시해 지역주민들로부터 칭송을 듣고 있다. 차량을 이용한 이동목욕봉사가 아닌 대중목욕탕을 이용하는 본격적인 목욕봉사는 충북도에서 최초로 실시되는 것이다.

노인 목욕 서비스 '맞춤형 봉사'
괴산군은 인구는 적지만, 면적은 서울특별시보다 넓다. 그러나 목욕탕은 괴산읍에만 있다. 그래서 노인들이 목욕탕을 이용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자원봉사센터는 이런 지역 특성을 고려해 차량을 이용한 목욕봉사를 실시해 왔다. 그러다 올해부터 읍내 목욕탕을 이용한 목욕봉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다.
이주미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은 목욕서비스는 다수의 복지대상에서 제외된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봉사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할아버지도 실시 계획
대상은 오지마을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이며, 목욕 서비스와 식사 모두 무료다. 현재는 할머니만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사회단체 남성 회원의 지원을 받아 할아버지도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이 봉사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평소 목욕탕을 이용하기 힘든 홀로 사는 노인이나 장애인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목욕 후에는 갈비탕이나 민물매운탕 등 자원봉사센터에서 마련한 따뜻한 점심식사를 나누며 가족 같은 분위기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산골 마을이 갈수록 고령화되어 자원봉사의 손길이 필요해요. 그래서 '찾아가는 봉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안명자 회장은 “처음에는 마음만 앞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는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목욕봉사라는 작은 사랑을 실천하면서 행복해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청안면 백봉리의 장모(76) 할머니는 “차를 태워 데려다 목욕시켜 주고, 맛있는 점심까지 사 준다”며 “봉사하시는 분들이 멀리 사는 자식보다 낫다”고 말했다.
청안면 부흥리의 윤모(80) 할머니는 “바쁠 텐데 시간을 내서 때도 밀어 주고 머리도 감겨주고 …. 너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소수면 소암리 김모(82) 할머니는 “혼자서는 목욕을 못하는데, 옷 입고 벗는 것 까지 도와주니 얼마나 고마운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할머니는 또 “친딸같이 살갑게 대해줘서 너무 좋다”고 했다.

15명이 2개 팀으로 나눠 실시

▲ 봉사단원들의 도움으로 목욕을 마친 어르신들이 버섯전골 식사 대접을 받고 있다.
▲ 봉사단원들의 도움으로 목욕을 마친 어르신들이 버섯전골 식사 대접을 받고 있다.
목욕봉사단은 주부와 자영업을 하는 지역주민 15명으로 조직됐다. 1팀당 7명, 2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1팀은 송태령(문광면)·최순(칠성면)·김월옥(연풍면)·유명순(괴산읍)·정연순(괴산읍)·유은옥(문광면) 씨 등 6명이고, 팀장은 양영순(괴산읍) 씨가 맡고 있다.
2팀은 이은희(문광면)·천면순(감물면)·조성순(사리면)·김희수(사리면)·김선희(괴산읍)·김기영(괴산읍) 씨 등 6명이고, 팀장은 유영희(괴산읍) 씨가 맡고 있다.
이들은 매월 첫째·셋째 목요일에 불정면·소수면·문광면·청안면 오지마을의 노인들을 모셔다 서비스한다. 지난 3일에는 소수면 소암리 노인 10명, 지난 17일에는 청안면 백봉리 노인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자원봉사센터에서 거주지까지 차량을 운행해 마을을 찾아 노인들을 부축, 직접 차량에 태워 함께 목욕탕에 들어가 목욕서비스를 실시한다. 목욕을 마친 노인들은 원하는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그리고 나서 집으로 데려다 드린다.
양영순 팀장은 “사회적으로 소외된 노인들에게 목욕봉사라는 작은 사랑으로 큰 보람을 얻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봉사를 통해 이웃과 함께하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영희 팀장은 “어르신들이 목욕하시고 식사하고 나시면 모두들 표정이 밝아진다”며 “어르신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한 연구에 의하면 '목욕 서비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 90% 이상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 많이 들지 않는, 생활밀착형 봉사활동이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안명자 회장은 “노인분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니/인/터/뷰

“노인 목욕비 지원 조례 제정 절실”

안명자  회장
안명자 회장
괴산군에서 자원봉사활동이 태동되던 초창기부터 활동을 시작한 안명자 회장. 아이 초등학교 보내고 부터 시작한 봉사활동이 20년째다.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고, 남편이 공무원이라서 무엇으로 고향에 기여할까를 생각했지요.”
'남을 돕는 일이 습관(?)이 됐다'는 그는 “누군가를 도우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봉사활동이 사회통합과 지역주민 공동체의식 함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 노인들의 쾌적한 노후 생활과 건강 증진을 위해 노인 목욕비 지원조례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돌봄과 사랑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앞으로도 따뜻한 손길을 내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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