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주)디엔피코퍼레이션 회장

“증평지역 젊은이들 우선 채용한다”

2013-11-29     신도성

직원 75% 증평출신 … 지역사회 일자리창출 본보기
공장 옆에 '21세기문학관' 개관 … 문인들 무료 이용

증평지역 취업 지망생들에게 인기 있는 회사가 있다. 증평읍 내성리에 대규모 제조시설이 소재한 (주)디엔피코퍼레이션이다. 컴퓨터, 휴대전화, 반도체 등의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 드릴 공정 전문 업체다.

이 회사는 본사가 서울에 있지만, 메인 공장을 증평에 두고 있다. 전체 종업원 500여 명 가운데 증평공장에 근무하는 인원이 200여 명으로 가장 많다. 그 중에서 증평지역 출신 종업원이 150명을 넘는다. 지역사회의 일자리 창출에 본보기가 되는 기업이다. 이 회사를 이끄는 이가 김상철(66) 회장. 그는 공장 인근에 지난 2월 '21세기문학관'을 개관, 국내 문인들에게 창작 공간으로 무료 제공하는 등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이다.

김 회장을 공장 본관 2층 소인기념실에서 만났다. 이 방은 김회장 부친인 고 김준성 부총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곳. 역사적 보존가치가 있어 보이는 사진들이 가지런히 걸려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 중동공사 현장에서 브리핑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 전두환 보안사령관과 악수하는 사진, 고인의 미수연 출판기념회 장면 사진 등 눈길을 끄는 사진이 즐비하다.

- 사업장이 공장이라는 느낌이 둘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다.
“2005년에 진로석수 공장 터 1만 평을 매입해 8년 동안 정성을 들였다. 나무도 심고 잔디도 가꾸고….”

- 증평이 고향도 아닌데 자리 잡게 된 연유가 궁금하다.
“대구가 고향이라 그곳에서 사업체를 지난 1999년부터 운영하고 있었다. 청주에 사업장을 둔 심텍과 거래하게 되면서 공장 부지를 물색하다 증평에 터를 잡게 됐다.”

- 증평공장을 가동하면서 매출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 당시 핸드폰 가전 등의 수요가 늘어 삼성과 LG 등과도 거래를 할 수 있었다. 지난 2004년 100억 원 남짓하던 매출이 올해 1000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 지역의 고등학교 졸업한 취업 지망생들에게 디엔피 선호도가 높다고 들었다.
“종업원 200여 명 중에서 증평지역 주민이 75%쯤 된다. 지역 젊은이들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직원들 대우가 대기업에는 못 미치겠지만, 직장 분위기나 복지후생 등에 신경을 쓴 덕분일 것이다. 식사도 세끼 무료로 제공하고, 기숙사비도 전기료(2만 원) 정도만 받는다.”

- 문학 전문지 계간 '21세기문학' 발행인이기도 하다.
“부친께서 소설가이기도 했고, 문학에 관심도 많으셨다. 지난 1997년 창간됐는데, 유지를 받들기 위해 계속 발행하고 있다.”

- '21세기문학관'을 지어 작가들에게 창작활동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직원 연수원을 건립하려던 중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의 제안으로 공장 옆에 개인 문학관을 지었다. 한번에 7명을 선정해 3개월 동안 창작에만 몰두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다녀간 분들이 고마워한다.”

- 문학축제를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다
소인문학제를 열 생각이다. 원주의 토지문학관에 버금가는 기념관도 생각하고 있다. 부근인 초정의 운보미술관, 청안의 한운사기념관 등과 연계하면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아들이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지닌 게임산업에 뛰어들었다.
“큰 아들이 게임업체 대표를 맡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게임을 취미로 개발할 만큼 관심이 컸다. 걱정도 되지만 적극 도울 생각이다.”

- 부친께서는 우리나라 최초의 지방은행 설립자라고 알고 있다.
“처음에는 은행원이셨다. 그러다 양말기계 2대로 시작한 의류공장을 20여 년 운영하셨고… 대구지역 상공인들을 설득해 지난 1967년 국내 최초의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을 설립한 뒤 초대 행장을 지냈다.”

- 지방은행장에서 한국은행총재로 발탁 됐다. 이례적인 일 아닌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신용대출'을 도입한 덕분에 대구은행이 뛰어난 성과를 올리자 1975년 제일은행 행장으로 발탁된 거다. 그 후에 한국은행 총재, 경제기획원 장관 등을 맡았다.”

- 지역사회공헌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삼보사회복지관, 증평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을 통해 기부를 하고 있다.”

- 건강해 보인다. 건강 유지 비결이라도?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친구들과 골프를 자주 친다.”

- 증평의 맛있는 음식은?
“홍삼포크를 좋아하고 동천칼국수집에 가끔 들른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