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선 충북환경연대 대표
박일선 충북환경연대 대표
  • 신도성
  • 승인 2013.03.26 12: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연보전에 목숨 바치는 환경운동가

“17년 전 13일간 단식투쟁 후회없다”
“문장대온천개발 전면 백지화가 목표”

문장대온천개발 궐기대회 현장에서 만난 박 대표. 그의 온화한 미소 뒤에는 환경보존에 대한 무서운 집념이 숨어 있다
문장대온천개발 궐기대회 현장에서 만난 박 대표. 그의 온화한 미소 뒤에는 환경보존에 대한 무서운 집념이 숨어 있다
문장대온천관광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초안보고서 주민설명회 현장에는 200여명의 주민이 운집해 있었다. 박일선(50) 충북환경연대 대표가 마이크를 잡고 온천개발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조목조목 열거하자 주변에는 정적이 흘렀다. 결의에 찬 목소리에 논리도 정연했다. 제스처에서는 여유마저 느껴졌다. 어느 순간 그가 “이 한 몸 받쳐 온천개발을 저지하겠다”고 목청을 높이자 개발을 저지하겠다는 쪽은 열광했고, 개발을 원하는 쪽은 비난을 퍼부었다.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욕설이 난무하고, 멱살잡이까지 있었지만 그는 조금의 동요도 없었고, 당황하는 기색도 없었다. 그에게는 청중을 사로잡는 힘이 있었다. 한평생 환경운동가로 활동해온 관록과 연륜이 고스란히 표출된 것이다.

◆괴산군민들에겐 고마운 사람
충주 출신인 그는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충북지역에서 환경운동을 이끈 환경운동가이자 포토 아티스트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20여 년 간을 이어온 속리산 온천개발 저지투쟁의 중심에 있어 괴산군민들에게는 매우 고마운 사람이다.
“문장대온천개발반대 투쟁을 벌일 당시 아무런 준비 없이 단식투쟁을 했습니다. 몸이 많이 상했지요. 그렇지만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온천개발을 막아냈잖아요.“
그는 1996년 당시 괴산과 상주 경계지역 컨테이너 박스에서 홀로 13일 동안 단식투쟁을 했다. “당시 충주시장이던 이시종 지사가 간이용 침대를 구해 단식농성장에 찾아왔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회고했다.
그는 20여 년 전 충주환경연합 간사로 환경운동에 발을 들여 놓은 뒤 문장대 · 용화온천 개발저지. 달천댐 건설 반대운동, 달래강 지키기, 자연형하천 만들기. 생태호수 만들기 등 지역환경실천 운동과 온천법 개정, 백두대간 보전법 제정, 멸종위기 동식물 보호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또한 일본, 중국, 대만, 몽골, 미얀마, 캄보디아, 사할린, 북한 등과도 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환경시민운동을 전개해 왔다. 그동안 언론에 노출된 횟수민도 1000회 이상 된다. 현재는 충북환경운동연대 대표, 푸른세상 공동대표, 수달지역아동센터시설장 등을 맡고 있다.

◆문장대온천개발 끝까지 저지
그는 문장대온천 개발과 관련 “지난 20년간 원천저지가 충북의 일관된 목표였다”고 말했다. “200여명의 지주의 돈벌이를 위해 국토가 파괴되고, 식수원인 남한강이 오염되는 것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인간 스스로 무덤을 파는 재앙”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지금까지 '온천개발 원천저지'라는 목표는 기적처럼 달성되었습니다. 하늘이 감동한 것이지요. 당사자인 청천주민은 물론이고 70km 하류지역인 충주시민까지 힘을 합했기 때문입니다. 괴산군민 1만 명과 충주시민 350명이 원고로 참여해 대법원 판결에서 승소한 것은 대한민국 사법사상 획기적인 사건입니다.”
그는 문장대온천 개발 저지가 지역이기주의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그동안 충북에서도 충주 월악산온천개발, 음성 수태온천개발 등을 저지시켰다“며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문장대온천개발 '오수처리장공동관리'에 대해서도 “온천개발을 기정사실화 한 것으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것은 이제까지 피땀을 흘려온 모든 이들의 가슴에 못질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온천개발 예정이 하류 저수지 조성 계획에 대해서도 '그것은 온천개발과 다를 것이 없는 환경파괴 행위'라며 “주민들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상주시의 환경영향평가에 대해서도 엉터리라고 말했다. “달천에 수달이 서식하는 것은 기정사실임에도 언급조차 없고 황조롱이만 등장한다”고 지적했다.

문장대온천 관광지 개발 저지 괴산군민 궐기대회에 참가한 박일선 대표가 온천개발 백지화를 외치고 있다.
문장대온천 관광지 개발 저지 괴산군민 궐기대회에 참가한 박일선 대표가 온천개발 백지화를 외치고 있다.
◆“괴산에 환경단체 만들 것”
그는 지난주에 열린 '문장대온천 관광지 개발 저지 괴산군민 궐기대회'에서도 온천법 개정, 온천업무 환경부 이관, 한강 수계관리권 원주환경청으로 이관 등을 역설했다. 일시적인 온천개발 저지가 아닌 원천적인 저지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는 듯 했다.
그는 괴산의 뜻있는 주민과 힘을 합해 괴산지역환경단체를 만들 계획이다. 그리고 그들과 힘을 모아 온천법 개정을 이뤄낼 생각이다. “돈 있는 사람들의 땅 투기에 악용되는 온천개발을 막기 위해 수질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수온도 50도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괴산군민들의 뜻을 모아 '땅 한 ㎡ 사기 운동'을 전개하고 싶습니다. 온천개발 저지운동 자료 전시회도 열고 싶어요. 국민의 뜻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문장대온천 개발 저지를 위해 내셔널 트러스트( National Trust : 자연신탁국민운동)를 전개해 군민이 참여하는 온천개발 예정지 '땅 한 ㎡ 사기 운동'을 벌이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런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이 결국 온천법 개정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며 “ 괴산군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촉각은 온천개발을 원천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온천법 개정을 향해 있었고, 지금까지의 방법과는 다른 주민과 하께 하는 환경운동을 의미하는 것이다. 자신이 찍은 사진으로 멋진 명함을 만든 박 대표는 환경보전운동 이벤트 기획자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 신도성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