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공무원 뇌물수수 의혹 ‘일파만파’
괴산군 공무원 뇌물수수 의혹 ‘일파만파’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9.04.1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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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브로커 “1000만원 이상 줬다” vs 해당 사무관 “돈 받은 적 없다”
괴산경찰서, 공무원 ‘고소인’ 조사 충북지방청, 글게시자 ‘참고인’ 조사

괴산군청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올라온 괴산군 사무관의 뇌물수수 의혹을 둘러싼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이 씨는 “소각장 공사와 관련해 공무원에게 돈을 줬다”고 했지만, 괴산군 사무관 A씨는 “이씨가 1000만 원을 달라고 하며 오히려 공갈·협박했다”고 상반된 주장을 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실명으로 글을 쓴 이창규 씨는 민중당 청주지역위원장이라며 자신의 신분도 밝혔다.
이 씨는 지난 2월 자유게시판 등에 A씨의 뇌물, 향응 수수와 관련한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A씨를 만난 계기부터 뇌물과 향응을 제공한 장소 등을 일기처럼 구체적으로 썼다. 
이 씨는 청주지역 업체의 전문브로커로 활동하며, 관공서 수의계약 공사 등을 전담한 것으로 알려진다. 
A씨가 2년 전 환경수도사업소장으로 근무할 당시 소각장 부분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려고 접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발주처인 군 환경수도사업소는 공사를 공개경쟁 입찰로 진행했다. 
괴산군 공무원에 대한 뇌물, 향응제공 의혹을 폭로한 이 씨가 자신이 A공무원에게 되돌려달라고 요구한 1000만원은 제공한 총액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이 씨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형편이 어려워져서 2년 전 소각장 공사 부탁하면서 최초에 건네준 1000만원만 되돌려 달라고 한 것이다. 그 후로도 수차례 만날 때마다 현금을 건네줬기 때문에 총액은 훨씬 많다. 그런데 마지막 내 제안을 거절했고 군 감사부서에 찾아가 다 얘기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괴물’같은 공무원을 벌하고 나도 자폭하는 심정으로 인터넷 글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2017년 B공무원이 괴산군 환경수도사업소장으로 근무할 당시 13억원 상당의 소각로 공사를 따내기 위해 집중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 소각장은 ‘괴산광역생활쓰레기 소각시설’을 말한다. 괴산읍 능촌리에 들어선 소각시설은 2015년께 군 환경수도사업소가 발주했다. 국비 도비 등 사업비 158억 원이 투자됐다.
현금은 청주에서 향응접대를 하면서 건네거나 괴산군청에 주차된 공무원의 자동차 사물함에 넣어 두는 방식으로 전달했다고 한다. 이 씨는 “수의계약을 부탁하며 청주의 한 불고기집 밖에서 1000만원을 건넨 뒤 이후에도 수시로 돈과 향응을 제공했다”며 “그러나 공사를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사무관이 돈을 받아 통장에 입금했을 것”이라며 “저와 그의 통장 거래내역만 확인하면 누구 말이 맞는지 금방 알 수 있다”고 했다.
이 씨의 폭로 글 게재 이후 해당 공무원은 군청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했다고 한다. 현재 면장으로 재직 중이다. 
A씨는 이 씨를 명예훼손, 공갈·협박 혐의로 괴산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이 씨와 만나 식사를 하고 술을 마셨지만 금품은 받지 않았다”며 “요구한 돈을 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자유게시판에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괴산경찰서는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이 씨를 명예 훼손과 공갈 미수 혐의로 고소한 괴산군청 공무원 A씨를 지난달 30일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충북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와 별도로 공무원 금품 수수 의혹에 초점을 맞춰 내사에 착수했다.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0일 이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실제 금품을 건넸는지, 대가성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이 씨는 A 씨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과정 등을 진술하고 A씨에게 돈을 주기 위해 인출한 당시 은행 계좌 사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일 괴산군에 최근 수년간 환경위생과와 수도사업소가 발주한 사업 내역을 요청했다.
이 씨가 A씨에게 금품을 건넸다고 주장하는 시기를 전후해 이뤄진 사업 발주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 씨가 괴산군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 괴산군 공무원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폭로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씨가 괴산군청 홈페이지에 올린 글. 괴산군 공무원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폭로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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