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민의 소리에 ‘귀 막은’ 괴산군의회
[기자수첩] 주민의 소리에 ‘귀 막은’ 괴산군의회
  • 신도성
  • 승인 2015.02.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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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성 기자(커뮤니케이션학 석사)
신도성 기자(커뮤니케이션학 석사)
괴산군의회 홈피에는 '의회에 바란다'라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주민과의 대화를 위한 공간이다.

그러나 이 코너가 거의 무용지물이고, 주민의견에 대한 답변도 무성의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11월 주민 김순영 씨는 이 코너에 “6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밥상을 뒤집어엎는 파렴치한이 있는가 하면, 그 모습을 보고도 아무소리 못하는 선배 의원들은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의원들의 행태를 질타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의회는 의견이 올라온 지 일주일 만에 “귀하의 글 본문 중 '밥상을 뒤집어엎었다'는 사항은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리며, 귀하께서 주신 고견은 적극 반영하여 '주민과 함께하는 신뢰받는 의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상투적인 답변만 달랑 올려놓았다.

군의회 관계자는 “주민의견에 대한 답변은 의회사무과에서 작성, 의장 결재를 받아 게재한다”고 밝혔다. 더구나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제시된 주민의견이 2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그 중 1건은 상품광고다.

결론적으로 4년 동안 올라온 주민의견이 1건이라는 얘기다. 진천군의회는 같은 기간에 40여 건의 주민의견이 올라왔다. 사정이 이런데도 의회의 답변은 기대 이하다. 또한 군의회 의장 신년인사도 지난해 말이 아닌 1월 6일에야 올렸다. 상업광고는 삭제한다고 돼 있지만 지난 2012년에 올라온 상업광고는 지금도 그대로 있다. 주민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한 흔적을 찾기 힘들다.

홈피는 아주 유용한 '쌍방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군민의 작은 소리도 크게 듣는 의회가 되겠다'는 약속이 헛구호가 된다면 주민들은 분노할 것이다. 왜 4년 동안 딱 1건의 주민의견이 올라왔는지, 왜 의원 칭찬하는 글은 거의 없고 질타하는 글이 올라오는지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의회로 보내 준 주민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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