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읍 미암 1리 미륵마을
증평읍 미암 1리 미륵마을
  • 나영순
  • 승인 2011.02.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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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메주 만드는 인심 좋은 동네

미암 1리(미륵댕이)는 증평읍사무소에서 증평대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1·3km 거리에 있다. 미암리사지 석조관음보살입상(충청북도 유형문화재 198호)이 있는 마을로 으뜸 되는 마을이다.
미암 1리는 연연세세 마을의 수호신인 미륵불이 있어 미륵당이라고 전해져 왔다. 예부터 증평도국(都局)안에서 가장 살기 좋은 터라 증평면사무소가 이곳에서 시작된 것도 우연한 일이 아니다.
마을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는 두타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용이 등천하는 형국의 대봉산 줄기의 끝에 전답은 비옥하다.
이 미륵에서 마을이름이 유래됐다. 더구나 최근 일반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이 일대는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양지바른 이곳 미륵마을을 찾아 떠나보자.

◆ 우리 마을 유래
승천하지 못한 용이 몸부림 칠 때마다 마을에 변고가 생기니, 한 노승의 권고로 마을의 평화를 기원하여 세워진 미륵불의 자애가 온 마을 주민의 가슴에 스며들었다.
언제나 화목하여 효자, 효부가 끊이지 않고 미륵의 생명수인 미륵천의 맑고 깨끗한 물이 영원히 마르지 않고 끊임없이 분출하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에 마을 전 주민들은 화합 단결하여 도의를 진작하고 후손에게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고 있다. 충효예지를 근본으로 미륵마을의 무궁한 앞날을 기원하며 1992년 10월 6일에 비를 세웠다.
현재 3년마다 윤달 드는 해에 동네 주민들이 모여 고사를 지내고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동네의 평안과 가정이 화목해 군에 간 자녀들도 지금까지 죽거나 다친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한다.
미암 1리는 머리 쪽으로 대봉산이 있다. 대봉산은 용의 머리이고 줄기는 용이 승천하려다가 꿈틀거리는 모양으로 둠벙을 만들어 황새천으로 불린다. 용이 꼬리를 치며 승천하면 보강천이 범람하여 수해를 입는다고 하여 옛 선조들은 수해를 막고자 했다.

▲ 몸에 좋은 간장과 된장의 기본 중의 기본인 미륵마을 부녀회원들이 우리콩으로 직접만든 메주
▲ 몸에 좋은 간장과 된장의 기본 중의 기본인 미륵마을 부녀회원들이 우리콩으로 직접만든 메주
◆ 우리 마을 이런저런 이야깃거리
미암 1리는 50여 가구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동네 어귀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는 수령 300년 된 나무 아래에 자리한 미암리사지 석조관음보살입상이 있고, 왼쪽으로는 마을유래비가 반긴다. 산업도로로 인해 마을이 갈라져 안타까움은 있지만 마을 주민들은 화합하며 사는 인심 좋은 곳이다. 60대 이후가 대부분인 150여명이 오순도순 살고 있다.
봄에는 부녀회에서 효도관광을 하고, 가을에는 동네에서 이장을 비롯해 여러 마을 주민들이 기부하여 가을여행을 떠난다.
이장 이길영과 형제인 이종률 노인회장(77)은 윤 진(78) 부인과 함께 98세의 노모를 모시고 계실 정도로 늘 주민들 곁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정 정 부녀회장은 “마을의 숙원사업으로 도안면 연촌리(배루재)에서 내려오는 물이 농수로에 차여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아 애로사항이 많다. 장마 때면 물이 동네로 다 들어와서 질퍽거리는 것은 물론이고, 무릎까지 빠질 정도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번 여름에도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윗동네 물이 역류하여 집안에까지 들어오는 실정이라 한밭식당 앞으로 하수구를 내주면 고맙겠다. 한편, 물길을 조절해서라도 걱정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부모를 잘 모셔서 향교나 문화재 행사 시 효부상을 탄 분 들이 여럿 있다.
정 정 부녀회장도 98세의 시어머니를 모셔왔고, 우영순 여 반장도 시아버지를 잘 모시고, 윤기화 씨는 시할머니, 시아버지, 시어머니까지 세 분을 모실 정도로 효심이 극진한 분들이라는 점만 보아도 본받을 만하다.

