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갑수 회장(괴산군 시골절임배추 생산자협의회)
김갑수 회장(괴산군 시골절임배추 생산자협의회)
  • 박우동·이웅재
  • 승인 2010.11.17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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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꾼 아닌 농사꾼” 김회장의 땅에 대한 외길 인생철학

괴산절임배추의 본산이자 시발점인 광덕마을.
일평생을 땅과 함께 살아오며 떳떳한 농민으로 살아가기를 주저하지 않는 괴산군 시골절임배추 생산자협의회 김갑수 회장을 취재차 어렵게 만났다.
늦가을의 붉게 물든 수려한 산이 아담한 동네를 감싸고 있는 문광면에 위치한 광덕마을은 마을 초입부터 오늘 출하될 수십 톤 분량의 절임배추 포장상자가 전국각지의 소비자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고 작업장에는 작목반회원의 분주한 손놀림이 쉴 틈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연신 걸려오는 수요자의 전화와 작업물량 확인에 말을 건 낼 틈을 찾기 힘든 상황에 미안한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김 회장에게 인사를 건넸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배추가격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가격고사(?) 연유에 김 회장은 “장사꾼이 아닌 농사꾼”이라는 짧은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을 표현한다.
'96년도 100만원의 매출에서 작년 230억의 매출을 기록한 괴산 절임배추에 대한 김 회장의 외길인생 철학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 한사람의 긍정적 생각이 괴산 절임배추를 탄생시켜
괴산청결고추로부터 시작된 절임배추 판매에 대해 김 회장은 “고추의 판매확대를 위해 '90년 초반 고추세척기를 고안하게 됐어요. 고추는 건조 후에 가정에서 손질을 해 가루를 만드는데 농약성분과 먼지 등의 제거가 쉽지 않다는 것에 착안. 밭에서 수확한 고추를 물로 세척해 건조를 한다면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거죠. 건조를 위한 연료비와 수분으로 인한 물러짐을 방지하기위해 열풍교환기도 만들게 되었어요. 믿을 수 있는 청결고추를 생산했지만 판로 문제에 부닥치게 되었다”는 그는 무거운 고추세척기를 트럭에 실고 소비자를 직접 찾아다니며 홍보해 신뢰를 높여갔다고 전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김 회장은 96년 가을 경기도 안양부녀회의 고추 500근 구입을 계기로 불우이웃돕기 김장담그기에 사용할 배추 1,000포기를 절임배추로 납품하게 된 것이 괴산시골절임배추의 시작이었어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많은 우여곡절 끝에 100만원의 돈을 받아든 순간 절임배추를 통해 지역농민의 소득이 가능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그는 “가족의 기호와 입맛에 맞춘 양념으로 맛 깔나는 김장을 준비하는 주부에게 배추절임은 큰 일거리로 신선하고 맛있는 배추를 생산해 천일염을 이용한 적절한 간 베임을 통해 청결한 절임배추를 생산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전하며 당시 배추한포기의 시장 가격이 1,000원이고 생산지가격은 200원이라 절임을 하더라도 인건비는 남을 것이라 확신했단다.

■ 가족을 위한 가정 회생에 학업포기까지
군복무 시절 외에는 광덕마을을 떠난 적이 없다는 김 회장은 농사를 지으며 살아오신 부모님의 8남매 중 4남으로 광덕리 동막골에서 출생 문광초등학교, 괴산중학교를 졸업하고 부모의 농사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하게 된다. 상위권의 학업성적과 특히 수학을 좋아했다는 그는 “장남과 차남은 공부를 시켜야한다는 아버님의 인생철학과 건강이 좋지 않은 셋째형에게 농사일을 맡길 수 없었던 부모님의 명을 거역하기 어려웠다”는 김 회장은 부모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던 당시를 회상하며 공부하고 싶은 마음과 육체적 노동이 싫어 울기도 많이 울었고 그때가 60이 넘은 지금까지 가장 고통스러웠단다.
청소년 시절을 오직 집안을 위해 농사일로 보냈다는 그는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와 보니 일곱 마리의 소가 생활을 위해 없어지고 가산이 기울어 이듬해 가정을 꾸리고 느타리버섯재배, 담배농사, 고추농사 등 안 해본 농사일이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 절임배추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적극적인 성격에 창의적 삶을 살아가는 김 회장에 대해 이기원 사무국장은 “백만원의 매출에서 12개 지회 140개 작목반, 1,500명의 회원과 1,000명의 비회원으로 작년 230억의 매출을 올려 괴산 절임배추의 부가가치를 창출한 김 회장님이야말로 진정한 선진 농업인”이라며 절임배추를 하는 농민이 농협의 부채를 갚아가고 농업에 희망을 가지고 생활하고 년간 수십억의 물류유통, 음식점과 신발판매점(장화 .앞치마)의 호황 등 지역경제가 변화하고 있다고 전하며 괴산의 모든 농업인이 고맙다는 인사를 할 정도란다.
천혜의 자원을 가진 괴산은 신선한공기와 배추재배에 적합한 온도와 토질, 맑은 물로 인해 배추의 고소함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또한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품종의 단일화와 배추수확시기가 전국의 김장시즌과 맞물리고 품질최상의 천일염의 간수를 제거해 쓴맛을 없게 하고 200미터 청정암반수를 이용한 절임으로 신선함과 청결함을 항시유지하고 있으며 신속한 배송을 통해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이와 함께 시장의 유동성에 좌우되지 않기 위해 시장가격을 무시한 생산단가에 의한 적절한 판매가를 결정해 지금까지 3-4회의 배추파동에도 가격을 올려 받지 않아 이제는 소비자가 먼저 알고 구입하는 신뢰가 형성된 것이다.

■ 괴산의 소득사업으로 자리매김한 절임배추
괴산의 새로운 농촌 소득사업으로 자리매김한 절임배추가 있기까지 지자체와 생산농민, 지역 각 단체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김 회장은 고추와 절임배추를 구심점으로 접목해 부가가치를 한 차원 높여나가는 일에 더욱 매진해야하고 괴산발효식품 홍보관 등을 통해 괴산향토식품으로서 한국전통식품이 발전하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전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붉게 물든 만추의 계곡을 바라보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일목한 절임배추에 쏟은 김갑수 회장의 열정과 노력에 감사의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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