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감물면 상백양 마을
괴산군 감물면 상백양 마을
  • 이재근
  • 승인 2011.02.16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행 이어지는 연안 이 씨 집성촌



▲ 과거 급제자 많이 배출
감물면 상백양 마을은 면소재지에서 516번 지방도로를 따라 2km지점에 위치해 있고 새로 포장된 도로가 마을 앞을 지나가고 아래는 저수지, 위로는 박달산 그 중간에 있다.
또한 박달산맥이 내려뻗친 야산이 병풍처럼 이루고 있는 평야지에 위치한 마을이다. 옛날에는 이곳이 살구나무가 많아 살구꽃이 많이 폈다고 해서 행화촌으로 불렸다고 한다. 백양리는 배안골로 불리다 뱅골 또는 백양으로 바뀌어서 지명을 얻었는데 웃뱅골이라 속칭한다.
또한 백양목이 많이 있어 백양이라는 명칭이 생겼다고도 전해진다. 자연마을로는 박달마을, 불당골, 상백양, 하백양 등이 있다. 박달은 솔정재(송정자) 동쪽의 박달산 밑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솔정재는 백양 동쪽에 있는 마을로 소나무가 정자나무 같이 자란 것이 있어 붙은 이름이다. 불당골은 옛날에 불당이 있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상백양, 하백양은 각각 뱅골 위, 아래쪽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붙은 이름이다.
이곳은 500년 전 부안 임씨가 350호정도 살고 있었는데 연안 이 씨들이 낙향하면서 임씨들이 하나둘씩 떠나게 되어 지금은 연안 이 씨의 집성촌이 되었다고 한다.
연안 이 씨는 광산 김 씨, 청주 한 씨와 함께 이조 3대 양반가문으로 일컬어지기도 했으며 중시조는 세종임금때 과거에서 최초로 3장원(수석)을 하셨던 이석형 씨 라고 한다.
인구에 비해 과거 급제한 인물이 타 지역보다 월등하게 높았고 특히 조선시대에 학문의 최고봉인 대제학을 7분이나 배출한 광산 김 씨와 함께 유일한 가문이다.

▲ 신라와 백제 접견지이며 군사지역
이 마을 뒤편에 위치한 박달산은 탑골, 화랑모임터, 화랑무덤, 무기창고, 석대실(제사지내는 곳), 군량뜰, 벌 터(형장) 등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그때 쌓은 성터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군대를 양성하던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곳은 신라와 백제의 접견지라고 한다.
선조들이 이곳에 터를 잡았던 이유는 남쪽으로 충주가 있고 북쪽으로는 괴산이 위치해 영락없는 군사지역이며 피난하기 적합한 장소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마을 주민들은 옛날 결핵환자가 박달산에서 기도하다 죽는 사고가 있었는데 마을에서 일하던 사람이 크게 다쳤다는 얘길 전하며 산에서 안 좋은 일이 발생하면 꼭 마을에 나쁜 일이나 사고가 난다며 박달산을 명산으로 여기며 지내오고 있다.

마을회관 앞 나무와 정자가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마을회관 앞 나무와 정자가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 신재인 대목장 이 마을 출신
이 마을에는 백양노인정과 새마을회관이 있는데 백양노인정은 옛날에 주변마을과 같이 사용하다가 각 마을마다 마을회관이 생기는 바람에 이 마을 남자노인 회원들만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새마을회관은 여성노인 회원들이 사용하고 있어 공간을 넓게 사용하고 있다.
새마을회관 앞에는 마을 주민들의 쉼터인 정자와 100년이 넘었다는 시무나무가 사이좋게 자리 잡고 방문자를 반기고 있다. 옛날 이정표로 10리마다 심었다는 이 시무나무는 줄기에 손가락보다 긴 가시가 촘촘히 나있고 끝이 예리해 무시무시하게 생겼다.
한 주민이 무시무시한 가시를 보여주며 군것질 거리도 없던 가난한 시절에 시무나무 어린잎을 콩가루나 밀가루를 묻혀 쪄 먹고 지냈다고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이 마을주민들이 보호수로 여기고 있는 수령 150년, 수고 12m, 흉고둘레 5m인 느티나무의 밑둥에 동공이 생겨 고사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지만 수세가 좋아 신기하기만 하다.
그에 견주기라도 하듯 느티나무 근처인 회관 앞에는 오래된 마을 방송탑이 높게 자리 잡고 있어 옛 시골의 향취를 느끼게 해준다.
백양리에서는 오색미로 논에 그림을 그리는 이색행사를 이 마을 주민인 이방훈 씨, 이주승 씨, 이계훈 씨, 이영훈 씨 등 4명의 논 10,000여 평의 논을 이용해 2008년부터 3년간 해마다 해오고 있다.
이 마을주민들은 여느 동네처럼 대보름에 윷놀이와 함께 아주 오래전부터 박달산에 산 고사를 지내오고 있는 등 마을 주민들 간 화합과 안녕을 기원해 오고 있다.
도 무형문화재와 기능보유자로 지정키로 한 신재언 대목장이 이 마을 출신이며 그의 공장도 이곳에 위치해 있어 마을의 큰 자랑거리가 된다.
그는 도내에서 처음으로 대목장으로서 무형문화재로 지정예고 됐으며 충주 탄금대 대흥사 대웅전 등 50여 채의 전통 목조건축물을 지었고 지금은 충주 목행동 법정사 대웅전을 건축하고 있는 자랑스러운 이 마을 인물이다.

