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학봉마을영농조합법인
비학봉마을영농조합법인
  • 신도성
  • 승인 2013.02.18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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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이옛길 운영하는 협업적 농업경영체

한해 130만명이 찾는 관광명소 책임관리
주민 합심 농촌어메니티·정주환경 조성

한반도전망대에서 바라본 괴산호 전경. 오른쪽 끝에 보이는 마을이 산막이마을이다.
한반도전망대에서 바라본 괴산호 전경. 오른쪽 끝에 보이는 마을이 산막이마을이다.

우리나라 농촌마을 개발사업의 대명사가 된 '산막이옛길'의 운영 주체인 비학봉마을영농조합법인(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152 / 043-832-3527). 괴산군 칠성면 괴산호 주변의 갈론마을, 산막이마을, 굴바위마을, 사오랑마을, 학동마을 등 20여개의 자연부락 100여 가구가 조직한 협업적 농업경영체다. 조합원은 모두 113명이고, 임원진은 대표이사를 포함해 6명이다. 조합원 선거로 선출된 대표이사는 임기가 3년이다. 3대에 걸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노진규 씨는 작년에 선출됐다.

◆주민-지자체 합심 산막이옛길 복원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갈은권역은 지난 2006년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실시한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에 선정,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게 된다. 이후 군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지난 5년간 국비 도비 군비 등 지원금과 자체 조달 사업비 등 80억 원을 들여 기적에 가까운 성공작을 만들었다. 지난 1957년 괴산댐 건설로 사라진 옛 오솔길을 권역주민과 지자체가 합심해 '산막이 옛길'로 복원, 한해 130만명의 방문객 찾는 사계절이 아름다운 명소로 탈바꿈 시켰다. 유배지로 여겨지던 오지마을이 불과 5년 만에 한해 100억 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제고시킨 기회의 땅이 된 것이다.

지난 2009에 설립된 비학봉마을영농조합법인은 괴산호 물길을 따라 조성된 산막이옛길의 시설물 유지·관리·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또한 사오랑 숲생태체험마을 운영, 갈론 산촌체험관 운영, 올갱이 잡기 등의 농촌체험 사업, 황포돛배와 유람선 운영 등 주민소득사업,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 등을 펼치며 농촌어메니티 유지와 쾌적한 정주환경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산책로와 연결된 등산로 풍광 일품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까지의 십리 호수변을 따라 복원된 산막이옛길은 볼거리와 이야기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명품 길이다. 고인돌, 연리지, 소나무동산, 출렁다리, 정사목, 망세루, 전망대, 물레방아, 소달구지길 등 파노라마 처럼 펼쳐져 있다.

호수의 풍광을 한눈에 즐길 수 있는 고공전망대, 망세루, 괴음정도 있다. 한반도 지형을 감상할 수 있는 환벽정 조망도 일품이다. 사랑을 나누는 모습의 정사목, 나무 두 그루가 하나로 합쳐진 연리지, 나무 구멍 약수터인 '앉은뱅이 약수터', '만져도 된다'는 설명이 미소짓게 하는 '옷 벗은 미녀 참나무' 등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나무 출렁다리, 산딸기길, 소달구지길 등은 탐방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산책로와 함께 개설된 등잔봉∼한반도전망대∼천장봉∼산막이마을을 연결하는 3시간 코스의 등산로는 풍광이 환상적이라 주말과 휴일엔 등산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산막이옛길에 연결되는 군자산 주변 충청도양반길 일부가 완공돼 오는 3월말 개장될 예정이어서 등산 애호가들의 문의가 빗발친다.

관광객들이 산막이옛길을 걷고 있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이 길은 봄 가을에는 하루 3만명이 찾는다.
관광객들이 산막이옛길을 걷고 있다. 사계절이 아름다운 이 길은 봄 가을에는 하루 3만명이 찾는다.

◆지난해 지역경제효과 150억원 예상

'산막이옛길'을 중심으로 한 갈은권역은 주민소득 창출에도 대박을 터트렸다. 지난해 산막이옛길을 찾은 방문객은 130만여명에 이른다. 이를 통해 얻은 승선료와 주차료 등 직접 수입이 10억여원. 그리고 주변 음식점, 상가, 특산물 판매장, 팬션 등의 수입액을 포함하면 직접 수입이 30억여원에 달한다. 부근의 음식점, 상가, 숙박업소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150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70인승 유람선과 11인승 돛단배 등 3척의 유람선으로 지난해 8억 460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유람선과 돛단배 등은 산막이옛길 입구인 차돌바위 선착장에서 산막이마을까지 운행된다. 배삯은 5000원이고, 소요시간은 20분 정도이다.

◆대한민국 농어촌 마을대상 영예

비학봉마을영농조합은 작년 말에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실시한 '2012 대한민국 농어촌 마을대상'에서 대통령 표창과 함께 포상금 5000만 원을 받았다. 주민이 주체가 돼 지역의 자원을 활용해 소득·경관·환경·문화 수준을 높인 것이 인정을 받은 것이다.

