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군 증평읍 연탄1구
증평군 증평읍 연탄1구
  • 나영순
  • 승인 2010.12.0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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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단합이 잘 되는 풍요로운 벌말


사람살기 좋은 동네란 본디 산수(山水)가 좋고 옥토가 많은 곳이라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 인심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인심은 곧 천심이니, 바로 증평읍 연탄리가 이런 동네일 것이다. 물 좋고 인심 좋은 이곳의 기운을 찾아 떠나보자.

◆ 우리 마을유래
충북 증평군 증평읍에 있는 연탄리는 두타산과 너른 들녘이 펼쳐진 천혜의 기름진 땅이다. 논밭과 과수원이 많고, 축산업도 발달한 마을이다.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연천리, 연신리, 탐선이, 금곡리, 반탄리, 사곡리, 청주군 산외이면 금대리, 북강내이면의 금리를 병합해 연신과 반탄의 이름을 따서 연탄리라 했다. 자연마을로는 금헌(쇠마루), 반탄(반여울), 금곡, 탑선(탑선이), 연천(벌말), 금암(분토골) 등이 있다. '벌말'이란 동네의 벌은 벌판이나 들판 등의 평야지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따라서 지명에 '벌'이 들어간 곳은 산보다는 평야지대에서 많이 나타나는 이름이다. 벌말은 벌(坪)+말(村)로 풀어서 설명할 수 있으며 벌판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즉 어떤 형태로든지 인공(人工)이 가해진 이후를 말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벌이 들이 된 후에 마을이 생겼던지, 아니면 마을이 생기고 주위의 벌판이 논밭으로 변했던지 간에 지금은 마을의 이름으로 남아서 마을의 성격이나 지명의 유래를 짐작하게 해 주고 있다.

◆ 우리 마을현황

연탄리는 1구에서 4구까지 이루어진 마을이다. 이 중 연탄리 1구는 벌판이 가장 큰 마을로 벌말이라고 불린다. 동네 어귀보다 안에 들어앉은 가구 수가 많은 편으로 80여 가구, 세대수는 107세대, 450여 명이 오순도순 살고 있는 마을이다. 연령분포는 60세 이상 노인(경로회원)이 100여 명이 넘는다. 한 쪽으로 흐르는 하천을 따라 기다랗게 자리한 마을, 입구부터 노란 국화 등이 남아있어 꽃밭을 거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동네를 감싸 안은 산과 너른 들녘 사이로 전원적인 풍경이 이어진다.

◆ 우리 마을자랑

마을의 가장 큰 장점은 안성호 이장(59)을 중심으로 단합을 최고의 자랑거리로 손꼽는다. 노인회장 송태윤(80), 부녀회장 조점순(49), 새마을지도자 김기섭(54), 개발위원 이종만(69), 청년회장 박광근(59) 씨 등은 2층으로 잘 지어진 마을회관에서 대소사를 의논한다. 이 마을 태생으로는 이금로 검사, 배종영 해군 준장, 이인호 경제학 박사인 구미대 교수 등 출향 인사들이 있다.
안성호 이장은 “군부대가 인접해 초창기에 양돈을 구정물로 키우기 시작한 것이 충북의 양돈 시세를 좌우할 정도였다”라며 “젊은 층이 많은 편이라 농업과 축산업 하기에 좋고, 애경사 때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안 이장은 “광역상수도가 들어왔는데도 두타산 아래 120미터 암반수에서 나오는 간이 상수도를 주민 40% 정도가 사용해 1년에 전기요금 4만원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마을의 깨끗한 수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물이 워낙 좋아 상수도 필터교체를 한 번밖에 안 해도 수질오염이 없어 안전하고 저렴하게 마시는 것 또한 장점이다”라고 했다.
농민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안 이장은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마을 일에 앞장서 주는 주민들이 싫은 소리 없이 솔선해 주기에 단체가 잘 되는 것이고, 단합이 가장 큰 복이라면 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송태윤 노인회장은 “신임 이장과 전 이장이 갈등 없이 돈독히 지내며 서로 합심해 원활한 업무처리를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탄1구는 100여 명의 노인이 '짚풀 공예 공모전'에서 단체 3위를 했을 만큼 솜씨가 좋기로 유명하다. 또한 청년회·부녀회 등이 협조해 매년 5월 8일(어버이날)이면 경로잔치가 열리고,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여행을 떠나고 있다. 이는 마을 전체적으로 어른을 공경하는 '효문화'가 튼실하게 자리 잡았음을 말해준다.
송 회장은 마을회관에 대해서도 큰 애착을 가졌다. 그는“마을회관은 제2쉼터다. 주민은 물론 노인들이 점심식사 등을 위해 애용하고 있는데 부녀회에서 밑반찬 등을 제공한다. 2층에는 건강관리실로 운동기구, 찜질방, 의료기 등이 있어 웰빙의 최적장소”라고 귀띔했다.
부녀회장 조점순 씨는“부녀회에서 5년째 마을 꽃길가꾸기를 하고 있는데 1년에 4~5회 실시하고 있다. 지난번엔 1등을 한 상금으로 쉼터(정자)를 지었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부녀회장은 “땅이 굳어 딱딱할 때는 풀이 뽑히지 않아 힘들기 때문에 비가 올 때 작업을 한다. 이 때 젊은이들이 솔선수범해 내 일처럼 나와서 도와 준다”고 고마워했다. 동네의 효부로 알려진 부녀회장은 90세의 시부와 86세의 시모를 지극정성으로 모셔 주변 사람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개발위원 이종만 씨는 “과거엔 연탄리 1구와 연탄리 4구가 한 마을이어서 160여 가구나 돼 증평에서도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이었다며 “마을이 생긴 지가 400년이 넘는데 안동 김 씨 2~3가구와 전의 이씨 30~40가구로 집성촌을 이루며 증평이 생기기도 전에 이루어진 마을이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특히 “대가족으로 10여명이 넘는 식구가 모여 살던 때가 좋았다며 사회의 변화로 인해 자녀들이 타지로 나가면서 핵가족화로 변화된 모습이 안타깝지만 아직도 고향에 남아 사는 젊은 층이 타 마을에 비해 많은 편이다”라고 흐믓해 했다.
새마을지도자 김기섭 씨는 “CCTV가 있어도 험한 세상에, 대문 없이 살아도 잃어버리는 것이 없을 만큼 범죄 없는 마을”이라며 “동네 주민 모두가 자조, 협동으로 3합 4합 5합이 다 맞으니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박광근 씨는 “청년회원 40여명들이 장례모시는 일 등 동네의 대소사를 솔선수범하여 거들어 주고 있어 고맙다”고 했다. 그는 59세라는 연령에도 불구하고 청년 때부터 해 온 동네일을 '청년'처럼 척척 해내고 있다.
연탄1구 사람들의 가장 큰 덕목은 합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한결 같은 마음으로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정을 나눈다. 서로를 칭찬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오순도순 살아가는 이들에게서 삶의 진한 향기를 느낀다. 이들은 '나'보다는 '우리', '나'보다는 '마을'을 위해 헌신하고 애쓰고 있다. 훈훈한 정이 샘솟는 벌말이야 말로 또 찾고 싶은 엄마의 품 속 같은, 사람 사는 정이 넘치는 곳이었다.

