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안면 효근3리 찬샘골 마을
청안면 효근3리 찬샘골 마을
  • 이재근
  • 승인 2011.03.11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민들 단합해 크고 작은 일 모두 해결

◆ 찬샘의 전설…숭어 이야기
괴산군 청안면 효근3리 찬샘골 마을은 700여 년 전에 형성돼 윤 씨와 장 씨가 많이 살고 있다. 찬샘이 있는 마을이라고 하여 찬샘골 이라고 불린다. 40여 가구에 1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은 이 샘을 마을단위 상수도로 사용해왔다. 지금도 주민들이 식수로 이용할 정도로 깨끗하다. 이 샘의 물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차가워 사람들이 들어가 있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이 마을은 예로부터 전해 오는 전설이 있다. 아주 오래전에 이 마을의 한 사람이 무더운 여름 날씨에 목욕을 하러 샘에 갔다가 커다란 숭어를 발견하고 양동이에 잡아 놓았다고 한다. 그런데 숭어를 잡아서 양동이에 넣자마자 샘물과 양동이의 물이 새파랗게 변하면서 샘의 물이 자꾸 줄어드는 희귀한 증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 변화가 무섭고 불길한 예감이 든 마을 사람들이 허겁지겁 숭어를 양동이에서 꺼내 샘에다 다시 풀어놓아 주었다. 그 순간 물의 색깔들이 서서히 변해 원래대로 돌아오고 고기가 점점 작아지면서 바위틈 사이 속으로 들어가더라는 것이다. 이상한 사건을 전해들은 마을 사람들은 그 이후로 신비스러운 샘으로 여기며 살아오고 있다고 한다. 이 샘은 지금까지도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질 않는다는 것이다.
이 마을은 사람들은 주로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4농가에서 담배농사 110단을 한다. 4농가가 인삼 6만 6000㎡를 경작한다. 배추농사는 2농가에서 2만㎡ 정도를 짓는다.

◆ 화합과 협력하며 마을 일 해결

참샘골 마을 사람들은 단합이 잘된다. 마을의 크고 작은 일을 해결하는데 주민들이 서로 협력하고 있어 정이 넘친다.
주민들은 지난 1월 3일 사리면 방축리에서 시작된 괴산지역 구제역이 인근마을인 문방3리까지 확산되자 자율적으로 방역단을 구성하고 자체 방역활동을 펼쳐 화제가 됐었다. 마을 청년회는 마을축산농가 2곳에서 사육하는 돼지 2500마리를 지키기 위해 청년회원 10명이 1월 14일부터 2월 16일까지 한 달간 2명씩 교대로 24시간 방역초소에서 소독을 실시했다. 그 결과 2곳 양돈농가는 모돈 몇 마리와 자돈만 매몰하는 등 피해가 거의 없어 방역에 큰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요즘 같은 각박한 세상에 어려움에 빠진 이웃을 위해 주민들이 내일처럼 밤을 지새워가며 구제역 확산을 막아준 협동심과 단합정신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윤덕희 이장은 “동네의 끈끈한 정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타 지역에서 이사를 오는 사람이 있어 마을인구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찬샘골은 노인회 여성 가운데 함상례(74)씨가 나이가 제일 적어 마을회관에서 점심식사 준비를 도맡아 해오고 있을 정도로 장수마을 이다.

