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타동아리 ‘비나리’
난타동아리 ‘비나리’
  • 신도성
  • 승인 2014.10.08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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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 치며 자존감 찾는 주부들 모임

해다미관에 모여 연습하며 스트레스 날려
'상하이 트위스트' '강남스타일' 공연 인기

▲ 비나리 회원들이 난타 공연에 앞서 촬영을 위해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포즈를 취했다
▲ 비나리 회원들이 난타 공연에 앞서 촬영을 위해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포즈를 취했다


주부 난타동아리 '비나리'는 지난 5월 시작된 주민자치프로그램인 난타교실이 모태다.
난타교실 수강생 30명은 김선옥 씨의 지도로 매주 화요일 하루 두시간씩 보광초 해다미관에 모여 연습을 해왔다. 난타교실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주민자치센터에서 구상, 운영하게 된 프로그램이다.
괴산성모병원은 이 프로그램을 후원하기 위해 200만 원 상당의 난타용 북을 기증했고, 회원들의 유니폼도 제작 지원했다.
회원들은 모두 40~50대 주부. 이들에게 나이는 불필요한 숫자일 뿐. 회원들 역시 나이를 잊은 청춘들이다.

난타교실이 모태
회원은 이금선 회장과 이정숙 총무 등 24명이다. 비나리는 '앞날의 행복을 빈다'는 뜻의 우리말이다. 신생 동아리지만 회원들의 난타에 대한 열정은 어느 동아리보다 뜨겁다.
창단하자마자 향토축제인 면민한마음축제에 참가해 축하공연을 펼쳤다. 연습을 열심히 했다고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의 공연은 처음이어서 얼굴엔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10여 분의 짧은 공연이었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하나가 되어 북을 두드린 회원들의 이마에는 땀이 맺혔다.
긴장했던 탓인지 공연을 마친 뒤에는 '휴~'하는 안도의 한숨소리도 들렸다.
“뭔가 몰두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어요.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으는 회원들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배어났다.
지난 3일 보광초 총동문체육대회에서도 식전공연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연한 곡은 설운도의 '상하이 트위스트'와 싸이의 '강남스타일'.
역동적인 리듬에 전개되는 일체감과 흥겨움에 저절로 어깨가 들썩들썩.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한다. 그리고 이내 청중들의 박수와 환호가 쏟아진다.

“연습하면 시간가는 줄 몰라”
지난 2일 밤 사리면 보광초 해다미관의 난타연습실. 신명나는 리듬이 귀를 울리고 여인들이 장단에 맞춰 북을 두드린다.
“북을 두들기다 보면 시간이 언제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라는 이들은 난타를 즐기다 보면 스트레스는 싹 날아가고, 엔돌핀은 팍팍 샘솟는다고 한다.

“북 치면 몸과 마음 가뿐”
▲ 회원들이 보광초 동문체육대회에서 '강남스타일'리듬에 맞춰 난타공연을 하고 있다.
▲ 회원들이 보광초 동문체육대회에서
사리공판장을 운영 중인 이정숙 총무는 “정적인 것보다는 동적인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며 “신나는 율동에 맞춰 연습을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가뿐해진다”고 예찬론을 폈다.
요양보호사로 활동 중인 '큰 언니' 유정수 회원은 “우선 새로운 걸 배운다는 게 기쁘다”며 “나이에 상관없이 감각을 살릴 수 있어 아주 즐겁게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농업경영인 '젊은 피' 김영희 회원은 “농촌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난타를 통해 그나마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어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모래재가든을 운영 중인 '분위기 메이커' 안병숙 회원은 “북치는 동안에는 모든 세상이 다 내 것 같다”며 “정신없이 두드리고 춤추다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희망주는 공연 펼치고 싶어”
김선옥 강사는 “회원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즐기며 공연하기 때문에 관객에게도 그 즐거움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신동규 사리면장은 “젊은 주부들이 특기를 살려 지역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괴산을 대표하는 난타공연단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미 '비나리' 난타 공연은 지역사회에서 단골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그들의 '강남스타일'은 신나는 난타 리듬과 말춤이 어우러져 무대에 설 때마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다른 꿈을 발견한 '비나리' 난타 회원들. 앞으로 지역주민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공연을 펼치고 싶다고 했다.


미/니/인/터/뷰

이금선 회장(53)
이금선 회장(53)
“삶에 생기를, 지역사회에 활력을…”

“지역주민과 정서를 함께 공유하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기틀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금선 비나리 회장은 문광초 급식조리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커리어우먼이다.
그는 “'비나리'가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며 “이웃이 서로 어울리고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뿌듯해 했다. 이어 “1주일에 한 번 있는 연습이 끝나면 아쉬운 느낌이 든다”고 말하고 “옛날 어머니들이 다듬이질을 열심히 한 것을 이해할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괴산성모병원과 바르게살기 사리면지회에 감사드린다”며 후원에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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