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섭 불정친환경영농조합법인 대표
신종섭 불정친환경영농조합법인 대표
  • 신도성
  • 승인 2014.02.12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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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친환경농업에 눈 뜬 ‘선구자’

▲ 신종섭 대표가 비닐하우스에 식재된 토마토 모종을 살펴보고 있다.
▲ 신종섭 대표가 비닐하우스에 식재된 토마토 모종을 살펴보고 있다.


7년 동안 남모를 고통과 시련 겪어
연매출 5억 원 바라보는 부농 성장

괴산군 불정면 신흥리 두촌마을에서 유기농 채소를 키우는 신종섭(55) 씨. 지금은 연매출 5억 원을 바라보는 부농이고 '유기농업의 선구자'라고 불리고 있지만, 그가 유기농으로 성공하기까지는 7년 동안 남모를 고통과 시련을 겪었다.
고향 마을에서 담배농사를 지으며 평범한 농부로 살아온 그가 고소득 작물로 눈을 돌린 것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2년 인근의 15농가와 의기투합해 친환경작목반을 구성했다. 그는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는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해 토마토를 생산하기로 했다.
그는 인근에 있는 흙살림과 괴산군농업기술센터를 수시로 드나들며 친환경에 대해 연구했다. 5년간의 연구 끝에 지난 1996년 친환경 토마토를 생산할 수 있었다. 2001년부터 유기농업에 도전했다.
본격적인 시련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매년 실패를 거듭해 7년 동안 제대로 소득을 올린 적이 없었다.
“중요한 건 책을 통해 습득한 이론과 전문가의 조언, 그리고 경험자의 비결을 나만의 기술로 만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는 “이론을 습득해서 토마토 농사를 지었지만 경험이 없으니까 어디선가 문제가 생겨 농사를 망치기 일쑤였다”고 말했다. 특히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회고했다.


성공요인 첫째는 '끈기'
그는 한참을 회상에 잠기더니 말문을 열었다.
“제가 유기농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을 꼽으라면 연구, 열정, 끈기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남다른 것이 있다면 끈기라고 강조했다. 보통 사람들은 3년 안에 성공하지 못하면 포기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확신을 갖고 7년을 버텼다고 말했다. 인고의 세월을 견딘 그에게 돌아온 보답은 그간의 고생을 보상받는 것 이상이었다.
지난 2008년부터 본궤도에 오른 그의 유기농업은 화려하게 비상한다. 재배작물도 토마토, 가지, 브로콜리, 양상추 등으로 확대됐고, 납품처도 아이쿱 생협으로 확정됐다. 그는 현재 유기농 2.5ha, 무농약 1.2ha 규모의 대규모 면적에 무농약 무항생제 무화학비료인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그중 시설재배 면적이 2.5ha이고, 노지재배면적은 1.2ha다. 그는 미생물, 쌀겨, 깻묵 등을 배합한 완숙퇴비를 사용한다. 그는 혼자서 작년에 4억 5000만 원의 조수익을 올렸다.

경험자 비결, 나만의 기술로 습득
그는 1년에 한여름 두달, 한겨울 두달 빼고 8개월 동안 농작물을 수확한다. 쉬는 기간도 온전히 쉬는게 아니다. 이 기간동안 연작 피해 예방을 위한 토양개량작업이 이뤄진다. 그는 괴산지역의 유기농자재 생산업체인 연우회, 서울축산, 삼협, 흙살림 등의 유기농자재를 사용했다. 요즘은 괴산군농업기술센터에서 무료로 공급해주는 미생물제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농부가 흘린 땀방울만큼 땅은 정직하게 보답합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농촌진흥청의 보조를 받아 하우스용 다겹보온커튼을 설치했다.
“다겹보온커튼을 설치한 뒤론 습기가 차지 않아요. 생육환경이 개선된 것이죠.”
그 결과 다른 농가들은 수확량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는 지난 가을에도 하루 600~700상자(2㎏ 기준) 이상의 토마토를 생산해 주위 농가의 부러움을 샀다.

불정친환경작목반 이끌어
그는 불정친환경작목반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현재 12농가가 참여해 친환경농산물을 생산, 연간 16억의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다. 매년 토마토, 가지, 브로콜리 등의 채소를 생산, 농가당 평균 1억여원의 조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의 유기농장은 유기농관계자나 농업정책 입안하는 이들의 단골 견학 코스다.
요즘은 브로콜리 가공시설 설치를 준비하고 있다. 웰빙 시대에 크게 주목받고 있는 작물이다 브로콜리를 냉동건조시켜 분말화해 판매할 작정이다. 제 때에 팔지 못한 것과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모아 가공 처리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그는 작년 가을 괴산군 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유기농특화도 충북' 선포식 친환경농업대상 시상식 생산자 부문에서 유기농 토마토 재배기술 개발·보급에 이바지한 공로로 금상을 받았다.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부농의 꿈'을 실현한 신 씨 부부. 그러나 이들은 이전과 전혀 다름없다. 여전히 소박하고 검소하다. 이런 변함없는 모습이 그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아닐까?
포장 작업장 안에 설치된 난로에 구운 고구마를 싸주는 부부에게서 인간미가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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