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민 괴산 서부병원장
이영민 괴산 서부병원장
  • 나영순
  • 승인 2011.01.12 13: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직하면서 차분한 성품의 정형외과 의사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직업의 선호도가 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록을 살펴보면 사람이 늙어가며 겪는 생활의 가치는 사람이 사는 동안에 얼마나 책을 읽었는가에 따라서 달라진다. 환자 돌봄을 내 가족처럼 진료하고 있는 이영민 원장은 3년째 괴산에 정착하고 있다. 그는 어느새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600여명의 환자를 수술한 것만 보아도 바쁘게 생활하는 의사다.
이영민(61) 원장은 대전 대흥초등학교, 대전 중·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그 후 충남대학교 의과대학교 정형외과를 전공하여 대전에서만 21년 동안 정형외과를 개원하여 운영하였다. 그가 종합병원인 공주의료원에 6년간 진료부장 겸 정형외과 과장으로, 거창서경병원에서 1년 동안 진료부장 겸 정형외과 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2007년 10월 1일부터 지금까지 3년간 괴산 서부병원장의 길을 걸어오기까지 그의 삶을 되짚어본다.

■ 괴산에 정착하면서 찾은 행복
아버지의 원적지가 음성군 소이면으로 가까운 괴산에 병원을 개원한 계기이다. 각 분야별 6명의 전문의사로 구성된 서부병원, 그 어느 때보다 애착을 가지고 마지막 의사로서의 정착지로 선택한 곳이다.
그러므로 동료 의사들과 함께 괴산군민을 위한 의료의 질 향상서비스를 향한 발돋움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시간들이라고 말한다.
동료나 친구들은 이제 은퇴할 나이인데 뭘 그리 열심히 하냐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동안 의사가 되어서도 만족스럽지 못했던 그가 괴산에 정착하면서 환자들이 고맙다는 말을 해 줄 때 인생을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그러나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주말에는 서울 성모병원에 오고가며 초음파 공부를 할 정도다. 환자들이 오면 제대로 진단을 내려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져 새로운 치료인 근육치료, 신경치료를 한다. 한국 근골격계 초음파 연구회에 소속된 자신 있는 진료서비스는 새벽 7시 30분에 출근하여 진료 시간 9시가 되기 전에 새로운 공부에 매진하기 때문이다. 진작 이처럼 공부가 재미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는 그의 표정에는 남다른 의지가 돋보인다.
하루 40~50명 회진을 하고 진료를 볼 정도로 힘에 부칠 텐데도 거뜬히 해 내는 이유가 있다.평소에 전국적으로 낙후된 오지만 찾아다닐 정도로 등산을 좋아한다. 권하고 싶은 운동이 등산으로 경비도 저렴하고 무리하지 않는 정도로 하면 좋은 결과와 평소에 다져온 건강의 비결이라고한다.
한편 90년도부터 시작한 수영이 전국 아마추어 대회 배영에서 은메달을 땄을 정도다. 체력도 관리하며 매사에 묵묵히 노력하는 병원장으로서의 역할이 크다.
괴산에 와서도 인공 관절 수술은 수도 없이 했다. 필름이나 X-Ray로 판독하는 것에서 벗어나 괴산에서 가장 최신 C T 장비인 초음파, Pacs (영상 확대: 필름 불 필요)를 도입하여 근골격계 질환에 대해 치료를 해주고 있다. 600여명이 치료를 받은 것이 과거의 M R I가 필요 없이 거의 1/10 가격으로 괴산군민이 혜택을 보도록 하고 있다. 실시간 병변에 대한 획기적인 정확한 치료를 하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건물도 새로 시설하여 전의 병원에 비해 환자들이 쾌적하고 편리한 시설에서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한 점, 의료의 질을 높이고 있는 원장의 환자에 대한 배려가 고스란히 숨어 있다.
각 분야별 정형외과, 내과, 안과, 외과, 피부과, 비뇨기과 전문의들과 함께 간호사들, 행정 팀들과 질서가 바로잡혀 있다.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일사불란하게 환자를 우선시하는 분위기다. 환자들은 병원하면 왠지 꺼려지는데 친절함으로 좀 더 안정적으로 찾을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한다.

