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놀면서 배우는 축구교실
어린이들 체력 키우고 자신감 배양
증평초등학교 인조잔디구장에서 공 하나로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 무엇이 그리 좋은지 쉼 없이 달린다. 프로선수 못지않은 제스처와 골 세리머니는 웃음이 절로 나오게 한다. 마음은 벌써 국가대표가 된 듯 아이들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하다. 이 아이들이 증평군생활체육회에 소속 된 어린이축구교실 꿈나무들이다.
모든 것이 무료로 운영
증평군생활체육 어린이축구교실(이하 축구교실)은 1년 일정으로 매년 3월서부터 12월까지 10개월간 운영한다. 장소는 증평초등학교 인조잔디구장. 군내 초등학교 4~6학년 학생들이 대상이다. 수업은 수·금·토·일요일에 2~3시간 정도 진행한다.
축구교실은 충청북도생활체육회가 주최하고, 증평군생활체육회가 주관한다. 따라서 개인별 유니폼, 팀 조끼, 스포츠공제보험 가입, 간식 및 음료, 수강료 등 모든 것이 무료로 제공된다. 2월부터 40명이 모일 때까지 접수를 받고 있다. 현재는 12명이 수강을 신청했다. 이태화 코치가 이들의 훈련을 전담한다.
이 코치는 “여기 축구교실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모든 것이 무료라는 것이다. 요즘은 체육활동도 수강료를 내면서 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는 좋은 운동장에 보험, 간식, 음료 등 모든 것을 증평군생활체육회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에 학부모님들이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재미있게 놀면서 배운다
지난 5일 첫 수업을 시작했다. 이태화 코치의 긴 호각소리에 운동장에서 놀던 12명의 아이들이 모여든다. 정식 개강은 4월에 하기 때문에 아직 유니폼 등 용품이 지급되지 않아 체육복 차림이다. 이 코치는 아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며 반갑게 인사를 하며 훈련일정을 알려준 후 훈련에 돌입했다.
아이들이 몸을 풀면서 운동장을 크게 돌기 시작한다. 한 아이가 신발끈이 풀렸는지 대열에서 떨어져도 강제하지 않는다. 어린이들은 대열에서 이탈했다가도 빠르게 다시 합류한다. 이어 몸 풀기 게임과 스트레칭을 번갈아 하면서 다시 한 번 근육을 최대한 풀어준다.
이제 본격적으로 연습에 돌입한다. 먼저 볼 컨트롤, 드리블, 페인팅, 킥, 슛팅 등 기본기 훈련을 15분 정도씩 한다. 기본기 훈련을 할 때 이 코치는 가르치려고 들지 않는다. 반복적인 움직임을 통해 재미있게 기술을 익힐 수 있도록 배려한다. 마지막으로 미니게임을 통해 배운 것도 복습하고 몸에 익히는 시간을 갖는다.
이 코치는 “아이들을 가르칠 때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안전이다. 아이들의 신체발달을 고려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흐름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이 항상 웃을 수 있게 모든 것이 훈련이라고 느끼기 보다는 하나의 놀이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제모(증평초 5) 학생은 “축구를 정말 좋아해요. 잘하지는 못하지만 정말 재미있어요. 더 오래하고 싶은데 엄마한테 공부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하고 올해도 축구교실에 나온 거라서 학원도 열심히 다녀야해요”라며 학원으로 향했다.
스포츠를 통한 인성교육
단체경기인 축구는 협동심 발휘하게 하고 상대와의 승부욕을 맘껏 발산할 수 있다. 아이들은 축구를 하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경우가 많다. 여럿이 땀을 흘리며 어울리다보면 사교성도 좋아진다.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가 서로 부대끼면서 친구가 된다. 새로운 기술을 하나 둘 익히고, 체력이 늘면서 자신감도 생긴다. 스포츠의 규칙 안에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배우고 페어플레이 정신 등 인성교육을 통해 건전한 가치관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미/니/인/터/뷰
“어린이들과 눈높이 같이하면서 즐긴다”
“어린이들에게 이기는 축구를 가르치기보다 즐기는 축구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증평군생활체육 어린이축구교실 이태화(33) 코치는 “축구교실 어린이들은 보면 열정이 가득한 것이 느껴진다”며 “선수로 나갈 것이 아니라면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놀이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서로의 어울림 속에서 신뢰와 존중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스포츠 인성교육”이라며 “아이들과 항상 눈높이를 같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스며들게 한다는 마음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2년 째 증평군생활체육 어린이축구교실 훈련을 전담하고 있는 이 코치는 “군 단위에서 이렇게 지원도 좋고 환경도 좋은 경우가 흔하지 않다”며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