▲ 마을주민들이 모여 메주를 건조하기 위해 합심하고 있다.
▲ 마을주민들이 모여 메주를 건조하기 위해 합심하고 있다.
◆ 가마솥 걸어 메주사업에 뛰어든 부녀자들
현재 이길영 이장은 89년부터 98년까지 이장을 봐 왔는데 80년 후반부터 메주사업을 제일 먼저 시작했다.
현재는 20여년이나 되어 입소문이 자자해 부녀회에서 2000평의 콩 농사를 지어 메주를 쑤기도 하고 모자라 콩을 사서 하기도 한다.
서울과 자매결연을 맺어 관광버스가 2대씩이나 와서 사 가는 바람에 메주가 금세 동이 난다는 합심의 정을 엿볼 수 있다.
작년에도 200여장의 메주를 판매해 수익금을 마련해 놓았다고 한다.
메주를 쑤는 날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동참하기 때문에 메주 방이 뜨끈뜨끈하여 찜질방이 필요 없을 정도라고 했다.
요즘에도 메주 방에 동네의 많은 분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며 뜨끈함을 만끽하는 즐거움에 모두가 기분 좋은 나날이다.




우/리/동/네/사/람/들

제일 먼저 증평 임시사무소 집터

이길영(70) 이장
이길영(70) 이장
동네가 생긴 지가 400여년 되었습니다. 그 후 안동 김 씨들이 청안에서 이사와 함께 대성을 이루어 살고 있습니다. 청안에서 증평 면으로 갈라져 나올 때 읍 청사 짓기 전에 제일 먼저 임시 사무소를 설치해 사무를 보던 곳이 저희 집 자리라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인심 좋고 부모 공경 잘하는 마을

이종률(77) 노인회장
이종률(77) 노인회장
다른 마을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마을은 노령 층들이 많아 젊은 층들이 많이 이사와 줬으면 합니다.
인심 좋고 부모공경 잘 하는 동네 분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장이 해마다 쌀을 대주어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식사를 하는 점, 매우 고맙게 생각합니다.




구제역이 오지 않아 다행인 동네

한종배(65) 남 반장
한종배(65) 남 반장
반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 동네의 크고 작은 일들이 있으면 서로 연락하여 합심하고 해결하며 사는 좋은 동네입니다. 특히 산업단지가 생겨 마을이 둘로 나뉘어져 있어도 전과 다름없이 마을회관에 많이 모여 좋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애용해 주세요.






내색하지 않고 서로 돕는 고마움

우영순(66) 여 반장
우영순(66) 여 반장
메주마을로써 부엌일이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서로 웃으며 할 수 있는 고마운 분들이기에 행복합니다.
청소부터 설거지까지 궂은 일 마다않고 해 주시는 여러 어르신들께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메주 사업은 부녀회의 자랑거리

정 정(71) 부녀회장
정 정(71) 부녀회장
해마다 직접 메주를 만들어 기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남자 분들은 장작을 손수 마련해 주어 메주 방 불을 지펴 주고, 여자 분들은 몇 가마니씩이나 되는 메주콩을 담가 불렸다가 씻어 메주콩을 삶아 찧습니다. 그런 다음 메주덩어리를 만드는 여러 번의 수고로움을 마다않고 솔선수범해 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아낌없이 배려해주어 고마운 마음

박태원(60) 새마을지도자
박태원(60) 새마을지도자
동네에 풀이 있으면 예초기까지 동원하여 마을 길 뿐만 아니라 동네 곳곳을 아낌없는 배려로 깨끗이 정리정돈해 주는 마을 분들이 고맙습니다.
항상 긍정적으로 대해주는 주민들입니다.







우/리/마/을/자/랑/거/리

미암리 사지 석조관음보살입상

현재 동리를 보호해 주는 수호신으로 주민들이 불공을 드리며 오래 전부터 받들어오고 있다.
관음보살입상의 눈썹 사이에 백호가 있고, 눈·코·입술 등이 가지런하고 시멘트로 잘린 부분을 보강해 놓았어도 목대 삼도(三道)가 선명하고 몸체는 살찐 느낌을 준다.
법의(法衣)는 설피고 얇은 비단으로 어깨에 걸쳐 옆으로 내려졌고 제전에는 군의와 조식(彫飾)이 있으나 선명하지 않다.
왼손은 복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오른손에는 연경 1지를 조각하였으며 불상 앞에는 배례석이 놓여있다.
1998년 12월 31일 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198호로 지정되었다.
증평읍 서북쪽의 미암1리 미륵사(彌勒寺) 옆에 위치한 높이 2.6m의 보살상으로 관세음보살을 형상화한 입상(立像)이다. 각 부분의 표현기법으로 보아 고려시대 중엽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1940년 이곳에 암자를 세웠으나 1950년에 소실된 이후 마을에서 1957년에 보호각을 짓고 마을 수호신으로 모시고 있는데 '미륵댕이'라는 마을 이름도 이 보살상에서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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