◆ 기금모아 효도관광·경로잔치 열어

이 마을은 청년회와 부녀회 회원들이 중심이 돼 어르신들을 공경하며 한 가족처럼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노인들을 위해 매년 3~4월에 마을회관에서 경로잔치를 열어 식사대접을 하는가 하면, 1년에 한번 씩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관광도 다닌다. 이들은 경로잔치와 효도관광을 실시하기 위해 회비와 각 가정에서 발생되는 재활용품을 모아 판매한 금액으로 기금을 마련한다. 이들의 재활용품 수거활동은 30년간 이어져온 마을 전통이다.
이 마을의 한 어르신은 “작년에 청년회에서 노인들을 모시고 타 지역으로 나가 맛있는 송어회를 대접했다”며 “마을 노인들을 친부모처럼 생각하고 효도하는 곳은 우리 마을 젊은이들밖에 없을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노인회 한 여성회원은 “마을부녀회에서 1년에 3~4차례씩 노인들을 데리고 목욕을 같이 간다”며 “친엄마한테 하는 것처럼 등도 밀어주고 말상대도 해줘 딸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청년회 총무인 김춘일(47) 씨는 동계, 정월대보름날, 김장하는 날 등 매년 열리는 마을 행사에 돼지 한 마리씩을 기증해 주민들이 푸짐하게 잔치를 벌이고 있다. 청년회 회원인 정병진(47) 씨는 마을회관에 김치를 보관할 공간이 없어 불편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김치냉장고와 전자레인지를 구입해 기증했다.
중국이 고향인 허봉란 씨는 12년 전 이 마을 새마을지도자인 남편 장달원(43) 씨와 결혼해 다문화가정을 이루고 있다. 허 씨는 시부모를 친부모처럼 모시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허 씨는 시아버지가 중풍을 얻어 수족을 사용하지 못하자 5년 동안을 지극정성으로 봉양해 주위의 칭송을 받았다. 허 씨는 아름다운 효심이 널리 알려져 지난 2007년 효부상을 받아 마을의 자랑거리가 됐다.
이처럼 마을주민 모두가 효자·효부인 동네를 이끄는 사람이 마을 이장 윤덕희 씨다. 윤 이장은 보일러는 물론, 주택 지붕수리도 무료로 실시한다. 김장철엔 막걸리를 제공해 간단한 잔치도 만들어 주고, 시장에 다녀올 때면 소머리, 커피 등을 구입해 마을 어른들에게 대접하기도 한다.
이 마을 한 노인은 “윤 이장은 노인들이 풍족하게 살 수 있도록 돌봐준다”며 “겨울엔 트랙터를 이용해 눈을 치워 노인들이 눈길에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해주는 등 마을의 궂은일을 모두 하고 있어 앞으로도 이장을 계속 맡기고 싶다”고 말했다.

◆ 아름다운 벚꽃 구경오세요
괴산군은 10여 년 전에 문방사거리부터 효근2리까지의 도로변에 벚나무를 심었다. 윤 이장은 “이곳은 벚나무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라는 데다 나뭇가지가 풍성해 경치가 일품”이라며 “벚꽃이 피는 봄에는 예쁜 벚꽃을 보고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가던 발길을 멈추는 사람들이 많다”고 자랑했다.

◆ 보안사 보광 스님 선행에 감사
마을 입구에 있는 전통사찰인 보안사의 보광스님은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마을주민들이 이동에 제한을 받자 병원에 긴급히 가야하는 환자를 이송하는 일을 했다. 마을 주민들이 필요한 생필품 등을 사다 주기도 하고, 구제역 방역초소에서 방역 근무를 서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평상시에 노인들을 위해 마을회관에 과일과 음식 등 먹을거리를 제공하고, 마을의 행사에 떡과 과일 등을 제공한다.

