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운 괴산군의회 의장
신동운 괴산군의회 의장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9.04.0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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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에서 군의장으로 …‘자수성가의 아이콘’

주민과 함께 호흡…의료폐기물소각장 반대 ‘삭발’
“20억원 부도 맞은 후 ‘더불어 사는  삶‘ 깨달아”

신 의장이 의장실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의료폐기물 소각장 문제는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역이 쑥대밭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신 의장이 의장실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의료폐기물 소각장 문제는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역이 쑥대밭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고난을 극복하고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눈시울이 붉어지기 마련이다.
자수성가란 물려받은 재산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사업을 이룩하거나 큰일을 이룬다는 뜻이다.
신동운 괴산군의회 의장이 꼭 그런 경우다. 
속된 표현으로 ‘짧은 가방 끈’에도 불구하고 번듯한 사업체를 운영하고 군의장의 위치에 까지 오른 것은 그의 남다른 노력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자수성가의 전형적인 인물이다.

고아로 성장, 머슴살이

그는 3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재가했다. 그래서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  그는 이웃 집 어린 아이 업어주면서 누룽지 얻어먹고 자랐다고 했다.
9살 때 지게질을 배웠고, 13살 때 고추농사를 지었다.
“초등학교 졸업도 못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해서 돈을 모았고 그 돈으로 비닐하우스를 지었지요.”
그리고 중학생 나이인 15살에는 고추장사를 시작했다. 인근의 홍고추를 사들여 말려서 ‘태양초’로 팔았다. 당시 괴산 고추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던 터였다. 1년에 논 10마지기를 살 수 있는 돈을 벌었다. 그 돈은 종자돈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 후의 고추 유통 사업은 ‘달리는 말 등에 올라탄 격이었다.
20살 나이에는 인근의 고추를 사들여 서울 가서 팔았다. 당시 유능한 유통전문가를 만나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고춧가루를 군납할 수 있었다. 20대 이미 거상이 되어 있었다.
위기를 겪기도 했다. 외환위기 당시 20억원이란 거액의 부도를 맞았다.
“그 당시 아내를 너무 고생시켰어요. 돈 빌려오라고 시키곤 했어요”
주변의 도움으로 재기할 수 있었다.
“그 어려운 과정을 겪고 나서 ‘더불어 사는 삶을 살리라’ 다짐을 하게 됐던 겁니다”

외환위기 당시 거액 부도
 
10년 전 고추가공공장인 중앙식품의 운영을 아들(유섭)에게 맡겼다.
그리고 지역사회에 뛰어들어 열심히 사회활동을 했다. 배구연합회장, 로타리클럽회장, 번영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리고 2010년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그는 아킬레스건이던 ‘부족한 학력’을 주민들에게 숨김없이 이야기했다.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다. 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용기를 주고도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의 솔직함과 열정에 주민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2010년 제6대 괴산군의회 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호사다마라 했던가.
2011년 아내 김화자 씨가 사고를 당해 뇌수술을 받게 되었다. 바쁜 와중에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병원을 찾아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이를 알게 된 주민들은 그의 인감 됨됨이에 격려를 보내주었다.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어요. 이제 인생을 즐길만한 상황이 되니 건강을 해쳐 너무도 안타까웠습니다” 
2014년 선거에서는 간발의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그의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재도전을 다짐하며 열심히 활동했다. 지역사회 한복판에 뛰어들어 주민자치위원장, 생활체육회장 등을 지냈다.
그리하여 지난해 선거에서 무난하게 당선됐고, 제8대 괴산군의회 의장에 올랐다.

“소각장 못 막으면 쑥대밭”

요즘 괴산군의 화두는 의료폐기물 소각장 설치 문제다. 지역의 당면 문제로 떠올랐다.
그동안 주민들은 궐기대회를 열고, 극렬한 반대운동을 펼쳤다. 그 가운데 신동운 괴산군의회 의장이 자리하고 있다.
신 의장은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반대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그는 의원들과 함께 삭발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그 외에도 의장 취임 후 여러 일을 했다.
의료폐기물 소각시설 설치 반대에 결사항쟁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비료관리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중원대 기숙사 문제 해결에도 힘썼다. 주민정서를 감안, 말 많고 탈 많은 군의원 해외연수를 보류했다.

순망치한 의미 새겨야

이런 모든 결정들이 주민의 눈높이에서 주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그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지나친 걸까?
그는 ”제8대 의회 출범 당시만 해도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며 "순망치한이란 말처럼 의회와 집행부는 상호보완적 관계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의료폐기물 소각장 문제는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후죽순 여기저기 시설이 들어서 지역이 쑥대밭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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