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경 해오름방문요양센터 대표
이순경 해오름방문요양센터 대표
  • 신도성
  • 승인 2013.05.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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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이 몸에 밴 마음씨 고운 사회복지사업가

“정을 나누는 것 그게 삶인가 봐요”
“도움 줄 사람 그냥 지나치면 불편"

고령화시대 -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뉴스에서만 사용되던 이 말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노인환자 진료가 의료기관의 몫이라고 한다면, 외롭고 가난한 노인을 돌보는 일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통한 재가서비스가 일정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섬세하고 친근한 커에서비스를 통해 노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요양보호사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보람을 찾게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복지사업이 곧 방문요양서비스 제도다.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노인부양이 필요한 가정에 국가가 직접적인 지원을 통해 도움을 주는 제도다. 등급에 따라 재가서비스, 시설급여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요양보호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도움을 주는 재가서비스는 주로 식사, 세수, 옷 입기 등 부분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3등급 노인을 대상으로 한다.

괴산군은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에 육박한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지 오래다.
노인만 1만 명이 넘는다. 그래서 노인복지시설도 많다. 요양원이 6곳, 공동생활가정(시설급여)이 7곳, 요양보호사가 가정을 방문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문요양기관(재가급여)이 17곳이다.

◆항상 차에 앞치마 싣고 다녀

이순경 대표는
이순경 대표는
이순경(51) 씨는 친절과 밝은 미소로 따스하게 노인을 보살피는 해오름방문요양센터 대표다. 그는 "신문에 게재될 자격이 안 된다"며 사양하다가 "방문요양제도를 널리 알려 수급자들이 혜택을 더 많이 받으면 좋은 "이라는 말에 인터뷰에 응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그냥 지나치면 제 마음이 편치가 않아요. 제가 이 일을 하는 것은 어쩌면 제가 행복하기 위한 일인지도 몰라요.”

그는 어렸을 적부터 불쌍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고, 그런 모습에 함께 마음 아파했던 마음씨 고운 사람이다.

그는 센터장이지만, 차에 앞치마를 늘 싣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라도 도움이 필요한 노인을 보면 솔선해 도움을 준다. 청소도 하고, 반찬도 해드린다. '해오름'의 수급자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가 않다.

“작년 겨울인가요. 청안면 운곡리 김모 할머니 댁을 방문했어요. 집안이 너무 지저분해서 청소하고 손빨래를 해드리고 났더니 손이 얼었어요. 후에 찾아가서 세탁기를 사드렸어요.”

그는 불혹(不惑)을 넘긴 나이에 인생의 본질을 생각하게 됐다. 무언가 보람있는 일을 찾고 싶었다. 성당에 나가 마음을 다스렸다. 동시에 자격증을 취득해 보육교사 경험을 쌓았다. 자청해 청주 성모병원에서 호스피스로 일했다. 노인복지사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적성에도 맞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40대에 주성대학교에 입학했다. 문화복지과를 졸업하고 사회복지사 자격을 얻었다.

◆수익 생각않고 요양센터 오픈
나름대로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2009년에 해오름방문요양센터 문을 열었다.

“사업이긴 하지만, 수익이 얼마나 날지는 염두에 두지 않았어요. 제 도움이 필요한 노인분들에게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 도울 수 있다는 게 감사한 일이라 생각했어요.”

'해오름'에는 32명의 요양보호사가 있다. 대부분 창립 때부터 함께 일해 온 사람들이다.

해오름에서 3년째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연숙 씨는 “센터장님은 남을 돕는 일이 몸에 배어 있어요. 늘 솔선수범하시구요. 같은 일을 하지만 존경스러울 때가 많아요”라고 말했다.

소수면 고마리 정모 할아버지(78)는 “원장님이 뜨럭을 고쳐주었어. 그래서 이걸(휠체어) 타고 들락거릴 수가 있지. 자식보다 나아"라며 고마워했다.

곽명옥 대한부인회 괴산지회장은 “사람이 한결 같아요. 겉 다르고 속 다른 사람 많잖아요. 이 친구는 고지식해 보일만큼 바듯한 사람이에요. 진정성을 갖고 있어요."라고 따뜻한 눈길을 보냈다.

강승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괴산증평지사 차장은 '진정한 봉사자'라고 평가했다. “요양센터를 모범적으로 운영합니다. 서비스 범위를 벗아나 장판 교체, 도배 등도 해드리고, 연탄도 지원해드리더라구요.”

◆호스피스하며 참된 의미 깨달아

그는 요양보호사들도 꺼리는 열악한 환경의 가정을 직접 찾아가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사람 찾아오는 것을 거부하는 치매노인들에게도 다가가 정성으로 감동을 시켜 마음의 문을 열게 한다. 친절이 몸에 밴 듯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동으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는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는 노인은 병세가 악화되기 전에 방문요양서비스센터에 등록해 방문요양사와 대화하고, 나들이하며 함께 놀면 상태가 훨씬 좋아지고, 진행속도도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스피스로 일년동안 일하면서 '인생 정말 선하게 바르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선하고 바르게 산 사람은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불안에 떨고 몹시 두려워하는 걸 봤어요.”

봉사활동을 천직으로 여기게 된 것은 천성적인 면도 있지만, 이때에 형성된 가치관 때문인지도 모른다. '정을 나누는 것, 그게 삶인가 봐요'라는 그의 부드러운 한마디에 그의 인생관이 함축돼 있었다. /신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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