◆ 꼭 해야 할 사업
마을 진입로 확장공사 시급!
연탄리 1구의 숙원사업은 마을 진입로 확장이다. 입구가 좁아 마을 안쪽으로 들어오는데 불편하고, 인근 군부대 차량 및 송산리 쪽으로 다니는 차량이 많아 위험천만하다. 진입로 공사 예산이 3억 원 정도 세워졌으나 실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하수도 공사를 하면서 군데군데 뜯어낸 곳이 많은데 아스콘 공사도 안 돼 덧씌우기라도 해주길 바라고 있다. 과수 농가를 하고 있는 배종형(57) 씨의 경우에도'증평군'이라는 브랜드가 새겨진 명품사과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내년에 영농조합을 구성해 사과의 표면에 붙은 비닐을 떼면'증평군'이라는 브랜드가 나올 수 있도록 지원했으면 한다. 이렇게 되면 2만 4천여 평을 운영하고 있는 과수농가들이 맛좋고 품질 좋은 사과를 보급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동/네/사/람/들

마을 진입로 확포장공사와 발전 시급

안성호 이장
안성호 이장
“주민들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은 진입로 확·포장 공사를 하루빨리 해 주는 것이다. 군부대가 옆에 있어 남부나 미암리 쪽에만 발전이 되고 있고, 공사는 큰데(환경부 사업) 하천에만 집중해 눈에 보이는 게 없어 안타깝고 주민 불평불만이 많다.”고 했다.






출향 인들의 적극적인 고향 관심

송태윤 노인회장
송태윤 노인회장
“어버이날이나 명절 때 뿐만 아니라 마을의 대소사에 객지에 나가 있는 출향인들이 마을일에 적극 협조해 주었으면 좋겠다.”
한편 노인분들이 모이시는 '마을 회관'의 전기요금도 동네에서 해결해 주어 고맙다고 덧붙였다.









하천바닥 정화 초 일손부족 공공근로 지원확대

김기섭 새마을지도자
김기섭 새마을지도자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구거(하천)공사를 했는데 인력부족으로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 바닥을 마닐라 삼으로 해놓았으나 공공근로 분들이 두 분 오셔서 해도 일손부족은 여전하다. 바닥의 잡초를 감당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말뚝을 세워 돌로 정리해 놓았어도 관리가 잘 안 되어 안타깝다”고 했다.







폐비닐 및 재활용품 적극 수거요구

박광근 청년회장
박광근 청년회장
“마을의 기금 조성은 대대로 내려온 부녀회, 경로회, 청년회 등의 기금이 1억 원이 넘어 은행 이자로 행사를 해왔으나, 요즘에는 이자가 적어 폐비닐이나 재활용품 등을 모아 충당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수거 예산 부족으로 재활용품을 해 놓아도 안 가져가고 있다. 그나마 폐비닐은 공동 집하장에서 수거해 가서 조금 낫다.”고 했다.








꽃길 미니 가로수 조성지원 요구


조점순 부녀회장
조점순 부녀회장
“하천 따라 꽃길을 가꾸는데 그늘이 없어 키 작은 가로수나 백일홍 등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했으며 특별히 바라는 점보다 주민들이 솔선수범 하여 도와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건축폐기물투기 금지

이종만 개발위원
이종만 개발위원
“행락철이 아니어도 인근 다리 밑에 건축 폐기물이나 냉장고, 소파 등을 몰래 버리고 가는 경우가 있어 힘이 들다. 일손도 부족해 쓰레기 치우기가 만만치 않다. 쓰레기 수거함 등을 비치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했다.



우/리/마/을/자/랑/거/리



* 사우나실 : 마을회관 2층에는 하루씩 남녀가 번갈아 가며 할 수 있는 사우나실이 있어 애용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 마을주민들의 쉼터 : 동네 주민들이 꽃길 가꾸기 사업의 부상으로 제공된 정자(쉼터) 옆에서 야외 운동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 건강관리실 : 의료기와 자전거, 런닝머신 운동기구 등이 있어 이용이 편리한 것이 주민들의 자랑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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