■ 수술의 보람을 느낀 어르신들과 함께
괴산은 주로 농사를 짓는 어르신들이 많다. 특히 농한기를 이용한 환자들이 자칫 치료시기를 놓쳐 수술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잊지 못할 환자 중 유복례 할머니의 일화다. 병원을 찾아 치료 했다가 6개월 후 다시 아프다고 와서 수술한 적이 있다. 배 농사를 짓는데 이제 다리가 아프지 않다. 사다리를 타고 배를 딸 정도로 너무 고맙다며 농사지은 배를 매년 한 상자씩 잊지 않고 가져다 준다.
외지에 나가 비싸게 어깨 수술을 하고 와서 팔이 올라가지 않는다고 다시 초음파로 어깨 시술을 받은 할머니의 경우, 그 자리에서 “만세!” 하고 소리 지르며 두 팔을 올렸다.“만세만 부르지 말고 그럼 큰 절이라도 하세요.”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자 정말로 옷을 주워 입더니 엎드려서 절을 한 적이 있다. 그 순간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고마움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때 더욱 보람을 느낀다.
한편 너무 아픈데 돈이 없어 수술을 못 한다고 우는 할머니가 계셨다. 그럼 할머니만 무료로 인공관절 수술을 해 드린다고 했다. 수술 준비를 하고 입원 도중 도저히 미안해서 안 된다며 그냥 가신 그 할머니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는 그의 말에 웃어른을 섬기는 맘이 자연스럽게 번져 나왔다.

■ 기부를 하면서 알게 된 기쁨
기부를 생각하게 된 것은 추석이나 명절에 군에 위탁하여 결손 가정에 쌀과 연탄을 준 일이다. 지금은 매년 200만 원씩 장학금으로 기부하게 되었다. 노인인구가 70%이상 살고 있는 괴산 지역에서 의료 혜택을 베풀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힘이 된다.
실질적으로 괴산 쪽 군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싶은 마음인데 아직 혼자의 힘으로는 마음먹은 만큼 부족한 상태다. 향후계획으로는 병원 진료의 질을 향상시켜야겠다. 경영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환갑의 나이에도 환자들한테서 고맙다는 말을 듣는 것으로 만족한다.
병원을 좀 더 확장할 수 있다면 괴산군민이 외지로 나가는 일을 막아야 한다. 전문 진료 과를 더 증설하고 싶은 마음인데 여건이 잘 안 된다. 현재의 진료 과목 자체만으로 경영상 힘든데 전에 있던 병원보다 위치가 좋아 환자를 유치할 수 있고 저렴하다는 점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이러니한 애로사항이라고 했다.
좌우명은 '열심히 살자'이다. 남한테 피해를 주지 않고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서울에서 의사로 살아온 이모부가 나의 롤 모델이었다.
나도 근골격계 초음파를 더욱 연구하여 환자들에게 정직하고 제대로 된 진단을 하고 싶은 꿈이 생겨 꾸준히 공부하고 있어 보람된다.
두 아들 중 큰 아들은 MBA(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다국적 기업에서 비즈니스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작은 아들은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열심히 생활해 주어 고맙다. 아들 둘 다 의사를 안 시켰는데도 본인은 의사로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이제 보면 동료들이 은퇴하고 있는 실정인데 일선에서 각종 수술을 하고 있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하여 환자들을 돌보고 싶다는 그는, 수술이 이어지고 환자진료가 번복되다 보니 점심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 그러면서도 찡그리지 않고 차분한 모습으로 수술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발걸음을 돌렸다. 아낌없이 나누어 주는 삶이 그 자신에게도 큰 보람으로 다가오기를 기대했다.
대학교 때 만나 지금껏 뒷바라지며 교회 일에 열심인 이영민 원장의 아내와는 천생연분이다. 괴산으로 오기까지 40년의 세월 동안 항상 즐겁게 받아들이는 순응자의 역할로써 제2의 인생을 즐겁게 살고 있는 기쁨이 그의 인생관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