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주 장뜰두레놀이보존회장
양철주 장뜰두레놀이보존회장
  • 나영순
  • 승인 2011.03.11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통문화 맥 잇는 들노래 전승자

▲ 증평 민속놀이인를 대표하는 장뜰두레놀이 계승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양철주 장뜰두레놀이보존회장
▲ 증평 민속놀이인를 대표하는 장뜰두레놀이 계승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양철주 장뜰두레놀이보존회장
우리 조상들은 농경시대로부터 농요자체에 공감을 갖고 살아왔다고 한다. 장뜰두레놀이는 조상들이 농사일을 하면서 불렀던 농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두레'는 농촌에서 서로 협력하여 공동으로 농사일을 하는 풍습, 또는 이를 위하여 마을이나 리(里) 단위로 구성된 조직이다.
그 중 농경문화의 기초가 되는 무형의 두레를 증평지역에서도 그 맥을 이어 계승, 보존해 나가고 있다. 장뜰두레놀이를 통해 선조들의 농업문화, 삶의 해학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어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증평 장뜰두레놀이 맥을 이어가고 있는 장뜰두레놀이보존회(이하 보존회)의 양철주(56·사진 ) 회장은 전통문화를 되살리며 시연하고 있는 진정한 전승자다.

◆ 전통문화 계승의지 높아
양 회장은 농사꾼으로서 사는 삶 자체를 즐거움으로 여기며 장뜰두레놀이보존회를 결성해 온 지 어언 10여년의 세월이 되었다. 그는 한결 같이 들에서 두레놀이를 재현하고 싶은 심정에 바쁜 농사철에도 자신의 일을 제쳐놓고 솔선수범한다. 회원들은 장뜰들노래축제 전후 1주일 정도는 개인적인 일을 모두 제쳐두고 올인한다.
양 회장은 축제를 앞 둔 두 달 정도는 정말 바쁘다고 한다. 축제를 하려면 회원들이 단합해 기획, 연출, 시연 등을 모두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통문화 계승의지가 없으면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이다.
양 회장은 “일부에서 보존회를군에서 운영비를 받아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회비도 없는 상태에서 회원들이 자부담으로 보존회가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회장의 부인 임명자(55)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이름을 '두레촌'이라고 지었다. 이들 부부가 장뜰두레놀이를 계승 발전시키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양 회장은 “세상에 태어났으면 작던 크던 좋은 일로 흔적을 남기고 싶다”고 할 정도로 소신이 뚜렷한 사람이다. 보존회가 고려 말~조선 초부터 전래되는 농요를 2003년부터 발굴해 지난 2006년 5월 증평군지정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되도록 한 것도 양 회장으로부터 출발된 것이다.

◆ 증평을 대표하는 민속놀이
장뜰두레놀이는 증평군 일원에 전해 내려오는 노동요를 풍물놀이와 더불어 구성한 놀이다. 이 놀이는 고리질소리, 모찌기소리, 모내기소리, 초듭매기소리, 이듭매기소리, 보리방아찧기소리, 세듭매기소리 등 7종으로 구성돼 있다. 음력 7월 15일 백중(百中) 날에 마을 단위 두레꾼들에 의해 놀아진다. 이러한 놀이가 백중에 놀아지는 것은 과거 농촌마을에서 두레를 조직해 마을 사람들 간의 단합을 꾀하고 논농사의 효율성을 도모하던 전통과 관련이 있다.
장뜰두레놀이는 보존회 주도로 1년에 6월과 8월 두 번 행사를 갖는다. 6월 행사는 '장뜰들노래축제'로 증평읍 남하 2리 둔덕마을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와는 별도로 백중(음력 7월 15일)을 맞아 8월에 증평읍 남하2리 둔덕마을에서 '장뜰두레놀이'가 벌어진다.

◆ 조상이 남긴 신명 이어가야
양 회장은 “증평의 대표적인 민속놀이인 '장뜰두레놀이'는 지난 2006년 문화적 가치가 인정됐다”며 “당시 청주대학교 이창신 교수로부터 '장뜰두레농요'로 고증을 받음에 따라 문화적 가치가 인정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교수는 장뜰두레놀이가 벼농사 때 농부들이 일의 능률을 올리기 위한 노동요적 성격이 강해 장뜰두레 농요로 고증했다”며 “장뜰두레 농요는 충북의 여유 있고 유장한 선율에 경상도 민요조의 강한 억양과 힘찬 음 진행의 요소가 가미된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뜰두레놀이는 2003년 충북민속예술경연대회 대상과 2004·2005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은상을 수상해 무형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며 “우리는 장뜰두레놀이에서 위기를 화합으로 이끌면서 배고픔을 이겨냈던 조상들의 슬기와 힘들수록 풍장소리와 춤사위로 용기를 북돋웠던 조상들의 신명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들노래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사라져 가는 지역의 문화유산을 유지·발전시켜 지역주민들이 모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데 있다”며 “들노래 축제에서 시연되는 장뜰두레놀이는 충북지역에서 전승되어 오는 노동요의 일반적 형태와는 달리 힘차고 씩씩한 느낌이 배어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장뜰두레놀이 농요는 모두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소리하고 있으며, 그 장단과 음은 보강천을 중심으로 청안, 음성 소이, 괴산 사리, 청천 일부지역 소리와 비슷하다”며 “두레놀이보존회 회원들은 바쁜 농번기에도 두 달 정도 함께 뒹굴며 연습할 정도로 오랫동안 고생하며 증평지역 농요의 우수성을 선보여 왔다”고 했다.
양 회장은 지난 2006년 11월 장뜰두레놀이보존회와 전북 고창군 고창오거리당산제보존회가 문화교류 협약을 맺는데도 앞장섰다.
그는 또 지난 2007년과 2008년 6월 고창오거리당산제보존회원들이 증평들노래축제가 열렸던 증평읍 남하2리 둔덕마을을 방문하도록 해 문화 교류와 전통문화 보전에 기여했다.
이밖에도 양 회장은 중원마수리농요보존회와도 교류협약을 체결하는 등 전통문화 보전과 문화교류 확대에 정열을 쏟았다.
한편, 양 회장은 현재 새마을증평군협의장과 증평문화원 이사를 맡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