30여년간 입춘첩을 나눠주며 선행을 펼치는 이길훈 씨(76).
30여년간 입춘첩을 나눠주며 선행을 펼치는 이길훈 씨(76).
▲ 선행하는 마을 사람들
이 마을은 현재는 35가구의 100여명이 살고 있으며 마을 가운데로는 박달산에서 부터 내려오는 개울이 있고 개울 끝에는 낚시터로 유명한 이담저수지가 연결되어 있다. 이곳 상백양 마을은 오랜 세월동안 선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제보를 받아 한걸음에 달려오게 됐다.
마을 부녀회는 매년 5월 어버이날이 되면 마을노인들을 대상으로 여행을 보내주는가 하면 마을잔치를 통해 어른 공경과 마을 주민 간 화합을 꾀하고 있다.
특히, 농사를 짓고 있는 이길훈(남·78)씨는 마을안녕과 가정평탄을 위해 30여 년 동안 해마다 빠지지 않고 입춘첩을 마을 35가정에 각각 나눠주며 선행을 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매년 사건사고 없이 평온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입춘첩 덕분”이라면서 “입춘이 되면 이길훈 씨에 대한 고마움이 더 해진다”고 말한다.
또한 마을 주민들은 “노인들이 대부분인 이 마을은 겨울만 되면 미끄러운 눈길이 많다”며 이곳 이장과 새마을지도자는 “노인들이 사고나 당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눈이 오면 트랙터를 이용해 눈을 치워주는 고마운 일을 10여 년 동안 해오고 있다”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
이에 대해 이장은 “눈만 오면 마을이 미끄러워 주민들이 다칠까 걱정이되어 트랙터를 구입한 해부터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제설작업 등 봉사로 주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서로 사랑하고 아끼며 선행하는 사람들 모습을 보면서 이 마을주민들의 가족과 같은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동/네/사/람/들

“마을에 게이트볼장 만들어 주길”

이원규(57) 이장
이원규(57) 이장
“이 마을 주민들이 다함께 폐비닐수거 활동을 통하여 기금을 마련해 노인들 여행과 점심식사제공 및 어버이날 잔치 등을 치룬다”며 “마을에 노인을 공경할 젊은 사람들이 자꾸 줄어 큰 걱정”이라고 했다.
또 “그동안 숙원사업인 게이트볼장이 땅문제로 진전이 없었는데 대전에 거주하는 이윤훈 씨가 토지를 임대해 준다고 약속했다”며 “마을 노인들의 건강을 위해 게이트볼장을 꼭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민화합으로 마을번영 기원”

이복훈(76) 노인회장
이복훈(76) 노인회장
회원 15명으로 구성된 노인회의 회장은 “작년에 노인회관의 내부수리와 화장실 수세식공사를 마쳐 대단히 기쁘고 감사 하다”며 “장년회 및 부녀회의 마을 젊은 사람들이 매년 어버이날 행사에 마을잔치와 여행 등을 보내주는 등 노인들을 공경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 노인들이 나이가 많아 특별히 하는 일은 없지만 마을사람들이 서로 화합해 가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며 “앞으로 젊은이들과 협조해서 노인회 발전과 마을이 번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천정비와 농로포장을…”

이승규(48) 새마을지도자
이승규(48) 새마을지도자
옥수수농사 1만 평을 2년간 농사를 지으며 4년 동안 절임배추를 20kg 1000개를 생산하고 있는 이승규 새마을지도자는 요구사항으로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이 올갱이도 많을 정도로 깨끗한 물이어서 잘 정비해 마을사람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비를 해 줬으면 좋겠다”며 “농로가 비포장이라 비만 오면 질고 풀이 많아서 관리가 어려워 농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농로포장공사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인을 공경하는 마을이 좋다”

서순원(62) 부녀회장
서순원(62) 부녀회장
“서울에서 이사온지 4년밖에 되지 않아 마을 일을 배우고 있다”며 “17명 회원들이 마을회관을 자주 들러 노인 분들과 어울려 말상대도 해주고 목욕탕도 같이 가서 등도 밀어 주는 등 화합이 잘돼 다른 동네보다 좋다”고 말하는 서 회장은 마을길에 꽃을 가꿔 예쁜 꽃길 조성을 해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또 그는 “동네분들이 협조를 잘 해주고 이웃 간 화합이 잘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도와주면 마을주민들과 화합하고 노인을 공경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다”고 말했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

경백순(75) 여성노인회장
경백순(75) 여성노인회장
23명의 여성노인회는 2001년부터 건강체조를 배워 2002년 10월 괴산노인건강체조 경연대회에 참석해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2009년 괴산군이 주관한 노인건강운동 경연대회에서 1등을 한 후 청주대회에서 괴산청결고추팀으로 참가해 3등의 성적을 거뒀다.
또한 풍물도 같이 배워 마을의 행사나 잔치 때마다 흥겨운 마당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줬다.
경 회장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마을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짧은 한마디를 남겼다.



우/리/마/을/자/랑/거/리

이희보(1715-1776) 효자문

이희보의 본관은 연안이며 연성부원군 이석형의 9세손으로 일찍부터 학행이 뛰어나 장암

정호가 이를 기특히 여겨 그 형의 손녀를 처로 삼았다. 부모에게 효성이 지극한 그는 60세에 부친이 돌아가시자 5리가 넘는 묘소에 성묘하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항상 자녀들에게 훈계하기를 “상례를 다함은 인간의 도리이지만 상을 당하기 전에 부모에게 예와 효성을 다함만 같지 못하다” 하였다.
괴산군 감물면 백양리에 이희보의 효행을 기리며 영조 48년(1772)에 이희보 효자문을 세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