조합원들은 지역의 문화 수준을 높이기 위한 사업도 다양하게 펼친다. 지난해에는 여성 이민자에 용기를 북돋아 주고 다문화가족의 사회적 적응을 돕기 위해 관내 다문화가족 6가구 16명을 초청, 다문화가족 1박 2일 체험행사를 가졌다. 산막이옛길에서 숲체험, 미술심리치료, 케잌만들?? 편지쓰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 다문화가정의 화목을 꾀하는 시간도 가졌다.
실버부부 100쌍을 초청해 걷기대회도 열었다. '고향의 길에서 건강·웃음·행복 만끽'이란 주제로 열린 실버부부 걷기대회 참가자들은 알콩달콩 부부애를 쌓고 추억도 만들들었다.

영농조합은 지역인재 양성과 명문학교 육성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괴산군민장학회에 장학기금 2800만원을 기탁했다.많은 도움을 받은 군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면서 예로부터 인재를 많이 배출한 지역의 명성이 퇴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역 인재 양성에 적극 동참한 것이다.

갈은권역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권역활성화센터에 비학봉마을 산막이옛길 숲체험관이 있다.
갈은권역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권역활성화센터에 비학봉마을 산막이옛길 숲체험관이 있다.

◆사오랑 숲생태 체험마을 운영

영농조합은 사오랑 마을 일원 4900㎡에 청정 이미지를 최대한 살린 '숲생태 체험마을'을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 곳은 강의실, 숲체험장, 숙박교육장 등을 갖춘 숲학교(231㎡), 옹달샘을 테마로 한 산촌체험관(264㎡), 야외 자연생태 체험장(2640㎡), 전통 발효 장독대(990㎡) 등을 갖추고 있다. 방문객들을 위해 인근에 산으로 간 두꺼비 길을 테마로 한 생태탐방로도 설치했다. 이곳에선 숲생태 체험, 갈론구곡 트래킹 체험 등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될 뿐만 아니라 봄나물 뜯기, 감자 심고 캐기, 옥수수 따기, 올갱이 잡기, 인삼 캐기, 김장 담그기, 밤 줍기, 감 따기, 버섯따기 등이 한겨울을 제외한 기간동안 연속된다.

사은리에는 '사계절이 아름다운 산막이옛길'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산이 막아섰다'고 해 지명이 산막이마을 이란다. 댐이 생기기 전에는 마을 앞 달천에 징검다리나 섶다리를 놓고 왕래를 할 수가 있었다. 댐이 생기면서 연하구곡은 물에 잠겼고, 마을 사람들은 산중턱의 아슬아슬한 벼랑길을 50여년 동안 오갔다. 그 길이 산막이옛길이다. 어찌 이야기 거리가 없겠는가? 아이들이 머리에 책가방을 올리고 헤엄쳐 건너기도 했다는 산막이마을 어르신들의 증언도 있을진대…. 실족하면 황천길인 십여리 벼랑길은 마을 사람들의 한이 서린 길인지도 모른다. 그 한을 환희로 승화시킨 일은 대단한 반전이자 작은 역사다. 본래 모습을 제대로 살려 관광자원화한 사람은 역사에 이름을 남길 것 같다.


직/격/인/터/뷰

"각종 연계사업 추진…자생력 확보"

노진규 비학봉마을영농조합법인 대표
노진규 비학봉마을영농조합법인 대표
-갈은권역이 농촌마을 개발사업 성공모델로 꼽히고 있다. 성공요인이 무었인가.

“주민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수많은 토의를 거쳐 적기에 적재적소에 자금을 투입한 것이다. 주민 공감대 형성이라고 본다. 괴산군에서도 잘 이끌어 주었고.”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이 완료된 시점에 대표이사가 됐는데 앞으로 계획은.

“작년이 첫해였는데 어깨가 무겁다. 이제 본격적인 홀로서기가 시작된 것이다. 숲생태 체험과 산촌체험관 등 지역역량 강화를 위한 각종 연계사업을 추진해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 계속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고, 업그레이드시킬 작정이다.“

-양반길이 완공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 텐데 주차공간이 부족하지 않은가.

“지난 가을 단풍철에는 하루 3만여명의 관광객이 찾아 애를 먹었습니다. 관광객 서비스는 물론이고, 지역주민에 불편을 끼치지 않기 위해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2곳에 주차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갈은구곡에 상당한 애착을 갖는다고 들었다.

“남한강이 돌아도는 충북에는 아름다운 계곡이 22곳이나 있다. 그 가운데 9곳이 괴산에 있다. '산막이 옛길'은 연화구곡과 갈은구곡을 품고 있다. 갈은구곡은 강성대, 옥류벽, 칠학동천, 선국암 등 9곡이 비경이고 구곡마다 칠언절구시가 암각돼 있다. 문화가 배어 있는 보물같은 곳이다.”

-노수신(盧守愼)이 을사사화(乙巳士禍)로 유배돼 거처하던 적소(謫所)가 있던데.

“노수신 선생이 귀양살이 한 곳이다. 연화구곡에서 2년간 유배생활을 했고, 훗날 영의정의 자리에 올랐다. 선생의 삶을 기리는'수월정'이 산막이마을에 남아있다.”

-괴산수력발전소도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될 듯 한데.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되고, 시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수력발전소다. 댐을 막아서 생긴 호수 이름도 본래는 '칠성호'다. 발전소에 칠성제언(七星堤堰)이라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글씨가 있다.” /신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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