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태 호 정다운봉사회 대표
허 태 호 정다운봉사회 대표
  • 신도성 기자
  • 승인 2020.12.31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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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사람 돕는 게 삶의 의미”
허태호 씨가 증평 보강천 미루나무숲 송산나무다리에서 인터뷰했다.
허태호 씨가 증평 보강천 미루나무숲 송산나무다리에서 인터뷰했다.

 

증평군민대상 윤리봉사부분 수상…30년 봉사활동
전공 살려 집수리 봉사단체 ‘정다운봉사회’ 설립 

어려웠던 어린 시절
“어렸울 적에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할머니도 아닌 증조할머니 손에서 자랐습니다. 열다섯살 나이에 소년가장이 되었지죠, 그때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외면을 못합니다.” 
그는 살면서 봉사활동에 몰두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증평군민대상 공적서에 적힌 봉사활동 기간은 17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 두 배에 이른다고 했다. 
단양 출신인 그는 결혼하면서 증평에 정착했다. 
건설 기술자로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돼서 돈을 모았고 귀국해서 건축업을 시작했다. 타고난 근면성과 변함없는 성실로 사업은 탄탄대로였다. 
‘불혹’이라 했던가. 마흔살 즈음 술 마시고 노름하는 건설현장문화에 회의를 느꼈다. 
그 길로 화투와 술을 멀리했다. 대신 본격적으로 봉사를 시작했다. 
잘할 수 있는 게 건축 일이었다. 그래서 집수리 봉사를 시작했다. 어려운 가정을 보면 자진해서 도와주었다. 
어느 홀로 사는 노인가구에는 돈 되는 일을 포기하고 15일 동안 혼자서 집 리모델링을 해준 적도 있다.
“이상하게도 어려운 이웃을 돕고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면 뿌듯함이 밀려왔습니다. 돈 버는 것보다 그게 더 의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숙명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도움을 요청하는 어려운 사람들이 있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와주었다. 아무도 모르게. 공치사하는 건 진정한 봉사의 범주에 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말이다. 

집수리 봉사 30년
그는 지난달 증평군민대상(윤리·봉사부문)을 받았다. 
그의 봉사는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집수리 봉사, 재능 나눔, 연탄 나눔, 반찬 봉사 등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증평군자원봉사센터에 기록된 것만 267회 1,218시간이다. 
건축기술을 바탕으로 한 집수리 봉사는 30년에 가깝다. 재능기부를 통해 함께하는 지역사회 만들기를 일찍부터 실천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2004년 증평군자원봉사센터에 가입했고, 2012년에는 집수리 봉사모임인  ‘정다운봉사회’를 설립했다. 취약계층 집수리봉사활동(보일러, 씽크대, 출입문, 도배장판 등)은 100회를 넘는다. 
2015년에는 도지사 표창을 받았고, 2019년에는 국가재난관리 유공자로 선정되어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다. 
2014년부터는 재해로 인해 손길이 필요한 곳을 방문하여 긴급복구 지원을 펼쳤다.
저소득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밑반찬 만들어 직접 배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최근에는 독거노인 등에 식품키트를 전달하기도 했고 소년가장에게는 월 30만원씩 후원금을 지급했다. 

“알아주길 기대 안해”
어렵고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선행이다. 그러나 조그만 선행을 자랑삼아 과대포장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그는 그러지 않았다. 
10년을 내색하지 않고 봉사를 실천해 왔다. 알아주기를 기대하지 않으면서, 어쩌면 알려지는 걸 꺼려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선행이 돋보이는 건 아닐까?  
그는 말한다. ‘진정한 봉사는 상황에 필요한 것을 주는 것’이라고. 
그는 아내와 훌륭하게 성장해 자립한 아들들에게도 그렇게 설명해 동의를 구했다고 했다. 
그런 생각에서 생산적 일손봉사보다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정말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며 ”남은 인생, 봉사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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