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희 홍 기타제조 장인
김 희 홍 기타제조 장인
  • 신도성
  • 승인 2016.12.1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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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품 기타 만든 장인으로 남고 싶어”

'기타는 소리가 좋아야 한다'는 신념
하루 12시간 작업 몰두 '혼신 다해'

▲ 김희홍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기타를 자랑스럽게 설명하고 있다.
▲ 김희홍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기타를 자랑스럽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까지 전 세계 기타 생산의 50% 가량을 만드는 기타 제조 강국이었다. 이제는 인건비로 인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겼지만, 장인이 만드는 프리미엄 기타는 국내 생산이 계속되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는 고급화 전략을 기반으로 세계 최정상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독특한 감각 '손맛' 살려
고등학생 시절부터 기타를 만들어 온 그는 30년이 넘는 경력을 지닌 수제기타 제조 장인이다. 전공(금속공학)과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지만, 기타에 관한 한 혼신의 열정을 다하는 그의 인생 이야기 속에서 장인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은 기타를 만들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했다. 기타 제작 관련 책을 섭렵했고, 해외 유명 공방도 찾아다니고, 장인을 만나러 다녔다. 클래식기타의 고향으로 불리는 스페인 코르도바에서 제작 과정을 배우기도 했다.

장인에게 일은 '좋아서 하는 것 그 이상'이다. 일은 곧 삶 자체. 장인들에게는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이 있다. 기타 쪽에서는 이것을 '손맛'이라 부른다. 그는 '손맛'이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힘쓴다.

그는 “수제기타는 한번 구입을 하면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대를 이어서 연주를 한다”며 “'사명감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1000만원 호가하는 작품도 있어
그는 주문자의 취향과 터치, 손 크기 등을 고려하여 주문 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똑 같은 제품은 하나도 없다. 때문에 그가 만든 기타는 소장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 소리를 들으면 느낌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기타는 제품이 아니라 작품이어야 합니다."
그는 자신의 기타 제조 경력만큼이나 자부심이 넘쳤다.

기타 울림통 '향봉'의 규격을 줄여 얇게 처리하고 통판 두께를 줄여야 깨끗한 소리를 내는 기타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타는 음의 밸런스가 중요하다“며 ”표현력이 뛰어난 기타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만든 기타 가격은 150만원부터 1000만원까지 다양하다. 미국에서 팔리는 제품은 보통 500만원을 호가한다.

해외 명연주자 '선호'
기타를 만드는 재료들은 거의 해외에서 들여온다. 캐나다산과 체코산이 많이 쓰인다. 주로 장미목과 가문비나무가 사용된다. 이 재료들은 수백 번 깎고 다듬는 과정을 거쳐 기타로 탄생된다. 그는 독특한 디자인의 기타를 만들기도 하지만 해외 명연주가들이 선호하는 깊은 음색을 내는 악기를 만들기로도 정평이 나 있다. 그의 수제 기타는 80%를 수출한다. 수많은 해외 유명 연주가들이 그의 기타를 수년째 사용하고 있다.

파브리시오 마토스(브라질), 블라디미르 미티코프(러시아), 갈리나 베일(영국), 토모미 고노(일본), 누타부 라타나칸(태국), 다니엘 라자리(이탈리아), 리 지에(중국), 사무엘 클렘케(독일), 샤샤 데자노비치(크로아티아) 등 수십 명에 이른다.

소수에서 '알마기타' 공방 운영
"하루 12시간 일해도 1년에 20대 정도 밖에 만들지 못한다“며 "'스트라디바리우스'에 비견될 명품 기타를 만든 장인으로 이름을 남기는 게 소망"이라고 밝혔다.

“기타의 측판을 곡선 형태로 구부리는 작업은 지금도 어려운 작업”이라며 “원목은 조금만 힘을 과하게 주더라도 부러지기 때문에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기타제작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하여 공정 동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소수면 입암리에서 공방 '알마기타'를 운영하고 있다. 기타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무료로 클래식기타 개인 지도를 한다. 매주 화요일 16명의 동호인들이 산림조합 강당에서 그에게 기타를 배우고 있다.

세계 정상급 연주자 초청 '공연'
매년 가을 소도시 '괴산'에서는 격조 높은 클래식기타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 가을에는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파브리시오 마토스 연주회가 괴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파브리시오는 영국왕립음악원의 최고 연주자 과정 교육 자격증을 갖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타리스트다.

지난해에는 러시아 기타 연주자 에카테리나 푸시카렌코를 초청, 중원대에서 공연을 가졌고, 태국의 명연주자 누타부 라타나칸의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그와의 인연으로 해마다 내한 공연을 갖고 있다. 그는 그들을 친구로 부른다.

김희홍 씨는 태국, 러시아 등 국제 기타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최정상급 기타리스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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