우/리/동/네/사/람/들

“마을 발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

윤덕희(57) 이장
윤덕희(57) 이장
이장을 4년간 역임하고 있는 윤 이장은 마을에서 6만 6000㎡의 논에 벼농사를 짓고 있다. 2009년부터 9000㎡의 밭에 배추농사를 지어 작년에 절임배추를 판매해 많은 소득을 올렸다. 참샘골절임배추(문의전화 010-8828-9736)다. 윤 이장이 지난해 마을에 절임배추를 무료로 제공해 김장김치를 만들었다. 김치 맛이 좋아 주민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윤 이장은 주민들에게 “마을 어르신들이 이해심을 갖고 협조를 잘 해주시어 감사하다”며 “마을과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이 낙후돼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올해는 작목반을 구성해 마을 각 가정에 소득이 돌아 가도록 할 계획이다.
그는 또 “마을에 저수지가 있어 낚시꾼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쓰레기가 너무 쌓이고 농번기에는 차량소통이 어렵다”며 “낚시는 얼마든지 와서 즐겨도 되지만 쓰레기는 정리해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농번기에는 주차에 신경 써 줬으면 좋겠다”며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주차장 시설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윤 이장은 이 마을에 노인들이 운동할 수 있는 체육시설과 노래방 등 놀이시설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상가(喪家) 생기면 회원들 장례도우미”
김유화(49) 부녀회장
김유화(49) 부녀회장
마을 부녀회장을 8년간 맡아오고 있는 김 회장은 봄에 어르신들 효도관광과 경로잔치를 위해 가구마다 재활용품을 모아 판매한 돈으로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 돈은 회비와 함께 개미저축으로 관리한다고 한다. 김 회장은 “마을에 상가(喪家)가 생기면 마을부녀회원 38명이 달려가 장례도우미로 봉사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녀회원들은 바쁜 일과에도 불구하고 봄이면 마을 꽃길 조성에 앞장선다”며 “회원들이 나서 아름다운 마을을 가꾸고 있어 어르신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가끔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목욕을 가서 등을 밀어드릴 때면 어르신들의 여윈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프다는 김 회장은 “마을 어르신들이 늙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다”며 “어르신들이 김치 등 음식 만드는 방법도 가르쳐 주고 생활의 지혜로 알려주시는 등 부녀회원들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면사무소 가는 지름길 포장 시급”
장의기(78) 노인회장
장의기(78) 노인회장
장의기 노인회장은 “청년회와 부녀회 등 젊은 사람들이 노인들을 위해 효도관광도 시켜주고 경로잔치로 벌여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화합과 단합된 모습으로 마을이 행복하고 평온한 상태가 유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마을에서 청안면사무소로 가는 지름길이 있는데 이곳은 하천 배수로 공사는 잘돼 있지만 포장이 안 돼 비가 오면 푹푹 빠져 신발이 흙투성이”라며 “주민들이 돌아가면 불편해 이 길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하루 빨리 농로 포장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마/을/자/랑/거/리

◀ 괴산보안사삼층석탑(槐山寶安寺三層石塔)
괴산 보안사(寶安寺)에 이 탑은 2000년 8월 4일 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190호에서 보물 제1299호로 승격·지정된 괴산군의 7개 보물 중 하나다.
보안사의 북쪽 담장 안쪽에 있는 높이 3.25m 규모의 이 삼층석탑은 각 부재의 특징으로 볼 때 고려시대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밑에서부터 지대석(地臺石)이 없이 1층의 기단부(基壇部), 3층의 탑신부(塔身部), 상륜부(相輪部)로 구성돼 있다.
기단부에는 양쪽에 정사각형에 가까운 2장의 면석과 그 것보다 조금 작은 직사각형의 면석 2장을 짜 맞추어 대석(臺石:중석)을 만들고 그 위에 갑석(甲石)을 올렸는데 대석의 각 면에는 우주(隅柱:모서리의 기둥)가 양각되어 있다.
1층 탑신석의 한쪽 면 중앙에 가로 12cm, 세로 9cm의 사각형 감실(龕室)이 음각(陰刻)되어 있는데 이 지역의 석탑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점이다.


보안사 석조여래좌상(寶安寺石造如來坐像)▶


1998년 1월 9일 충청북도문화재자료 제22호로 지정된 보안사 석조여래좌상은 청안면 효근3리 보안사 대웅전에 보관돼 있다. 광배(光背)와 대좌(臺座) 없이 불상만 남아 있지만 비교적 보관 상태는 양호하다.
얼굴에 비해 어깨가 위축되어 있고 턱을 내리는 등 둔화된 수법으로 고려시대 후기 불상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두 손의 표현으로 보아 중생을 모든 병고에서 구하고 동방의 불국토(佛國土)인 정유리세계(淨琉璃世界)를 관장하는 약사불임을 알 수 있다.
왼손 위에 약합 등 지물이 있던 것으로 추정되나 결실되었다. 원래 노천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1957년부터 예전의 보안사에 봉안해오다가 1997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으며 보안사에서 소유·관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