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 한국아동문학인협회장
이상배 한국아동문학인협회장
  • 나영순
  • 승인 2011.09.2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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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꿈을 꾸며 사는 동화작가
이상배 한국아동문학인협회장이 자신의 저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배 한국아동문학인협회장이 자신의 저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꿈의 씨앗을 뿌려준 선생님의 힘

초등학교 4학년 신학기 첫 수업시간에 담임선생님이'집 없는 천사'라는 명작동화 이야기를 들려주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야기라는 것이 이렇게 감동적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는 이상배(59) 회장, 그 때는 동화책 한 권도 어디서 빌려 읽을 수 없었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담임선생님한테 명작동화를 한 권 빌려서 스무 번도 더 읽어 달달 외울 정도로 독서 습관을 키워 가던 그는 활자로 된 책이 있으면 무엇이든 읽어 책 읽는 활자 중독자가 되어 살아온 셈이다.

책 속에 담긴 이야기가 정말 신묘하다고 생각했고, 그 때 품은 꿈이 현실로 다가오기까지의 과정은 무던히도 노력했던 결과물들이다.

“내가 신기한 책을 만들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두 가지 꿈을 이루었다. 첫 번째는 어린이 책 만드는 편집출판을 평생 직업으로 했고, 두 번째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 쓰는 작가가 됐다”는 그는 정해진 꿈을 이루며 사는 올곧은 사나이다.


■ 문학의 꿈을 키워준 은행나무


이 회장은 증평군 도안면 도당3리 은행정에서 태어났다. 마을에 800여 년이나 된 은행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이 나무는 마을을 수호하는 서낭목이며, 어린 시절 마음을 성장시키는 비타민이었고, 생각을 키워주는 상상의 나무였다. 나무 굴속에는 도깨비가 살고, 전쟁 중에 쫓기던 청년이 숨는 곳으로 생각했다. 늙은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의 역사들을 낱낱이 나이테에 새기고 언제나 우뚝 서 있다고 생각했다. 그의 동화집 <옛날의 은행골>, <옛날의 울아부지가>는 모두 이 은행나무가 소재가 됐다.

그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을 떠나 제천, 서울 등지에서 학업을 계속했다. 일찍이 목표로 했던 문예창작 공부를 하고, 출판사에서 책 만드는 편집인이 됐다. 마침내 1982년 월간문학 신인상(동화부문)에 당선돼 작가의 꿈을 이루었다.

끊임없이 <북치는 소년>, <꿈꾸는 밀짚모자>, <꽃이 꾸는 나비꿈>, <눈물꽃> 등 주옥같은 단편동화집을 출간했다. 이어 <아리랑>, <푸하하 나 도깨비야>, <도깨비 아부지>, <아름다운 꿈> 등의 장편동화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베스트셀러가 된 책귀신 시리즈의 <책읽는 도깨비>, <책귀신 세종대왕>, <책읽어주는 바둑이>, <책귀신 솔봉이> 등을 출간해 인기작가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책읽는 도깨비>는 '제1회 책으로 여는 증평' 선정도서로 증평도서관과 연계해 작가, 독자, 음악과의 만남인 작가와 진행하는 이벤트,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책 읽는 붐을 조성하는 라디오 도서관과 찾아가는 공감토크인 어린이·청소년 토론대회, 독서 골든벨 개최를 통해 퀴즈풀기 등 다양한 행사가 이루어지는데 톡톡히 한 몫을 하고 있다.


■ 책 속에 행복이 있지요

이 회장은 30년 넘게 어린이 책을 만드는 편집출판인으로 살아왔다. 어린이들이 읽을 좋은 책을 만드는 것이 그의 가장 보람된 일이고 행복한 삶이라고 강조한다. 더불어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글을 쓰고 있으니 그 보람은 두 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국은 도서관처럼 생겼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책을 읽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행복하다.'는 말일 것이다. “어린이든 어른이든 책을 읽어야 합니다. 책 속에 길이 있고 지혜가 있습니다. 부모님들은 책 읽는 것과 공부가 따로라고 생각해요. 책 읽는 것이 곧 공부인데 말이지요. 어른들은 더 하지요. 마치 이 세상 공부는 다 끝난 것처럼 책을 안 읽잖아요”

출판인답게, 작가답게, 책 읽기를 힘주어 말한다. 그는 독서를 권장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오랫동안 (사)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에서 독서 강의를 해왔으며, 한 때는 이상배 독서문화원을 열어 작은 도서관 활동을 하기도 했다. 동화출판공사 편집부장을 거쳐 (주)대교출판 사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도서출판 처음주니어 대표다.


■ 왕성한 창작과 문단활동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작품을 써요. 단 몇 줄이라도 쓰지요. 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인 손자와 같이 놀아요. 이야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밥 먹을 때, 잠 잘 때, 산책하면서 이야기를 해주지요. 미리 준비하지 않고 그 때 그 때 배경이나 사물을 보고 지어낸 이야기인데 아주 재미있어 해요” 손자한테 해준 이야기를 메모한 것이 한 편의 동화로 탄생한다고 한다. 그동안 펴낸 책이 무려 150여 권이다. 한편, 역사동화에 관심이 많고, 몇 편을 출간하기도 했다. 앞으로 증평과도 관련이 있는 조선시대의 시인이자 책벌레인 김득신의 이야기를 쓰고자 했다. 이처럼 그의 창작 열정은 조금도 식지 않았다.

출판과 창작 외에도 그의 문단 활동도 왕성하다. 현재 우리 나라 아동문학가 단체인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회장, (사)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이사, (재)대교문화재단 눈높이아동문학상 운영위원장, 눈높이문학회 회장 등을 맡고 있을 정도이고, 문학세미나, 한국아동문학상 시상, 문예지 <한국아동문학> 발간, 이달의 우수작품상 선정, 문학기행, 지역문학토론회 등 협회를 역동적으로 이끌고 있다.

그동안 문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문학상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대한 민국문학상, 방정환 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한국동화문학상, 이주홍 문학상, 동리문학상과 어린이 도서상(기획편집부문)을 수상할 정도로 그는 지금까지 스트레스라는 것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일을 하면서 생기는 모든 일은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한 작고 큰 과정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이 더 즐겁고 신이 난다고 했다.

그는 마음씨 좋은 충청도 아저씨처럼 씩 웃으며 작품을 쓰는 일, 책을 만드는 일에서 영원한 현역으로 남는 게 꿈이며, 늘 다시 꾸고 싶은 꿈속의 행복이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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